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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북한의 박해받는 사람들 기억하는 ‘자카르 코리아’ 캠페인 시작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의 박해받는 사람들을 기억하는 주간(자카르 코리아 대회)’ 기자회견에서 정베드로(왼쪽 세 번째) 북한정의연대 대표가 대회 배경과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 오김수희 '극단 보내O' 대표, 정 베드로 북한정의연대 대표, 이길로 북한사역글로벌네트워크 대표, 김요셉 아트토브 대표.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의 박해받는 사람들을 기억하는 주간(자카르 코리아 대회)’ 기자회견에서 정베드로(왼쪽 세 번째) 북한정의연대 대표가 대회 배경과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 오김수희 '극단 보내O' 대표, 정 베드로 북한정의연대 대표, 이길로 북한사역글로벌네트워크 대표, 김요셉 아트토브 대표.

세계인권선언과 남북한 정부 수립 70주년을 맞아 북한에서 박해받는 사람들을 기억하자는 캠페인이 한국에서 시작됐습니다. 평화는 박해받는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고 진정한 인권 변화가 동반될 때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서울에서 김영권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의 박해받는 사람들을 기억하자!”

올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 보장을 담은 유엔의 세계인권선언 70주년, 남북한 정부 수립 70주년을 맞아 북한에서 박해받는 주민들을 기억하자는 캠페인이 시작됐습니다.

민간 연대인 ‘북한의 박해받는 사람들을 기억하는 사람들'(www.zakarkorea.com)은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들이 동참하는 ‘자카르 코리아(Zakar Korea)’ 대회를 다음 달부터 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행사를 주관한 북한정의연대 정 베드로 대표입니다.

[녹취: 정 베드로 대표] “’자카르’란 ‘기억하다’라는 히브리어로, 단순히 기억하는 뜻을 넘어서, 주의를 기울여 살펴보고, 행동하며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의미를 포함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다양한 ‘자카르(기억)’ 활동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삶을 살펴보고, 그들을 마음에 새기고, 그들을 기억하게 하는 일을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을 통한 ‘평화, 새로운 미래’가 이뤄지길 기원하면서도 동시에 박해받는 많은 북한 주민들을 기억해야 한다는 겁니다.

[녹취: 정 베드로 대표] “평화, 새로운 미래라는 남북정상회담의 슬로건이 말뿐인 공허한 외침이 되지 않기 위하여, 우리는 북한의 박해받는 사람들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진정한 평화가 한반도에 도래하려면,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인권 유린이 중단되어야 합니다.”

정 대표는 남북한이 강조하는 평화는 인류 보편적인 인권이 기반이 될 때 완성될 수 있다며, 그러나 북한의 인권 상황은 전혀 변화가 없기 때문에 시민들이 직접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정 베드로 대표] “북한의 내부 상황은 전혀 그분들의 삶이 개선되거나 인권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고 있습니다. 유엔이 북한의 인권 상황을 반인도적 범죄로 규정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올 연말에도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에서) 통과될 예정입니다. 우리 자카르 대회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대화에서 빠져있는 이런 인권 문제를 대한민국 국민과 교회와 전 세계가 바로 외침을 통해 북한의 박해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상기시키기 위해, 북한 정권을 위한 대화가 아니라 피해자의 입장에서 우리가 침묵하지 않고 있다. 기억하고 있다. 반드시 책임을 언젠가는 물을 것이라고 이런 목소리와 외침이 실제로 북한에서 박해받는 사람들에게 전달된다면 그분들에게 희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취지에서 이런 연합 행사를 하게 됐습니다.”

자카르 코리아 대회는 다음 달 25일부터 3주 동안 서울의 다양한 장소에서 열립니다.

‘북한의 박해받는 사람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 기간에 연극 공연과 미술 전시, 국제인권토론회, 종교자유토론회, 북한 정치범수용소 해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등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탈북민 대표와 예술가, 기독교인 대표는 모두 자카르 코리아 대회가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을 증진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접근과 상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2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극단보내O' 의 한 배우가 고문받는 북한 여성을 공연하고 있다.
2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극단보내O' 의 한 배우가 고문받는 북한 여성을 공연하고 있다.

기자회견 중 구타와 고문으로 고통받는 북한 여성의 아픔을 공연한 ‘극단 보내O’의 오김수희 대표입니다.

[녹취: 오김수희 대표]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이고 지금 단계에서 하시는 일이 있고 저희는 지금 단계에서 할 수 있고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서로를 비난하거나 반대하거나 네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통일에 대한, 저쪽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마음이 있다고 하면 저는 우리 전체가 그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출신으로 정치범수용소 해체 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은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소수의 인권에도 빛을 비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한별 소장] “다수만이 아니라 소수의 인권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북한 사회에서 사상의 자유를 침해당하고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당하고 종교의 자유를 침해당해 갇혀있고, 또 외국인으로 (북한 정권에) 납치당해 갇혀있는 사람들, 우리 대한민국 국민도 있고요. 정치범수용소에서 사상의 자유 때문에 억압과 핍박을 당하고 비밀 처형당하는 이런 사람들의 아픔을 우리가 대변하고 기억하기 위해서 이 자카르 대회를 여는 겁니다.”

중국에서 오랫동안 대북 선교사로 활동했던 이길로 북한사역글로벌네트워크(GNN) 대표는 북한에서 가장 고통받는 주민들을 먼저 보살피는 게 기독교 정신이어서 캠페인에 동참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길로 대표] “기독교 선교단체로 저희는 복음 통일을 지향합니다. 복음은 인권과 관련돼 있습니다. 저희가 고백하고 지향하는 것은 예수님의 사랑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확실한 것 아닙니까? 즉 가장 고통당하고 박해받고 소외당하는 사람들로부터 구원받는 개념이 저희 기독교의 관점인데, 그렇다면 저희가 한민족으로서 하나 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접근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북한의 고통받고 박해받는 주민들을 위한 우리의 헌신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정치나 좌우 이념에 편향되지 않으면서 가장 취약한 북한 주민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날 기자회견은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초점이 맞춰진 한반도 상황을 반영하듯 한국 취재진의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정 베드로 대표는 그러나 인권의 사각지대에 갇혀있는 북한 주민들이 희망과 용기를 갖도록 격려하는 게 중요하다며,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도 북한 인권 개선에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정 베드로 대표] “우리는 북한 주민들이 참담한 상황 가운데서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도록 응원하고 국제사회와 대한민국 국민이 박해받는 자들을 기억하고 있음을 알리며, 북한 정권의 반인도적인 박해 행위가 중지되도록 촉구할 것입니다. 또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방관하거나 침묵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의 기도와 몸짓, 그들을 대신하는 승리와 표현들이 박해받는 북한 사람들을 기억하도록 하고, 침묵에서 벗어나 용기 있게 나아가도록 할 것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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