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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 관리들 “연락사무소, 신뢰 구축 효과…북한 수용 가능성은 적어”


지난해 6월 1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 미국 성조기와 북한 인공기가 걸려있다.
지난해 6월 1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 미국 성조기와 북한 인공기가 걸려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간 연락사무소를 개설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과거 북한과 협상했던 전직 미 관리들은 연락사무소가 양국 간 현안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창구가 될 수는 있겠지만, 북한의 수용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CNN 등 일부 언론은 미국과 북한이 양자간 연락사무소 개설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에 제시할 미국의 상응조치 가운데 하나로, 공식 외교 관계 수립을 향한 점진적 조치가 될 것이라는 고위급 소식통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앞서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도 지난 8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1차 정상회담 이후 미·북 간 협상이 답보 상태에 빠진 것과 관련해,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며 양국 수도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녹취: 윤 전 대표] “We need to start some measures that will build confidence. An example is begin negotiations to open liaison office for Washington to open a liaison office in Pyongyang, For North Korea to open a liaison office in Washington.”

전문가들은 연락사무소 개설은 양국간 소통을 개선하겠다는 상징적 의미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1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북 간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은 양국 관계의 개선을 의미할 뿐 아니라, 신뢰한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It’s a sign of not only improve relations, but a sign of trust. And North Korea would assume the US is less likely to attack if it has its own citizens in the capital. So it’s a way of raising the status of the relationship in a more formal basis.”

특히 북한으로서는 평양에 미국인이 주재하면, 미국이 자국을 공격할 가능성도 줄어들 것으로 볼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따라서 두 나라를 공식적 관계로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 군축담당 특보는 연락사무소가 양국의 모든 현안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합의만 한다면 상당히 건설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연락사무소 설치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과거보다 수용적일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아인혼 전 특보] “I think it would be very constructive, if North Korea agrees to set up liaison offices. It will permit all kinds of things to be done quickly and efficiently. But we will find out whether the North is more receptive to the idea today than it was a long time ago.”

앞서 미국과 북한은 1994년 제네바 합의 당시 연락사무소 설치에 동의하고 협상이 이뤄졌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북 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북한은 미국인의 상주 자체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2007년 2월 베를린에서 북한 대표단을 만나 연락사무소 설치를 제안했지만 북한은 이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거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They said “No, thank you” because they just didn’t want to American presence there. In Berlin, which was February 2007, and they just were not interested.”

클링너 연구원은 비핵화 조치에 앞서, 미·북 간 긴장 완화와 관계 개선을 요구한 북한에게 연락사무소 설치는 미국이 제안할 수 있는 상응 조치로 긍정적 제스처가 될 수 있지만, 비핵화와 관련한 어떤 진전도 반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Since North Korea has insisted on its paradigm of that denuclearization is one of many equal issues include others been reducing tensions and improving relations. This would be perhaps presented as a US reciprocal measure."

그러면서 북한과 연락사무소 개설 정도에는 합의할 수 있지만, 대사관 설치 등 완전한 외교 관계는 비핵화 뿐 아니라 북한의 인권 문제가 개선돼야 가능하다는 게 미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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