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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한국 대학생들 “주한미군에 긍정적...통일은 한국 경제성장 위해 필요”


지난해 4월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학생들이 평화통일염원 집회에 참석했다.

한국 대학생들이 주한미군과 미국의 역할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대학생들은 통일에 대해, 북한 주민보다 한국의 경제성장과 전쟁 방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영권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가 지난해 말 외주를 통해 전국 대학생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통일외교안보 청년의식 실태조사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습니다.

조사 결과 한국 대학생들은 미국과 주한미군 주둔의 필요성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한미군 주둔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0.3%가 현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고 감축해서는 안 되거나 더 증원해야 한다는 응답도 27.1%에 달했습니다.

반면 더 감축해야 한다는 응답은 27.3%,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는 응답은 5.4%에 그쳤습니다.

통일을 위해 가장 시급한 11개 사안 가운데에서도 주한미군 철수는 4점 만점 중 가장 낮은 2.16점을 받았습니다.

특히 응답자의 64.8%는 주한미군 철수가 별로 혹은 전혀 시급하지 않다고 답해 주둔 유지에 많은 공감을 표했습니다.

이 조사를 대행한 민간단체 ‘청년과 미래’의 전영민 연구원은 청년들의 현실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전영민 연구원] “외교와 안보에 대해 20대 청년층이 다소 현실적으로 접근하고 다른 연령대에 비해 좀 더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미군에 부정적인 게 아니라 미군이 한국에 주둔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인식에 따른 결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통일은 북한의 핵 문제와 평화가 연계돼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이 안전을 담보하는 역할을 유지해야 한다는 인식이 청년층에 깔려 있다는 겁니다.

국가 호감도에서도 미국은 다른 주변국보다 훨씬 긍정적 평가를 받았습니다.

미국을 협력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은 65.6%, 적대 대상은 1.8%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을 협력 대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8.4%, 일본은 21%였습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한국을 도울 국가 순위에서도 대학생 응답자의 42%는 미국이 도울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4.1%, 일본은 9.6%, 러시아는 5.8%만이 한국을 도울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반대로 북한을 도울 나라로 중국이 23.3%로 가장 높았고, 자국의 이익에 따를 것이란 답변은 일본이 69.7%로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통일 지지 여부에 대해서는 53.3%가 통일을 미국이 원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답변도 통일을 ‘원하지 않는 편’이란 응답 34.5%를 포함해 46.7%에 달했습니다.

중국이 통일을 원하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응답은 70%, 일본은 73.9%, 러시아는 63.3%로 각각 나타났습니다.

이어 통일을 위해 미국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4.9%, 중국은 74.3%, 러시아 62.9%, 일본은 48.4% 순으로 나타나 미국의 지원에 대한 기대가 가장 높았습니다.

통일연구원의 박영자 연구위원은 청년층의 신보수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박영자 연구위원] “우리나라 현상만이 아니고 미국도, 유럽도 그렇고 젊은 세대를 신보수주의라고 하잖아요. 젊은 세대가 자기 이익과 자유를 추구하면서도 한쪽으로는 자기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것. 기존 권위적인 세계질서를 인정하고 들어가는 실리적이고 실용적인 측면이 반영된 거죠. 현재는 미국에 좀 더 가깝고 미국과 함께 하는 게 내 삶에 기회도 더 많을 것 같고 이런 게 반영된 것이라고 봅니다.”

한편 한국 대학생들은 남북통일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남북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52.8%가 동의했지만, ‘그저 그렇다’ 21.1%,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도 26.1%에 달했습니다.

통일이 필요한 이유로는 33.3%가 한국의 경제성장을 위해, 28.7%는 남북 간 전쟁 위협을 없애기 위해, 18.6%는 같은 민족, 11.1%는 이산가족의 고통 해결을 위해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북한 주민도 잘 살기 위해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5.9%에 그쳐 통일을 한국 편의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강동완 동아대학교 교수는 통일을 남한의 시각으로만 교육하고 다뤄온 모순이 젊은 세대에 이어지는 현상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강동완 교수] “우리는 통일을 남한 사람들의 시각으로만 풀려고 하거든요. 통일이 평화다 경제다 이런 얘기까지 해서 통일이 되면 북한의 지하자원과 남한의 기술이 합쳐서 우리가 경제적으로 잘 살 수 있고 유라시아까지 기차 타고 가고. 그렇게 늘 통일이 경제적 혜택과 편의로만 통일의 필요성을 설득하려 합니다."

통일 이후 발생할 ‘통일세’ 납부 의지에 대해서도 53.5%가 납부 의지가 있다고 밝힌 반면 납부 의지가 없다는 응답도 42.3%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세 차례 열린 남북정상회담은 한국 대학생들의 대북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 중 42.1%는 정상회담 전에는 북한에 부정적이었지만 회담 후 북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39.8%가 협력 대상, 35.3%는 경계 대상이나 적대 대상이라고 답해 긍정과 부정적 인식이 팽팽히 맞섰습니다.

특히 북한 정권의 비핵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52.9%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 부정적 견해가 우세했습니다.

통일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북한의 비핵화와 인권 개선을 꼽았습니다.

비핵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응답은 82.9%, 인권 개선은 79.3%에 달했습니다.

특히 대북·외교안보정책에 대해서는 분야별 5점 만점 가운데 ‘정부는 북한 인권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해야 한다’는 응답이 3.69포인트로 가장 많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응답자의 62.8%가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답한 겁니다.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는 53.9%,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해서는 50.4%가 동의했습니다.

강동완 교수는 남북한의 발전과 평화를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기조가 청년들에게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강동완 교수] “굳이 통일까지 안 가더라도 남북한에 전쟁이 없고 북한 주민들도 좀 인권이 개선되면 그냥 그렇게 살면 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훨씬 강한 거죠.”

한국 대학생들이 대체로 북한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선군정치’나 ‘고난의 행군’, ‘주체사상’ 등을 아느냐는 질문에 과반 이상이 전혀 모르거나 들어본 적만 있다고 답했습니다.

북한 장마당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는 응답 46.5%를 포함해 사실상 잘 모른다는 응답이 70.6%에 달했습니다.

전영민 연구원은 북한 주민에 대해 젊은층이 배울 기회가 너무 없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전영민 연구원] “교육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죠. 학생 시절 중·고등학교에서 현대사에 대해서는 가르치지만, 지금 현재의 북한에 대해 교육하는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통일의 당위성 혹은 안보적 측면에서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까 북한 주민의 현실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거죠. 북한의 현실을 교육한다 해도 북한의 비참한 현실을 보여주며 우리 체제가 더 우월하다는 과시를 하다보니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통일연구원의 박영자 위원은 한민족 동질성이란 게 젊은 세대에서는 상당히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박영자 위원] “한민족이란 게 사실 혈연, 공동체, 역사, 언어 이런 거 얘기하잖아요. 이런 게 같이 살고 어우러지고 교류해야만 민족 동질성이 있는 것인데, 그 동질성이 너무 약해진 거죠."

이번 조사에서도 북한 주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44.4%가 ‘그저 그렇다’, 27.5%는 다소 불편하거나 매우 불편하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다소 친근하거나 매우 친근하다는 답변은 28.1%에 그쳤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해 너무 비핵화 등 정치와 경제 셈법으로 접근하지 말고 남북한 주민들의 자유로운 소통과 교류를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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