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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문답]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D-1…주요 쟁점과 전망은?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의 한 한식당에 22일 회담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의 한 한식당에 22일 회담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2차 정상회담이 27일,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립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하노이 현지에서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가 닷새 넘게 실무 협상을 벌이고 있는 데요, 2차 정상회담의 주요 쟁점은 무엇이고, 어떤 전망이 나오고 있는지 박형주 기자와 함께 정리해봅니다.

진행자) 2차 미-북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이후 두 정상이 8개월 만나 다시 만나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에서 두 정상은 새로운 양국 관계,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 한국전 참전 미군 전사자 유해 발굴과 송환 등 4가지 항에 합의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24일 언론 인터뷰에서 “일부에서는 진전을 이뤘고, 일부에서는 그렇지 않았다”고 지난 8개월을 평가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2차 회담에서 싱가포르 합의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진전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정상 간의 협상 테이블에 오를 구체적인 의제는 정해졌습니까?

기자)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 12일 ‘2차 정상회담 의제는 12가지 이상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비건 특별대표는 김혁철 북한 대미특별대표와 하노이에서 지난 21일부터 지금까지 실무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협상 내용은 전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만 싱가포르 공동성명 4개 분야로 나눠 각각의 항목을 구체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결국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어느 수준에서, 어떻게 구성할 것이냐가 핵심 쟁점이 될 텐데요, 먼저 북한 측에서는 어떤 카드를 제시했습니까?

기자) 일찌감치 북한은 폐기한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에 대한 사찰을 수용할 뜻을 밝혔습니다. 또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미국의 상응 조치를 전제로 영변 핵 시설 폐기를 약속한 바 있습니다. 비건 대표는 지난달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북측이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라 영변과 그 이상의 시설을 폐기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며, 특히 김 위원장이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의 폐기와 파괴를 약속했고 ‘그리고 더’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더 할 수 있다’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의미하는 걸까요?

기자)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고위 당국자가 언론에 전화브리핑을 했는데요,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심을 둘 사안”으로 ‘비핵화 의미에 대한 상호 이해, 대량살상무기와미사일 프로그램 동결, 로드맵과 관련한 협력’을 꼽았습니다. 여기서 ‘동결’이라는 표현이 주목되는데요. 비건 특별대표가 앞서 거론한 ‘플러스 알파’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동결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분석이 나오는 데는 최근 워싱턴 조야에서 나오는 비판과 무관치 않은데요. 미 언론과 정보당국은 북한이 싱가포르 회담 이후에도 핵과 미사일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습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도 “시간이 필요하며,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는 데요, 그런 만큼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이루는 과정으로 ‘동결’이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이 제공할 상응 조치로는 어떤 것이 거론되고 있습니까?

기자) 물론 북한이 어떤 비핵화 조치를 취하느냐에 따라 상응 조치 수준도 달라집니다. 미국은 영변 핵 시설 폐기와 사찰 등을 요구하면서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개설, 인도주의 지원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비건 대표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끝낼 준비가 됐다”라고 말했고, 한국 청와대도 25일, 2차 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북한이 원하는 상응 조치는 제재 완화 아닙니까?

기자) 제재 완화 여부는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쟁점입니다. 북한이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의지를 표명한 최대치인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상응 조치로 제재 완화가 주어질지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영변 핵 시설에 대한 신고와 검증, 폐기를 수용하고 미국이 일부 제재를 완화하고,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에 대해 제재 면제를 해줄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확인된 건 아닙니다. 폼페오장관은 하노이로 출발하기 직전인 24일까지도 언론 인터뷰에서 “제재 완화의 기준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만나 ‘담판’을 지을 가능성이 있겠군요?

기자) 그동안 VOA가 인터뷰한 전직 관리들은 지난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도 최종 결정은 당일 두 지도자가 만나서 했다면서,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 일정이 1박 2일인데요, 폼페오 장관은 원하는 결과를 얻는 데 필요한 만큼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하노이 출국 전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북한은 순식간에 경제 강국이 될 것이지만, 비핵화 없이는 그저 지금과 같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이번 회담에 대한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백악관 안과 밖이 상당한 온도 차를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나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자신의 트위터에 ‘큰 성과’를 기대한다며 낙관론을 피력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폼페오 장관은 24일 언론 인터뷰에서 “그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미국 언론도 적지 않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역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과 제재 완화’가 핵심 쟁점으로 쉽지 않은 담판이 예상되지만, 양측이 합의를 이룰 만큼 충분한 실무 협상을 벌였는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모호한 비핵화 약속을 대가로 주한미군 철수를 약속한다면 최악의 결과’라는 전직 고위 당국자의 우려를 전했습니다. CNN은 이번 회담 전망을 “높은 위험, 낮은 기대”라고 표현했습니다.

지금까지 박형주 기자와 함께 하루 앞으로 다가온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주요 쟁점은 무엇이고, 어떤 전망이 나오고 있는지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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