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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복면금지법 전면 시행...이라크 반정부 시위 격화


4일 홍콩 도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반정부 시위대가 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와 직선제 실시 등을 요구하며 손을 들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홍콩 정부가 긴급법을 발동하고 5일부터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을 전면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이라크에서 부패와 취업난 등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면서 사망자가 40명을 넘어섰습니다. 한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하면서 비상에 걸렸다는 소식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홍콩 정부가 결국 긴급법을 발동했군요.

기자) 네, 홍콩의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4일 각료회의인 '행정회의'를 열고 '긴급법'을 발동했습니다. 정식 명칭이 ‘긴급상황규례조례’인 이 긴급법은 지난 1922년 홍콩이 영국의 식민 시절 제정된 법으로 홍콩 당국이 이 긴급법을 발동하는 건 50여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긴급법 발동으로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 중의 하나가 '복면금지법'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긴급법은 국가 안보나 공공의 위협이 있다고 판단될 때 행정장관이 홍콩의 의회격인 '입법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도 광범위한 분야에서 강력한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캐리 람 행정장관은 지금 넉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홍콩 시위 사태에 맞서 5일 0시부터 당장 '복면금지법'을 전면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복면금지법',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지금 홍콩에서는 시위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분 노출을 우려해 마스크나 가면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복면금지법은 공공 집회에서 시위자들의 마스크나 가면 착용을 금지하고 있고요. 뿐만 아니라 집회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에게 경찰이 마스크를 벗을 것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홍콩 시민은 평소에도 마스크를 많이 착용하는 편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홍콩에서는 지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이른바 '사스(SARS)' 전염병이 크게 창궐했던 적이 있는데요. 그 여파로 지금도 여전히 매일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복면금지법의 이행으로 피해를 보는 일반 시민들도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인데요. 홍콩 당국은 질병 등 의학적 이유나 종교적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할 수는 있지만, 만일 경찰이 마스크를 벗을 것을 요구했을 때 불응하면 미화로 벌금 3천200달러와 최고 1년 징역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캐리 람 행정장관이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무슨 얘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람 장관은 행정회의 후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긴급법 발동과 복면금지법 이행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람 장관은 "현재 거의 모든 시위자들이 자신들의 신분을 가리려는 목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있다"면서 "그래서 그들이 더 억제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더 이상 폭력 사태가 고조되고 상황이 악화하도록 둘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홍콩 정부가 50여 년 만에 '긴급법'을 발동했는데, 그럼 시민 사회에 어떤 또 다른 변화가 있게 됩니까?

기자) 긴급법이 발동되면 행정장관 권한으로 체포, 추방, 수색이 언제든 가능하고요. 또 간행물이나 문자, 사진, 통신 등에 대해서도 검열하고 통제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재산도 몰수 조치를 할 수 있는 등 홍콩 행정장관에게 엄청난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데요. 복면금지법 외에 아직 다른 조처는 나오지 않았지만, 람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폭력 사태가 악화하면 정부는 더 많은 해결책을 검토할 수 있다며 추가 조처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홍콩 당국의 조처에 대한 시민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홍콩이 과거 식민시대로 돌아가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복면금지법 시행 소식이 전해지자 4일 오후 홍콩 시내 곳곳에는 시민들이 쏟아져 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는데요. 시민들은 이 복면금지법이 시위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더 시민들이 단합해 당국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이제 정부는 다음 단계로 특정 후보들이 시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막을 거라며 홍콩 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습니다.

진행자) '긴급법' 발동과 관련해 법률적인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행정장관이 긴급법을 발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입법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또 한편 홍콩의 민주 진영 인사들은 이 복면금지법이 홍콩의 기본법에 어긋난다고 보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당국은 홍콩의 긴급법 발동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홍콩이 도입한 마스크 금지법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CCTV는 4일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우사무판공실 대변인의 담화를 보도했는데요. 양광 대변인은 담화에서 이 법이 폭력 범죄를 막고 사회질서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꼭 필요한 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4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반정부 시위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시위대가 부상한 시위 참가자를 이동시키고 있다.
4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반정부 시위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시위대가 부상한 시위 참가자를 이동시키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라크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일부터 이라크 곳곳에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4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갈수록 폭력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정부 시위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정치권과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와 실업난, 치솟는 물가 상승, 정부의 무능력한 대처 등에 항의하는 시위입니다. 이라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 중 2위의 산유국이지만 만성적인 부정부패와 수도·전기 등 사회기간 시설 부족, 실업난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현재 이라크의 청년층 실업률은 2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이번 시위는 수도 바그다드에서 시작돼 곧이어 바스라, 나자프, 나시리야, 힐라, 다와니야 등 이라크 남부 주요 도시로 확산하고 있는데요. 이라크 남부는 시아파가 주로 거주하고 유전 지대가 밀집한 곳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시위 도중 사망자까지 발생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시간이 지날수록 시위 규모도 커지고 격화하는 양상인데요. 이라크 보안군과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과 물대포는 물론이고 실탄까지 쏘면서 사상자가 늘고 있습니다.

진행자) 나흘 만에 40명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군요.

기자) 네, 시위가 시작된 첫날에는 2명이었는데요. 이라크 군경이 시위대 진압을 위해 2일부터 실탄 사격을 한 이래 시간이 갈수록 사망자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4일 현재까지 40명 이상 목숨을 잃었고요. 수백 명이 다쳤습니다.

진행자) 지금 바그다드에는 통행금지령도 내려져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라크 당국은 3일부터 수도 바그다드에 전면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시위 중심지인 타흐리르 광장으로 가는 주요 도로를 차단했는데요. 하지만 시위대는 타이어를 불태우고, 군경과 대치하며 물리적인 충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바그다드 뿐만 아니라 다른 일부 도시에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는데요.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통행금지령이 내려졌어도 우리는 돌아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사태에 대해 이라크 정부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아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4일 새벽, 전국에 방영된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시위대들에게 집으로 돌아가 일상으로 복귀하라고 호소했습니다. 마흐디 총리는 그들의 합법적인 요구들을 듣고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는데요. 하지만 일단의 시위대는 총리 발언을 일축하고, 곧바로 바그다드 시내 '타흐리르 광장'에 집결했고요. 대부분 밤새 도로를 점령하고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진행자) 현 정부로서는 이번 시위가 상당히 심각한 도전이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년 전 취임한 마흐디 총리는 이라크 정부의 만성적인 문제들과 부정부패를 해결할 '마법 같은 방법'은 없다면서, 민생고 해결과 실업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AP통신은 특히 이번 시위 사태가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는 총리에게 심각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마흐디 정부는 현재 미국, 이란 양쪽 모두와 우호적 관계를 도모하고 있는데요. 이라크는 이란과 마찬가지로 시아파가 다수인 나라입니다.

진행자) 지금 이라크에도 미군이 주둔 중이죠?

기자) 네, 약 5천200명의 병력이 대테러 작전과 이라크 정부군 훈련의 목적으로 주둔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 주재 이란 대사가 지난주, 한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선제 공격을 하면 이란은 이라크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는 발언을 했는데요. 이에 대해 이라크 외부무가 이란 대사를 소환하고 이라크 주둔 미군은 이라크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항의의 뜻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란 외무부는 자국민에게 이달 말 연례 시아파 종교행사가 열리는 이라크 성지 '카르발라' 방문을 검토하라고 경고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이 확인된 한국 경기도 파주시의 농장 주변에서 보건 관계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이 확인된 한국 경기도 파주시의 농장 주변에서 보건 관계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한국에서 경기도 지역을 중심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계속 확산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처음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이 나온 건 지난달 17일인데요.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가에서 첫 확진 사례가 나온 후 인근 연천군과 강화군 등으로 확산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일 첫 확진 사례가 나왔던 파주지역에서 또다시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사례는 총 10건에 이르게 됐습니다. 방역 당국은 돼지열병이 발생한 농가 3km 내의 돼지를 모두 살처분을 하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한국에서 폐사 또는 살처분 된 돼지가 1만 마리에 달합니다.

진행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어떤 병인가요?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치사율 100%에 전염성이 아주 높은 바이러스성 질병입니다. 현재로선 예방백신이나 치료 약이 없기 때문에 확진을 받으면 폐사하거나 살처분할 수밖에 없는데요. 돼지과 동물에만 감염되고 사람에게는 병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지금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작년 8월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사례가 나온 이후 중국과 인접한 몽골, 베트남, 라오스 등지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인됐는데요. 현재까지 아시아 전역에서 총 600만 마리 이상의 돼지가 폐사되거나 살처분됐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1920년대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생한 병인데요. 바이러스가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을 지나 유럽을 거쳐 아시아지역까지 퍼졌습니다.

진행자) 특히 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이자 소비국인데요.

기자) 맞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중국에선 돼지고기 값이 급등하는 등 돼지고기 대란이 일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치솟는 돼지고기 가격을 잡기 위해 3만t에 달하는 정부 비축분을 시중에 풀기도 했는데요. 중국에선 지난 1년 동안 돼지 수가 약 40% 감소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제 중국에 이어 한국도 피해가 커지고 있는데, 바이러스가 어디서 왔을까요?

기자) 북한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에선 한국보다 이른 지난 5월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는데요. 한국의 돼지열병 발생 농가들이 북한과 인접한 지역에 있기 때문입니다. 또 지난 여름 태풍으로 남북 접경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야생 멧돼지가 떠내려와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먼저 발생한 북한의 상황은 현재 어떻습니까?

기자) 북한의 발병 규모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북한이 지난 5월 30일 자강도 협동농장에서 첫 발병 통지를 한 이후 추가로 전달한 정보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서 처음 돼지열병 발생 사실이 알려졌을 때 한국 정부는 즉각 방역 협력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한국의 제안에 응하지 않고 있는데요. 북한은 14개의 국영 농장에서 약 260만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한국과 북한을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DMZ)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맷돼지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네, DMZ에서 발견된 야생멧돼지 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됐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군 당국은 4일 DMZ 철책을 통과하려는 멧돼지는 발견 즉시 사살하라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한국군은 또 DMZ를 포함한 남북 접경 지역에 헬기를 동원한 항공 방역에 나섰는데요. 국방부는 야생멧돼지를 통한 2차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한국에선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많은 돼지를 살처분하는 것과 관련해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동물보호단체들은 감염지역 돼지들을 생매장 살처분 하는데 대해 비판하고 있습니다. ‘세계 농장동물의 날’이었던 지난 2일, 한국의 동물보호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안락사 후 매몰’이라는 정부의 살처분 규정이 있지만, 많은 돼지가 산 채로 땅속에 묻히고 있다며 불법 생매장 살처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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