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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IT 보호 국가비상사태 선포...백악관 "이란 변화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정보통신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행동에 변화가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당 대표들이 노르웨이에서 만나 최근의 정국 혼란을 타개하기 위한 대화에 나서기로 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군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미국의 정보통신 기술과 서비스를 보호하기 위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백악관은 이날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의 기업들은 앞으로 미국의 국익에 위협이 되는 정보통신 제품의 사용을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백악관 성명 내용, 좀 더 살펴볼까요?

기자) 네, 샌더스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정보통신 기술과 서비스를 보호하겠다는 약속의 하나로 '정보통신 기술과 서비스 공급망 확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러면서 "미국의 국가안보 또는 미국민의 보안과 안전에 위험을 제기하는 거래를 금지할 권한을 상무장관에게 위임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나 기업을 언급했습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이 행정명령은 어느 특정 국가나 기업을 지목하지는 않았는데요. 하지만 AP, 로이터 등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이번 조치가 중국 최대 정보통신업체인 화웨이사 등 중국 기업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상무부가 당장 후속 조치에 들어갔다고요.

기자) 네, 행정명령에는 상무부가 다른 정부 기관들과 협력해 150일 이내에 시행 계획을 수립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데요.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어 곧바로 화웨이사와 70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거래제한 기업명단에 오르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이 명단에 오른 기업들은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 미국 기업들과 거래할 수 없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화웨이사는 앞으로 미국 기업들로부터 부품 공급을 받지 못해 일부 제품은 판매를 하지 못하는 등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상무부는 이번 조치에 대해 뭐라고 설명하고 있습니까?

기자) 상무부는 지난 1월, 미국 법무부가 화웨이사의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과 화웨이 계열사 등이 이란에 불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공모했다는 기소 사유를 발표한 후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정부는 왜 화웨이사 장비 사용을 문제 삼는 겁니까?

기자) 미국 정부는 화웨이사가 대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또 화웨이의 통신장비가 중국 정부의 간첩 활동에 악용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공공기관에서는 화웨이와 ZTE 등 중국 제품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행정명령은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으로까지 범위를 확대하는 조치입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이번 조치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다른 나라가 중국 회사에 일방적인 제재를 부과하는 것을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가 안보 개념이 보호 무역주의의 도구로 쓰여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는데요.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회사들의 권익을 위해 중국 정부는 당연히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화웨이사 측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화웨이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미국 정부의 제재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화웨이는 "미국이 화웨이에 제한을 가한다고 해서 미국의 안전이 보장되는 것도, 미국이 더욱 강력해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불합리한' 조치가 화웨이의 권익을 침해해 '심각한 법률적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요. 이번 조치로 어떤 여파가 생길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이 행정명령이 나오기에 앞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조만간 베이징을 방문해 후속 협상을 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이날 가오펑 대변인은 추가 무역 협상을 위해 미국 대표단이 언제 베이징을 방문할 것이냐는 질문에,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막판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온 조치여서 양국 간 갈등이 더욱 고조되는 국면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캐나다인 2명을 공식 체포했다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이날(16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고인민검찰원의 승인을 받아 캐나다인 두 사람을 공식 체포했다고 밝혔는데요. 캐나다 외교관 출신인 마이클 코프릭 씨와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중국 당국에 구금돼 있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멍완저우 화웨이 CFO가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서 전격 체포된 이후, 이들 캐나다인을 체포, 구금해왔습니다.

진행자) 이들이 무슨 혐의를 받고 있는 겁니까?

기자) 중국의 국가 기밀을 빼내 불법적으로 유출했다는 건데요. 구금한 지 5개월 만에 중국 외교부가 이날 공식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의 공식 체포로 이제 재판을 받게 되는데요. 언제 열릴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이들을 체포한 것과 화웨이사 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이었는데요. 하지만 캐나다 정부가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멍완저우 CFO를 체포한 데 따른 보복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현재 캐나다 법무부는 미국 정부의 멍완저우 CFO의 신병 인도 요청에 대한 심리를 진행 중입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이란의 도발을 경고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만약 이란이 군사적인 행동을 취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16일 밝혔습니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행동에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며, 그 어떠한 공격적인 행동에도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란 측도 군사적 행동은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같은 날 유엔 주재 이란 대사인 마지드 타크트라반치 대사가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에 출연했는데요. 이란이 군사적 행동을 할 것이라는 추측에 선을 그었습니다. 이란은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관심이 없다고 말한 라반치 대사는 만약 일이 잘못된다면, 그러니까 군사적인 충돌이 있다면 아무도 얻는 게 없을 거라며, 다만 이란은 대비할 수 있는 권리와 자국을 보호할 권리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군사적 위협이 고조되는 일들이 관측되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16일 미국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백악관이 사진을 보고 이란에 대한 경고 수위를 올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란군이 소형 선박을 통해 미사일을 이동시켰음을 보여주는 사진을 백악관이 검토한 데 따른 건데요. 이란이 미 해군 함정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포착하게 됐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백악관 안에서 중동 정책을 둘러싼 내분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죠?

기자) 네,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뉴욕타임스 신문이 보도한 내용인데요. 트럼프 행정부 안에서 이란에 대한 의견 충돌이 있다는 겁니다. 이란이 미국을 공격할 대비에 들어갔다고 보는 의견과 이란은 방어적인 예방 조처에 들어간 것뿐이라고 보는, 두 의견이 충돌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보도들을 가짜 뉴스로 일축하고, 중동정책과 관련해 행정부 내 어떠한 내분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란 핵 합의는 몇 년 전 맺어진 건데 지금 이렇게 다시 논란이 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이란 핵 합의는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5년 미국과 이란, 일부 서방국들이 서명한 겁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탈퇴를 발표했는데요. 이란이 핵 합의를 어기고 미사일 개발을 하고 있다며 대이란 경제제재를 재개했습니다. 그리고 1년후인 올해 5월 8일, 이번엔 이란이 미국의 제재 복원에 따른 대응으로 핵 합의 이행을 일부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이란도 그럼 핵 합의에서 탈퇴하겠다는 생각입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이란의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16일 미국이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을 수용할 수 없고 불쾌하지만, 합의를 탈퇴할 계획은 없다며 미국이 지난해 핵 합의에서 이탈한 뒤에도 이란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이 이라크에 주재하고 있는 일부 직원들에 대해 철수 명령을 내리면서 긴장이 더 고조됐죠?

기자) 네, 미 국무부가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과 이르빌 주재 총영사관의 비필수 직원에 대해 철수를 명령했습니다. 이라크에 있는 친이란 시아파 민병 조직들이 미국인이나 미국 시설들을 공격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나온 조처였습니다.

진행자) 이 조처가 미 의회의 거센 반발을 가져왔다고요?

기자) 네, 밥 메넨데즈 상원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미 대사관 직원들을 철수시킨 것은 미국인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가 있거나, 아니면 이란에 대한 전쟁을 준비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라크나 이란에서 무엇을 할 계획인지 위원회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정부는 위원회에 보고할 책임이 있고, 이란을 겨냥해 군사행동을 고려 중이라면 의회에 승인을 받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이 이란의 위협에 대비해 항모전단과 폭격기를 중동에 배치하기도 했는데, 중동에서는 어떤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의 우방인 아랍에미리트 측은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안와르 가르가쉬 외무부 장관은 15일 이란발 위협이 지역 내 심각한 문제들 가운데 하나이지만, 복잡한 상황인 만큼 주의를 갖고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럽 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의 또 다른 우방인 영국에서는 앞서 조금 다른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미군이 주도하는 연합군 소속으로 시리아에서 수니파 이슬람 무장단체(IS) 격퇴 작전을 벌이고 있는 영국군 소속 크리스 기카 소장이 14일, 이란이나 이라크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세력들의 위협이 증가하지 않았다고 말한 겁니다. 하지만 제레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16일, 이란에 의한 공격 위협이 증가했다는 미국 측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습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4일 베네수엘라 카티아 라 마르에 있는 해군 기지를 방문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4일 베네수엘라 카티아 라 마르에 있는 해군 기지를 방문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지금 남미 국가 베네수엘라는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사상 초유의 정국 혼란을 겪고 있는데요.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의 기미가 조금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네수엘라 정부 대표들과 야권 대표들이 정국 혼란 해법을 찾기 위해 노르웨이에서 만난다고, AP, 로이터 등 주요 언론이 보도했는데요. 현재 야권을 이끌고 있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대표단을 노르웨이로 파견했다고 16일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사람들이 대화에 나서는 건지는 알려졌습니까?

기자) 베네수엘라 정부 측에서는 호르헤 로드리게스 정보장관이, 야권 대표단에는 스탈린 곤잘레스 의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야권의 한 관계자는 AP 통신에 이번 만남은 '탐색적인 논의'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도 이를 확인했습니까?

기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5일 텔레비전 연설에서 이 회담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로드리게스 정보장관이 "매우 중대한" 임무 때문에 해외에 나가 있다고 말해 모종의 움직임이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회담이 남미에서는 먼, 노르웨이에서 진행되는군요.

기자) 네, 노르웨이는 지난 2016년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 단체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사이의 평화 협정을 중재한 적도 있는데요. 지난 3월, 베네수엘라 갈등 해결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권 간에 전에도 대화 시도가 있었습니까?

기자) 네, 멕시코, 우루과이 등 주변국들의 중재로 대화가 추진된 적이 있는데요. 하지만 현재 야권을 이끄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마두로 대통령의 대화 제안을 '가짜'라고 일축하면서 "중립이 아니라 옳은 위치에 서달라"고 주변국들에 호소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정부와 대화에 나서기로 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30일 후안 과이도 의장이 군사봉기를 시도했는데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베네수엘라 안에서는 정국 혼란이 계속되면서 국민들의 불만과 피로가 쌓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야권이 전략을 바꿔 정부와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이번 만남이 정부나 야권의 완전한 지지 속에 이뤄지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현재 후안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후안 과이도 의장이 지난 1월 임시 대통령을 자임하고 나선 이후, 베네수엘라의 합법적인 지도자로 인정하며 마두로 정권의 퇴진을 압박하고 있고요. 군사적 개입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는데요. 마두로 정권이 불법 대선을 통해 권력을 잡았으며 베네수엘라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고 경제를 파탄 내고 있다는 게 미국 정부의 판단입니다. 현재 전 세계 50여 개국이 미국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새로운 조치를 취했군요.

기자) 네, 미국 정부가 15일, 미국과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여객기와 화물기 등 항공편의 운항을 무기한 중단했습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조치는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불안정과 고조되고 있는 긴장 상태, 항공기 운항의 우발적 사고위험을 근거로 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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