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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한인 북송 일본인 아내들 사진집 20일 출간


지난 2017년 평양 시내 거리에 양산을 쓴 여성들의 모습이 보인다. (자료사진)
지난 2017년 평양 시내 거리에 양산을 쓴 여성들의 모습이 보인다. (자료사진)

과거 일본 내 한인 북송 사업 때 남편을 따라 북한으로 간 일본인 아내들을 직접 인터뷰해 제작한 사진집이 일본에서 출간됩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납치로 분류한 한인 북송 사업의 문제가 재조명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의 사진작가인 노리코 하야시 씨가 오는 20일 ‘북한으로 이동한 일본인 아내들’이란 제목의 사진집을 발간합니다.

일본인 아내들은 지난 1959년부터 1984년까지 일본 내 한인 북송 사업으로 건너간 9만 3천 340명 가운데 남편을 따라 간 부인들로, 1천 830명에 달합니다.

하야시 씨는 16일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북한을 11차례 방문해 만난 9명의 일본인 아내들을 인터뷰하고 촬영한 사진을 책자에 담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야시 씨는 이들이 일본에 두고 떠난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 등으로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인도적 차원에서 고령이 된 아내들이 고향을 방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인 북송 사업 60주년을 맞아 잊혀진 일본인 아내들이 새롭게 조명되길 바랐습니다.

이 사진집에 나오는 일본인 아내들은 원산 등 다양한 지역에 살고 있으며, 지난 1997년과 1998년, 2000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고국 방문 프로그램으로 일본을 방문했던 43명 가운데 여러 명이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납북자 문제에 가려 이 사안이 거의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민간단체인 ‘북조선 귀국자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모임’의 사에키 히로아키 대표는 앞서 VOA에 일본 내 한인 북송 사업을 납치로 보지 않는 인식이 일본 주류사회에 팽배해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피해자들이 자진해서 북한으로 갔고, 일본 내 친북단체인 조총련 간부들이 일본 공산당과 연대해 사회주의 혁명 활동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귀국자들에게 동정심이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는 2014년 최종보고서에서 일본 내 한인 북송 사업을 북한 정부의 ‘납치’로 분류해 규모와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은 북한 정부의 지상낙원이란 선전에 속았으며, 일본 적십자사의 지원 속에 이 사업이 이뤄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야시 씨는 일본인 아내들의 성실한 삶을 증거로 남겨두고 싶다며, 아무도 기록하지 않으면 이들은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들로 취급될 것이라고 사진집 발행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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