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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NSC 비확산 국장 “‘최대압박’은 최대 지렛대…누수 막아야”


에릭 브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확산 담당 국장.
에릭 브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확산 담당 국장.

트럼프 행정부는 핵 협상 실패에 대비해 최대 대북 압박이 다시 효과를 발휘할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 백악관 관리가 밝혔습니다.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미-중 워킹그룹을 가동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과의 핵 협상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최대압박'이 다시 작동할 수 있도록 외교적 환경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에릭 브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확산 담당 국장이 밝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압박' 정책 입안에 참여했던 브루어 전 국장은 최근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올해 미-북 대화가 전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최대압박 전략이 '누수'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브루어 전 국장은 최대압박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국제사회의 전폭적인 동참을 끌어낸 미국의 집중적인 외교, 미국의 독자제재 등 3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이 본격화된 2016년 이후 유엔에서는 모두 6건의 대북 제재 결의안이 채택됐습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러시아의 동참 속에 경제제재의 핵심인 석탄과 석유 공급을 제한하는 강력한 대북 결의안을 이끌었습니다.

브루어 전 국장은 이 같은 최대압박 작전이 북한의 완전한 핵 프로그램 포기를 강요하지는 못하지만, 의미 있는 제한과 감축을 보장할 수 있는 미 정부의 최대 지렛대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런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협상에 실패하더라도 대북 압박이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먼저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없앤 뒤에나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수용할 가능성이 낮은 요구를 미국이 고수하다 협상이 결렬되면 중국과 한국은 그 책임을 미국에 돌릴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럴 경우 다시 '대북 압박' 동참을 요구할 입지가 줄어든다는 게 브루어 전 국장의 분석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는 등 상황이 변했다며 비핵화 촉진을 위해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브루어 전 국장은 미 정부가 '단계적 조치와 단계적 보상' 방법을 담은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이 먼저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를 위해 반드시 실무협상이 필요하며, 그렇지 않고는 2차 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외교를 손상하지 않는 범위에서 압박을 유지할 수 있는 독자적인 조치를 취할 것도 권했습니다.

실례로 미-한 '워킹그룹'을 출범시켰듯이, 대북 압박에 열쇠를 쥔 중국과도 북핵 협상에 관한 미-중 실무그룹이 가동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의 불법 활동에 연루된 제3국에 대한 독자제재 명단을 확대하는 것도 방법으로 제시했습니다.

브루어 전 국장은 협상이 만약 실패하면 다시 미-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우려하는 국가들이 적지 않으며, 이들은 필요한 때가 되면 대북 압박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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