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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 관리들 "신임 유엔인권대표, 북한인권 비중 둬야…현장 접근 중요”


신임 유엔 인권최고대표로 임명된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
신임 유엔 인권최고대표로 임명된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

미 행정부에서 인권 문제를 다뤘던 전직 고위 관리들은 신임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북한 인권 개선에 지도력을 발휘해 줄 것을 주문했습니다. 미국과 협력해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계속 환기시키는 한편 현장 접근을 우선적으로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이사회(UNHRC)의 새 수장에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이 임명됐습니다.

인권이사회는 '북한 정권에 의한 반인도적 인권 침해' 실태를 고발한 COI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부각하는 데에 주도적 역할을 했습니다.

로베르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방북 추진을 새 인권 수장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습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I believe that the new High Commissioner, in dealing with North Korea, should first make it clear that she should be able to visit the country according to the criteria that the United Nations has for such visits"

특히 인권 유린 현장에 접근하고 피해자를 면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유엔 기준에 부합하는 ‘생산적인 방문’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0여 년 동안 북한인권 특별보고관들의 방문을 거부하고 있지만, 코헨 전 부차관보는 미-북, 남북 대화의 재개와 유엔 고위 관리의 잇단 방문을 고무적 상황으로 평가했습니다.

보편적으로 인권과 인도주의 문제는 상호 연관성이 높은 만큼, 인도주의 관련 조직과 동반 방북을 추진해 볼 것을 코헨 전 부차관보는 권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COI 보고서 발간과 같은 방법으로 국제사회에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계속 환기시키는 것이 더 현실적인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킹 전 특사]“I think the issue that she will have is keeping the issue on the agenda, keeping people focused on it and keeping attention on the human rights issues involving North Korea."

또 김정은 위원장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 계획도 최근 개선되고 있는 북-중, 북-러 관계로 더 어려워 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이를 감안해 ICC 회부가 아닌, 유엔총회 차원에서 북한의 인권 범죄를 다룰 별도의 국제재판소 설립을 결의하는 것을 장기적인 목표로 제안했습니다.

한편 올해 인권이사회를 탈퇴한 미국과의 관계 설정도 바첼레트 차기 대표의 주요 과제로 거론됐습니다.

전직 관리들은 미국이 인권이사회를 탈퇴했더라도 여전히 유엔 전체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인권이사회가 미국과의 협력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특히 킹 전 특사는 미국이 북한 인권 문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북한 인권 관련 아젠다에 미국의 참여를 끌어낼 것을 당부했습니다.

[킹 전 특사]“Even if the United States is not a full member of the Human Rights Council or not participating in the Human Rights Council, the U.S. can do things to help the work of the council on issues. And I think that it's important to have the United States involved"

또 전직 관리들은 북한을 둘러싼 국제 정치적 변화가 인권 개선으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차기 인권 최고대표가 지도력을 발휘할 것을 공통적으로 주문했습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미국, 한국 등이 북한과 적극적인 '관여'와 접촉에 나서고 있으며, 이런 과정에서 인권 문제도 함께 관여하고 개입할 가능성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Yes, I think that with more engagement, with more exchanges and contact between North and South, you have greater possibility for engagement in the human rights area as well"

킹 전 특사는 북한의 본질을 상당 부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인권 문제가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비핵화 외의 다른 분야에서 진전을 이루고자 한다면 인권 문제가 그런 노력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킹 전 특사]And the reason it's important is because the human rights issue in North Korea says a great deal about the nature of North Korea. And if we're going to make progress on denuclearization, if we're going to make progress in other areas dealing with North Korea, the human rights issue is going to be a key to that effort.

북한이 가장 기본적인 인권 기준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비핵화 공약 이행도 확신할 수 없다는 겁니다.

바첼레트 차기 대표는 임명이 확정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나를 믿고 맡겨 준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총회에 감사하다”며 “모든 열정과 신념을 다 바치겠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새 유엔인권최고대표의 임기는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됩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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