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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착 장기화, 미·북 모두 이득 없어…‘작년 긴장’ 재발 가능”


지난 7월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회담장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지난 7월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회담장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북 핵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지금과 같은 답보상태가 이어지면, 미국과 북한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반도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미국은 결국 북한에게 무기시스템 개발 시간을 주는 것이며, 북한은 경제적 혜택을 절대 얻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긍정적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으면, 지난해와 같은 긴장이 촉발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미∙북 협상이 장기화할수록, 북한은 무기 시스템을 개발할 더 많은 기회를 갖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선임보좌관] “You always have to worry that during the stalemate, the North Korean can do more developments on their missile systems without testing them. So the longer the stalemate goes on, the more opportunities there is for the North Koreans to continue their developments of their weapon system.”

와일더 전 보좌관은 1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북 대화가) 답보 상태에 놓이면, 북한이 실험 없이도 미사일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점을 늘 유의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북한과의 협상에 서두르지 않겠다며 느긋한 모습을 보였고, 북한은 미국과의 실무 협상과 고위급 회담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미-북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담당 부차관보는 북한과의 대화가 지연되는데 따르는 문제점은 북한에게 미사일을 추가로 개발할 시간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The problem for US is that North Korea continues to develop missile and nuclear weapons. Although not testing them isn’t important consideration, they will still expand its program. So just the waiting isn’t good for the US, US doesn’t have the advantage of time.”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 없이도 여전히 관련 프로그램을 확장시킬 것이라면서, 미국에게 시간적 여유는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그저 북한을 기다려주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게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의 분석입니다.

다만, 북한과 서두르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협상전술’이라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거래를 하는데 있어 상대방에게 너무 간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협상 지렛대를 약화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As a negotiating tactic, it’s smart for him. Because, being too eager for deal reduces your leverage.”

와일더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조급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 미 행정부의 대화 노선 변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에 무반응으로 일관하던 ‘전략적 인내’로 회귀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지만,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한국을 또 다시 방문하는 등 행정부 내에서 북한 관련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만큼,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 Steve Biegun is having another round of working talks with South Koreans which shows that the activities by the administration, so I would not interpret the President Trump’s remarks to mean that we are going back to 'strategic patience'.”

속도를 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미국과의 현 대화 국면만으로도 북한에게는 이익이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무부에서 한국∙일본 담당관으로 근무한 민타로 오바 씨입니다.

[녹취: 오바 전 담당관] “North Korea has something to gain from the current status quo. It has been able to secure the summits with the major leaders. It has weakened the consensus behind the pressures, and secure more diplomatic supports from China and others while it has made no substantive measures on its nuclear program.”

미국과 대화하고 있다는 상황만으로도 북한은 비핵화와 관련한 실질적 조치 없이 각국 정상들과의 회담 기회와 중국 등의 외교 지원을 얻었고, 국제사회는 대북 압박을 약화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미·북 협상 장기화는 북한에게도 이롭지 않다는 것이 한반도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입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북한 주민들의 생활조건이 개선되지 못한다는 점을 가장 큰 손실로 꼽았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I mean there are a lot of things that we would be offering up to the Koreans, so I think the greatest loss is for living conditions for North Korean people which aren’t going to improve unless there’s a lot more in fusion of western capital, Chinese assistance of course South Korean assistance.”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려면 서방의 투자와 중국, 한국의 경제 지원이 결합돼야 하며, 북한이 비핵화 길로만 들어선다면 이와 관련한 수많은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시간을 끌수록 북한 주민의 고통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은이 비핵화와 인권 유린 중단이라는 올바른 전략적 결정에 나서야 북한 주민들도 밝은 미래를 가질 기회를 얻게 된다는 겁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The people of North have the chance to have brighter future if Kim Jong Un makes the right strategic decision which of course is to denuclearize and end its human rights abuses. So the longer he continues to hold out, the longer the Korean people of North will continue to suffer.”

맥스웰 연구원은 지금의 답보상태가 장기화하면 북한은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도발을 선택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과거 정치적, 경제적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도발에 나섰던 ‘오래된 각본’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은 향후 긍정적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해 미∙북 간 불만이 고조되면 지난해와 같은 미·북 긴장이 촉발될 수 있다는 게 큰 우려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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