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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보고서 “북한, 군사공격 피하려 핵·미사일 시설 분산…선박간 환적 크게 증가”


지난해 2월 미국 재무부가 북한의 불법거래를 겨냥한 새 제재조치를 발표하면서, 북한 선박 금운산 호와 파나마 선적의 코티 호의 해상 환적 장면을 공개했다.
지난해 2월 미국 재무부가 북한의 불법거래를 겨냥한 새 제재조치를 발표하면서, 북한 선박 금운산 호와 파나마 선적의 코티 호의 해상 환적 장면을 공개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관련 시설을 군사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를 분산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유엔 안보리 보고서가 지적했습니다. 선박간 환적이 크게 늘어난 사실과 중동 등에 무기를 판매하려 했던 사례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AP’ 통신은 5일 자체적으로 입수한 전문가패널의 연례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의 지도자들은 기습적인 공격을 막기 위해 미사일 조립과 시험 시설을 분산시키고 있으며, 공항 등 민간시설이 이용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조립과 보관, 시험 장소들을 분산시키고 있다는 일관된 동향에 대한 증거를 보고서가 확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에는 북한이 공해상에서 벌이는 환적 행위에 대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석유 제품과 석탄에 대한 불법 선박간 환적을 크게 늘리면서 안보리 결의를 계속 위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문가패널은 최소 570만 달러에 달하는 57만6천 배럴 이상의 석유 제품이 한 차례 환적됐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12월 채택한 결의 2397호를 통해 연간 북한에 반입할 수 있는 석유와 휘발유 등 정제유 공급 상한선을 50만 배럴로 정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북한은 공해상에서 다른 나라 선박과 맞대는 방식으로 상한선을 초과한 유류를 공급받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와 더불어 ‘AP’ 통신은 전문가패널이 대북제재 위반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며, 조사 대상에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위해 원심분리기를 비밀리에 조달하도록 도운 아시아 내 회사와 기관, 개인들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중동과 아프리카의 무장단체와 정부들에 대량의 군사 장비를 판매하려 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중개인을 통해 예멘의 후티 반군이나 리비아, 수단 등에게 소형 무기와 군사 장비 등을 제공하려고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또한 보고서에는 은행들과 보험회사들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선박간 환적에 연루된 선박들에게 보험을 제공하거나, 관련 자금을 이체한 사례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안보리는 지난해 발표됐어야 하는 중간보고서를 5개월 가까이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지난해 9월 러시아가 전문가패널을 압박해 중간보고서의 내용을 수정했다며, 수정 전 원본 형태로 공개돼야 한다며 보고서를 차단한 바 있습니다.

언론들에 따르면 당시 보고서에는 중국과 러시아 등의 약 300여 기관과 개인이 유엔 제재를 위반하며 북한과 합작 사업을 진행한 의혹이 제기됐었습니다.

상황에 따라 이번 보고서 역시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은 지난 2009년부터 북한과 주변 나라들의 대북제재 위반 사항 등을 연례보고서에 담고 있으며, 지난 2017년부턴 중간보고서가 의무화돼 매년 2차례씩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올해 보고서는 지난 1일 유엔 안보리 15개 이사국에 회람됐으며, 이사국들은 오는 25일 관련 회의를 개최해 보고서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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