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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장] “북한 억압체제 최대 피해자는 여성...지속적 감시 필요”


니콜 아물리나 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장.

다양한 폭력에 노출돼 있는 북한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현지 실태를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한다고 니콜 아물리나 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장이 밝혔습니다. 아물리나 전 위원장은 2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북한 체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여성이라면서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자신이 직접 북한을 방문해 여성들을 만나고 싶다며, 인권 전문가를 평양에 초청하는 것이 북한의 변화 의지를 시험할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물리나 전 위원장은 1991년부터 작년까지 26년 동안 프랑스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해양부 장관과 성 평등(Gender Equality) 담당 장관을 지냈고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위원으로 계속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 정부가 지난 월요일 남녀평등권법령 공포 72주년을 맞아 여성이 당당한 사회의 주인으로 복된 삶을 누리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그렇다고 보십니까?

아물리나)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체제를 유지하는 국가 가운데 한 곳입니다. 이런 압제 상황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여성이란 것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북한 여성들은 특히 다양한 폭력에 노출돼 있습니다. 아주 열악한 상황에 있죠. 그래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지난해 11월에 가진 북한 심의에서 북한 대표단에 이런 우려를 강하게 밝히고 상황에 관해 정확히 설명할 것을 요청했었습니다.

기자) 위원회가 심의 뒤 ‘최종견해’에서 북한 정부에 여러 권고도 했죠?

아물리나) 첫째로 권고한 게 위원회의 우려 사안에 대해 정직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정 폭력, 직장과 수감 시설에서의 성폭력, 여성의 사회 참여 등 모든 분야에서 북한 정부는 정직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저는 중국에서 강제 북송된 여성들을 범죄자로 취급해 재판 없이 처벌하고 폭행하는 상황에 관해 북한 정부가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심의에 참석한 북한 당국자들의 답변이 아주 모호하고 불충분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물리나) 북한 대표단이 때로는 혐의를 완전히 부인하기도 했고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로 답변하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들에 국제 규범이 반드시 적용돼야 한다는 겁니다. 남녀 비율을 볼 때 왜 그렇게 많은 북한 여성이 생계를 위해 탈북하는지, 왜 여성들이 그렇게 쉽게 인신매매의 피해자가 되는지,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북한 정부는 어떤 예방과 보호 조치를 취하는지 감독해야 합니다. 특히 어떻게 법을 개정하고, 무엇보다 조치를 잘 실행하는지가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위원회는 계속 북한의 후속 조치를 주시할 겁니다.

기자) 심의 후 8개월이 넘었는데 북한 정부의 변화 조짐이 있습니까?

아물리나) 아직까지 정확한 것은 없습니다. 북한 정부가 권고안에 대해 올해 말까지 입장과 후속 조치를 제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위원들이 최종견해에서 아주 단호하고 강력하게 권고안을 제시했기 때문에 북한 정부가 이를 진지하게 검토해 새롭고 구체적인 실행안을 제출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기자) 미국에 정착한 일부 탈북 여성들은 최근 저희 VOA에 북한 여성들은 자신이 기본적으로 어떤 권리를 가졌는지 조차 잘 모르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었습니다. 정부가 그런 권리를 자세히 교육하지 않기 때문에 현실을 운명으로 받아들인다고 많은 탈북 여성들은 증언합니다.

아물리나) 물론입니다. 그게 핵심입니다. 북한 여성은 그런 권리를 잘 모르기 때문에 불만을 나타내지도 못합니다. 북한은 여전히 남성 중심의 전통적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입니다. 이런 고정관념 때문에 여성에 대한 다양한 차별과 성폭행이 벌어지고 여성의 정치 참여조차 어려운 겁니다. 따라서 북한 정부는 국제 규범에 맞는 정확하고 구체적인 여성보호법을 만들어 국민이 이를 잘 인식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법이 없으면 불의에 항의조차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자) 유엔의 여성차별철폐협약이 무엇인지, 또 여성의 인권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잠시 설명해 주시죠

아물리나) 그런 질문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성의 권리는 아주 근본적인 인류 보편적인 인권 사안입니다. 여성의 권리는 국가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합니다. 여성의 권리가 신장될 때 사회는 더 평화롭고 안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여성이 정치·경제 등 모든 분야에 차별 없이 경쟁하고 진출할 수 있을 때 그 사회가 더 빠르게 발전하고 성숙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 역시 이런 여성의 권리가 잘 보장될수록 갈등과 충돌을 막고 평화와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여성에 관한 차별을 막고 피해자들을 보호할 뿐 아니라 여성들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기자) 말씀을 들으니 북한의 여성 지도자들이 좀 더 국제사회와 교류하고 선진국에 나와서 여성권에 관해 교육을 받을 기회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물리나) 물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위원회가 북한 심의에 관한 최종 견해에서 여성권에 관한 북한의 정책 변화를 지원하겠다고 제안한 겁니다. 우리는 북한을 판결하려는 게 아닙니다. 북한이 국제 의무를 준수하도록 도우려는 겁니다. 우리는 북한의 여권 신장을 위해 기술적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여러 나라에서 법 개정 등 여러 개선 활동을 지원하고 자문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틀리고 우리는 맞으니까 이렇게 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구촌 모두의 발전을 위해서 그런 노력이 필요한 겁니다.

기자) 북한 정부가 그런 제안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아물리나) 완전히 거부하지는 않았습니다. 북한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다고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저는 유엔과 북한이 새로운 대화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런 대화를 통해 인권 상황에 관해 진전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너무 서두르면 안 될 겁니다. 서로 선의의 노력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는 북한 정권이 핵과 인권 모두 아주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면서 최대한 이득을 챙기는 게 북한의 전략이라고 지적했었습니다.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심의에서도 북한 대표단이 비슷한 태도를 보인 것 아닌가요?

아물리나)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아주 신중하게 조심해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국제사회와 북한 정부의 우선순위는 각각 비핵화와 제재 해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는 위원회에 여성 권리를 위해 좀 더 개선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저와 위원들은 순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 기회를 통해 북한 정부가 주민들의 상황을 더 개선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에게 더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기자) 아물리나 전 위원장님은 과거 국제노동기구(ILO)의 프랑스 정부 대표로 활동하셨습니다. 국제 노동 기준을 볼 때 북한 여성들의 근로 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아물리나) 북한 여성들은 통제를 받을 뿐 아니라 수많은 노동을 해야 합니다. 가족을 돌보기 위해 집에서도 일하고 밖에서도 돈을 벌고 일해야 합니다. 국가 동원에도 나가야 합니다. 장마당에서 얼마나 공정하게 법적 보호를 받으며 돈을 버는지도 의문입니다. 따라서 국제 노동기준으로 볼 때 이런 북한 여성들의 노동권 침해와 혹사는 아주 우려되는 사안입니다. 북한 정부는 이런 여성들의 노동 환경 개선과 작업 환경의 현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기자) 프랑스는 유럽에서 에스토니아와 함께 북한과 수교를 맺지 않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국회의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하셨고 장관도 두 번이나 지내신 정치인으로서 그 이유가 뭐라고 보시는지요?

아물리나) 외교 사안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세히 답변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 프랑스는 세계 어디서든 대화의 촉진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북한과도 일부 교류를 지속해 왔고 인도적 지원도 과거에 지속했습니다. 동시에 프랑스는 인권 침해에 대해 매우 단호하게 대응해 왔고 전 세계 인권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왔습니다. 심각한 인권 침해는 수교의 강한 걸림돌로 오랫동안 작용해 왔습니다. 아마도 그런 기조가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켜보죠. (외교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를요.

기자) 끝으로 북한 여성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싶으신가요?

아물리나) 희망을 계속 가지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이들이 북한의 변화를 바라고 돕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인적 교류와 대화가 더욱 활발해지길 바랍니다. 우리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북한에서 여성의 권리가 우선순위로 다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저는 세계 많은 나라를 방문하는데 북한도 방문해서 여성 지도자들과 교류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북한 정부가 인권 전문가를 평양으로 초청하는 것은 변화 의지를 시험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예가 될 겁니다. 그리고 청년을 위한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 for Youth)과 프로그램에 북한의 청년들도 참여하는 날이 오길 고대합니다.

니콜 아물리나 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장으로부터 북한 여성들의 권리 개선 방안에 관해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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