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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가발 수출 급증, 대중 수출의 10% 넘어


북한 신의주에서 중국 단둥으로 향하는 화물차들이 압록강 조중위의교를 건너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의 가발과 인조눈썹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석탄과 의류 등 유엔의 제재 품목을 대체하긴 힘들겠지만, 섬세함과 기술력 때문에 북한이 개방하면 잠재력이 클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로 석탄과 의류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막히면서 북한의 가발 수출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국제무역센터(ITC)의 북-중 수출입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1월~6월) 북한의 가발과 관련 부품(조화 포함) 수출은 1천 467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는 올 상반기 집계된 북한의 전체 대중 수출액 1억 500만 달러의 10%를 훌쩍 넘는 규모입니다.

북한의 가발과 인조눈썹 수출은 2015년 9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2천 417만 달러로 크게 늘었습니다.

북한의 가발산업은 중국 대방으로부터 머리카락을 수입하거나 제공 받아 임가공을 통해 수출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무역진흥기구인 코트라의 북-중 무역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2017년 927만 달러, 2018년 2천 109만 달러어치의 머리카락을 수입해 127%의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미 조지타운 대학의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북한의 수출을 사실상 시계와 가발이 주도하고 있다며, 매우 역설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모습이 흥미롭게도 1960년대 가발이 수출을 주도하던 한국의 모습과 매우 비슷하다는 겁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n the early 1960s, South Korea couldn't export anything and their first item that they started to export was winds the human hair using the nice black hair…”

가발은 당시 사실상 수출 불모지였던 한국의 `효도 품목’이었고, 합판·스웨터 등과 함께 1960년대 한국의 수출을 주도했다는 겁니다.

실제로 한국 가발업계에 따르면, 가발 수출은 1960년대 초반 13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1970년에는 대미 수출 증가로 9천 300만 달러까지 급증했습니다.

한국 언론들에 따르면 당시 가발시장이 커지자 서민층 여성들이 머리카락을 잘라 생계를 유지했고, 인모 수집상들의 활동과 거래가 급증했습니다.

‘데일리NK’ 등 한국의 일부 대북매체들은 북한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어린 소학교 학생들마저 밤 늦게까지 인조눈썹을 만들어 돈을 버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가발 수출이 광물이나 의류 같은 제재 품목을 대체하긴 어렵지만, 국제 가발시장 규모가 계속 커지는 만큼 기술 여하에 따라 전망은 밝다고 지적합니다.

북한과 중국 단둥에서 여러 가발공장과 기술학교를 운영하는 한국계 호주인 천용수 코스트그룹 회장은 과거 한국 매체에, 값싼 노동력에 기술력까지 더한 북한 가발이 중국산이 장악한 미국의 가발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습니다.

실제로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 5월 단둥 현지 취재를 통해 북한산 가발 등 머리 관련 제품은 섬세함과 끈기 있는 작업으로 인해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미 시장조사 기관인 ‘IBIS World’는 지난 2월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가발과 부분 가발의 유통시장 규모가 4억 1천 5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이 비핵화를 결단하고 개방에 나서면 미국의 방대한 가발시장도 과거 한국처럼 북한의 주요 수출시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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