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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북한 출신 2298명 시민권 취득"


영국에 난민 지위로 정착한 탈북민 박지현 씨가 지난 6월 영국 의회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 등에 관해 증언했다.

진행자) 지난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시민권을 받은 북한 출신이 2천 29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독일이 925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연합 통계청(Eurostat)이 최근 새로 갱신한 28개 회원국의 시민권 부여 현황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2017년 외국 출신 67만 2천여 명이 시민권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57명이 북한 출신이었습니다.

성별로는 여성 28명, 남성 29명이 시민권을 받았습니다.

또 2000년 이후 유럽연합 회원국들에서 시민권을 받은 북한 출신은 모두 2천 29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북한 출신 사람들에게 시민권을 가장 많이 부여한 나라는 독일로 925명이었습니다.

이어 프랑스 495명, 영국 383명, 스페인 306명 순이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진행자) 그럼 김영권 기자와 함께 유럽연합에서 북한 출신들이 시민권을 받는 의미와 배경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유럽에서 시민권을 취득한 북한 출신들이 적지 않군요?

기자) 통계를 보면 한 해 평균 130여 명의 북한 출신이 유럽 시민으로 새 출발을 하고 있습니다. EU 통계국은 1998년 현황부터 자료를 밝히고 있는데, 북한은 2002년부터 통계가 실려 있습니다. 2002년에 103명, 2003년에 257명, 2004년 371명, 2005년에 626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프랑스가 485명에게 시민권을 부여한 영향이 컸습니다.

진행자) 북한 출신들이 꾸준히 유럽에서 시민권을 받고 있다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006년 이후에도 매년 수 십 명이 시민권을 받았고 2012년에는 123명, 2015년에도 127명이 받았습니다. 그러다 2016년에 66명, 2017년에 57명으로 줄었습니다.

진행자) 북한 출신이라면 모두 탈북민들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확답하기가 힘듭니다. 한 외교 소식통은 7일 VOA에, 현지에서 망명한 북한 관리와 파견 노동자들, 순수 탈북민도 많지만, 북한 출신 실향민, 중국의 조선족들, 북한 국적 화교들, 중국의 한족과 몽골 출신까지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무슨 의미인가요?

기자) EU 통계국은 국적이 아니라 출신(origin) 즉, 태어난 출생지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탈북민뿐 아니라 북한에서 태어나 한국 국적을 가진 실향민들이 유럽에 이민 간 뒤 시민권을 취득한 경우도 통계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유럽 내 복수의 소식통은 VOA에, 과거 일부 조선족이 유럽에 불법 입국한 뒤 탈북민으로 위장해 난민 지위를 받은 사례도 자주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왜 그런가요?

기자) 북한은 워낙 정치적 탄압과 인권 상황이 열악하기 때문에 망명 지위를 받기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쉽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많이 개선됐지만, 과거에는 유럽 나라들 사이에 탈북 난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증 시스템이 부족해 구멍이 많았다는 지적입니다. 아울러 한국에 정착했다가 다시 유럽에서 난민 지위를 신청하는 이른바 `위장 탈북민’ 문제가 불거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탈북민들이 유럽으로 가는 경로는 어떤가요?

기자) 탈북민들은 당국의 특별한 개입이 없는 한 시리아 난민들처럼 스스로 유럽까지 가야 망명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유럽으로 바로 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 시민권을 받은 탈북민 중 다수는 한국에 정착한 뒤 자녀 교육 등 여러 이유로 다시 이동한 탈북민일 가능성이 높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진행자) 유럽연합 회원국의 시민권자가 되면 어떤 혜택이 있나요?

기자) EU 홈페이지에 따르면, 모든 EU 회원국 시민권자들은 28개 회원국에서 자유롭게 공부하고 취업하거나 은퇴할 권리를 갖습니다. 회원국 정부는 주요 분야에 대해 자국민과 동등하게 회원국 시민들을 대우해야 합니다. 따라서 회원국 사이의 자유로운 여행은 물론 취업이나 주거도 다른 외국인들에 비해 훨씬 쉽습니다. 또 선거권도 부여됩니다.

진행자) 탈북민들이 시민권을 받으면 감회가 남다를 수 있겠군요?

기자) 네, 함경북도 청진 출신으로 영국에서 시민권자로 사는 박지현 씨는 7일 VOA에, 선거권과 이동의 자유를 누리는 게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징검다리 대표]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선거와 이동의 자유를 느끼며, 왜 자유가 소중한지를 정말 많이 깨닫고 삽니다. 영국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투표를 당당히 할 수 있다는 것에 가장 감사를 느낍니다. 또 북한 사람들은 국경을 넘을 때 목숨과 바꾼다는 각오로 위험한 결단을 하지만, 영국에서는 국경과 국경을 넘는다는 게 그냥 쉽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으니까, 누구도 통제 안 하니까 그런 부분이 가장 마음에 와닿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 6월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2018년 말 현재 세계에서 난민 자격으로 사는 탈북민이 802명이라고 밝혔었습니다. 이 가운데 다수가 유럽과 캐나다, 미국 등 서방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는 시민권을 받은 탈북 난민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지금까지 입국한 218명의 탈북 난민 가운데 다수가 시민권을 받았다고 지원단체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탈북 난민은 미국 입국 후 1년 뒤면 영주권, 4년 뒤면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 금융자문업체 아톤 캐피털의 ‘여권 지수’에 따르면 유럽연합과 미국 여권을 가지면 비자 없이 적어도 160개 나라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습니다. 46개 나라로 세계 최하위권인 북한과 큰 차이가 있는 것이죠.

진행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유럽 통계국이 밝힌 북한 출신 시민권자 현황과 배경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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