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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다큐멘터리 ‘북한 김 씨 왕조의 내부’ 감독] “북한, 왕조의 역사에 갇힌 곳”


평양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 김정일 동상. (자료사진)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이 오는11월 11일부터, 다큐멘터리 4부작 ‘북한 김씨 왕조의 내부’ (Inside North Korea’s Dynasty)를 방영합니다. 북한 정권이 지난 70년 동안 북한을 얼마나 잔혹하게 통치해 왔는지 보여주는 내용인데요. 작품을 제작한 영국의 ‘72 필름’은 북한 정권의 영어통역사, 일본인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 등 북한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다양한 인물 50명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마크 라파엘과 데이비드 글로버 감독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이전에도 북한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여러 편 제작됐습니다. 이번 작품은 어떻게 다릅니까?

글로버 감독) 이번 다큐멘터리는 일종의 ‘사례 파일’(case file)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4부작으로 4시간 동안 방영될 예정인데, 김 씨 일가를 상당히 포괄적으로 다뤘습니다. 단순히 북한과 북한 지도자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김일성을 시작으로 이 3대가 어떻게 지난 70년동안 북한을 세습 통치해 왔는지, 또 세 지도자가 어떻게 다른지 집중적으로 소개했습니다.

기자) 제작 기간인 1년 반 사이에 북한을 둘러싸고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라페엘 감독) 제작이 결정됐을 때는 사실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 같은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던 시기입니다. 한반도에 긴장이 이어지고 있었으니까요. 미-북 정상회담이 열렸을 때는 편집에 들어간 상황이었는데, 마지막 편을 조금 손 봐야 하긴 했습니다. 이번 작품은 북한에 직접 들어가 촬영하고, 북한이 대외적으로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을 찍어 오는 그런 성격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때문에 북한과 관련한 현 상황이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지만, 그 메시지는 더욱 분명해진 것 같습니다.

‘다큐멘터리 ‘북한 김 씨 왕조의 내부(Inside North Korea’s Dynasty)’를 제작한 데이비드 글로버(왼쪽), 마크 라파엘 감독
‘다큐멘터리 ‘북한 김 씨 왕조의 내부(Inside North Korea’s Dynasty)’를 제작한 데이비드 글로버(왼쪽), 마크 라파엘 감독

기자)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셨나요?

라파엘 감독) 시청자들에게 김 씨 ‘왕조’에 대한 역사를 자세히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갈수록 대단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미국과 북한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서로간 ‘위기 정책’을 유지해 왔다는 거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까운 일들만 기억하고, 오래된 이야기를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다큐멘터리 1편은 1950년 6월 25일, 북한이 한국을 침공해 일어난 한국전쟁으로 시작합니다. 또,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이 나오는데요. 저희가 사건 당시 JSA에서 경비임무를 수행했던 빅터 비에라 대대장과 첫 TV 인터뷰를 했습니다. 비에라 대대장이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까지 갔었던, 얼마나 심각한 사건이었는지 상기시켜 줬습니다.

기자) 이번 다큐 제작을 위해 50명을 인터뷰하셨습니다. 누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까?

라페엘 감독) 1편에 나오는 중앙정보국 심리분석가 출신 제럴드 포스트 박사입니다. 포스트 박사는 다른 국가 지도자들의 말투, 몸짓, 표정, 또 어떤 어린 시절을 보내왔는지 등을 조사해 연구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런 것을 토대로 그들의 심리를 파악하는 거죠. 미국 대통령들이 각국 정상을 만날 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포스트 박사가 영상에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명의 심리와 정신 상태를 파악하는데, 특히 김정일에게 주목했어요. 김정일이 이미 여러 차례 본 영화 ‘대부’와 ‘제임스 본드’를 하루 종일 다시 돌려 보는 날이 많았다면서, 이 영화를 그 의 현실 세계에서 ‘모델’로 삼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기자) 이번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시면서 북한에 대해 새롭게 느끼신 점이 있다면요?

글로버 감독) 김 씨 일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왕조’ 세습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는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가 정권을 이어나가는 것인지 솔직히 잘 몰랐습니다. 다큐 마지막 편에 이런 내용들을 담았습니다. 조선시대에 임금이 되기 위해 형제 간 서로 칼을 겨눈 역사 등을 소개했는데, 북한은 아직 그런 과거 속에 있는 듯 했습니다. 알면 알수록 소설보다 더 흥미로운 곳이 북한인 것 같습니다.

기자) 북한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또 제작하실 기회가 생기면, 어떤 이야기를 다루고 싶으신가요?

글로버 감독) 한반도의 평화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물론 너무나 개인적인 희망일 수 있지만, 이번 4부작 다큐멘터리가 북한을 소재로 한 마지막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평화롭고 행복한 한반도의 모습으로 끝맺을 수 있기를 원합니다.

지금까지 다큐멘터리 4부작, ‘북한 김 씨 왕조의 내부’를 제작한 영국인 마크 라페엘, 데이비드 글로버 감독으로부터 작품과 관련한 이모저모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안소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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