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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총리 “북 억류 호주인에 대해 매우 우려 ”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유학 중 북한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호주인 알렉 시글리 씨. 출처: Facebook/Alek Sigley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유학 중 북한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호주인 알렉 시글리 씨. 출처: Facebook/Alek Sigley

호주 정부는 북한에 억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알렉 시글리 씨 문제를 평양의 스웨덴대사관을 통해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지인들은 북한의 규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시글리 씨가 구금됐다는 소식에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호주 정부와 주요 매체들이 북한에서 유학 중 억류된 것으로 알려진 호주인 알렉 시글리 씨의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28일 기자들에게 시글리 씨 소재를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리슨 총리는 “우리의 초점은 알렉 시글리가 정확히 어디에 있고 어떤 환경에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안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마티스 코먼 호주 재무장관은 앞서 27일 기자들에게, 북한의 스웨덴 정부(대사관)를 통해 시글리 씨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먼 장관] “We work through the Swedish government in North Korea and all of these steps are underway.”

코먼 장관은 한국 주재 호주대사관이 북한 내 관련 당국자들에게 연락을 취했다며, 북한에서의 영사 지원에 일부 복잡한 문제가 있어 스웨덴을 통해 모든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코먼 장관은 시글리 씨에게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그러나 개인 보호 때문에 현 상황에서 추가로 말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익명의 소식통은 VOA에 김일성종합대학에서 북한 현대문학 석사 과정을 밟던 시글리 씨가 24일 늦게 또는 25일 오전에 북한 당국에 체포돼 조사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호주 외교통상부는 26일 VOA에 이름을 확인하지 않은 채 “영사 서비스 헌장에 따라 북한에 억류 중인 호주인 남성의 가족에게 영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찬 포터 호주 법무장관은 26일 호주 라디오 방송(퍼스 라디오 6PR)에 시글리 씨 사안이 “매우 특이한 상황”이라며, 사법관할권 문제가 이 사안을 대단히 심각한 문제로 만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글리 씨의 가족 대변인인 리슬리 파커 씨는 27일 기자들에게 시글리 씨가 25일 오전부터 친구나 가족과 연락이 두절됐다며, 이는 이례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파커 씨는 시글리 씨의 실종을 확인했지만, 가족들은 아직 그가 구금됐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호주의 주요 매체들은 시글리 씨 소식을 자세히 전하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나인 뉴스 시드니’ 등 여러 방송은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 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영상을 반복해 보여주며, `북한은 매우 위험한 나라’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호주 매체들의 댓글과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들에는 정부가 여행하지 말라고 경고한 위험한 나라에서 또 문제가 발생했다며 냉소적인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글리 씨 지인들은 과거 북한에 억류됐던 외국인들과 배경이 많이 다른 그가 구금됐다는 소식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외국인들에게 북한의 교육 관련 관광을 알선하는 업체 ‘통일 투어스’를 설립해 북한 내부에서 지켜야 하는 사안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시글리 씨가 체포된 게 믿기지 않는다는 겁니다.

[녹취: 매킨토시 씨] “I was actually genuinely very surprised……He was very cautious when we were there, always kind of warning other people on the tour…”

통일 투어스를 통해 북한을 관광했던 투루디 매킨토시 씨는 언론에, 평양 관광 당시 시글리 씨는 매우 신중했다며, 평양에서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 주의를 줬다고 말했습니다.

호주 ‘시드니 모닝 헤럴드’ 신문은 시글리 씨가 북한 관영 ‘노동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매력적이고 세계에 북한 같은 나라가 없다고 찬양했던 사실을 지적하면서, 그런 시글리 씨를 구금한 데 대해 이례적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호주 멜번대학교의 송지영 교수는 ‘트위터’에, 시글리 씨가 북한의 문화를 알리고 북한 정권에 우호적인 여행사를 운영해왔다며 언론이 비교하는 오토 웜비어와는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부는 현재까지 시글리 씨의 구금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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