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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학 신진학자 “워싱턴, 풍부한 북한 희귀자료 보유”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주니어 스칼러로 윌슨 센터에서 활동한 고민정 씨.

한국에서 북한학을 공부하는 신진학자가 최근 워싱턴의 저명한 민간 연구소에서 북한 연구를 하며 미 의회도서관과 쿠바 국립도서관에서 북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다양한 국제 시각에서 북한을 연구하고 이해하려는 시도인데, 미국과 쿠바라는 상반된 체제에서 북한을 어떻게 다르게 바라보고 있는지, 한국 이화여대 북한학 석사 과정에 있는 고민정 씨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고 씨를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윌슨 센터에서 연구하면서 어떤 것들이 인상적이었나요?

고민정) 윌슨 센터에서 갖고 있는 자료들이 북한의 역사와 실체를 증명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점에서 연구사적 의의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과 수교를 맺고 있었던 소련, 헝가리, 동독, 루마니아 등의 외교 문서들이 이전에는 기밀이었는데 이후 공개 해제된 것들을 모아서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을 계속 윌슨 센터가 수행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부터 시작돼 처음에 모아 놓은 문서들을 모아서 책자로 발간하는 작업을 했다가 2000년대 이후에는 디지털화되어서 전부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있습니다.

기자) 마침 7·27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북한에서는 전승절이라고 주장하는데, 전쟁이 소련의 지원아래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됐다는 자료들도 윌슨센터에 있는 것으로 압니다.

기자) 네, 이전에 그런 연구가 계속돼 왔기 때문에 북한 또는 전쟁기 연구를 하는데 이미 많은 연구자에게 알려져 있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문화와 관련 해서도 외교 문서이지만, 참고할 수 있는 자료들이 많기 때문에 저는 개인적으로 그 쪽도 보기 위해 왔고 유익했었습니다.

기자) 미국의 저명한 연구소에서 6개월간 일하면서 어떤 것들을 느꼈는지 궁금합니다.

고민정) 미국의 Think tank에서는 아무래도 미국의 관점에서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고 미국의 이익을 바탕으로 한국의 문제에 관해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얘기하는 것과 결이 달라 장단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점은 한반도를 단순히 민족이나 정부의 이해 문제를 넘어서서 국제관계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됐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이란이나 중국, 북베트남 사례와 북한을 비교해서 많이 이야기를 하니까 다양한 시각을 더 갖게 됐습니다. 반면 안 좋았던 점은 아무래도 한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게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정책이 일리는 있지만, 그런 과정에서 한국인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에 대해 걱정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기자) 미 의회도서관에서 봉사 활동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주로 어떤 일을 도운 건가요?

고민정) 얼마 전에 미 의회도서관에서 북한 잡지들을 기사별로 데이터베이스화한 게 공개됐습니다. 그 데이터베이스를 보완할 게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담당자인 소냐 리 선생님과 이 잡지를 데이터베이스 정리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기자) 미 의회도서관이 북한 관련 자료들을 얼마나 갖고 있습니까?

고민정) 정확히 모두를 알 수 없지만, 인상적인 것은 북한 잡지들을 굉장히 많이 갖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찾기 힘든 1950년대에서 1960년대 발간된 북한 잡지들을 월별로 그대로 잘 보존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과 달리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이런 자료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연구를 위해 접근하기가 굉장히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자) 최근에는 쿠바를 방문해 북한 자료들을 검색하고 수집했다고 들었습니다.

고민정) 저는 북한이 같은 한반도에 있기 때문에 남한과 많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회주의 국가를 보면서 북한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쿠바에 가서 그런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또 쿠바 국립도서관에 북한 자료들이 많다는 것을 들었기 때문에 직접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쿠바 국립도서관에 북한이 보낸 자료와 쿠바와 북한 관계에 관한 책들, 논문, 문화 교류 같은 자료들을 확인하고 수집하기 위해 갔었습니다.

기자) 쿠바와 북한은 지구상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은 사회주의 국가인데, 비슷한 점도 있지만, 차이도 많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어떤 점들을 느꼈나요?

고민정) 우선 북한을 쿠바 사람들이 굉장히 싫어한다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치 북한 사람들이 유일신을 섬기는 것처럼 김씨 일가를 섬기는 것에 대해 굉장히 불쾌감을 나타냈습니다. 그것이 쿠바 사람들과 북한이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기자) 그러니까 개인을 우상화하는 게 마치 공산주의의 단면처럼 국제사회에 비춰지는 게 쿠바인들 입장에서 굉장히 불쾌하다는 얘긴가요?

고민정) 그렇습니다. 쿠바에서도 카스트로 정권이 상당히 오랫동안 집권했지만, 결이 다르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습니다. 또 다른 점은 아무래도 기후와 지리가 다르다 보니까 중미 히스패닉 사람들 특유의 여유로움? 그런 게 묻어나는 게 달랐던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북한에 가본 적은 없지만, 들은 북한인의 삶은 아무래도 좀 경직돼 있고 사람들을 믿기 보다는 의심하는 경향이 많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기자) 쿠바가 최근에 개방하다 보니 북한에도 시사하는 게 적지 않을 것 같아요

고민정) 제가 알기로 쿠바 사람들이 한 달에 받는 월급이 미 달러로 50~60불, 많으면 100불 정도 되는 것으로 압니다. 그런데 관광객이 하루에 쓰는 금액이 100불이 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쉽게 관광객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것에 사람들이 상당히 익숙해져 있는 모습이 보여서 혼란스러울 수 있고 그래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조금 아팠습니다.

기자) 이제 프로그램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데, 어떤 꿈과 계획이 있나요?

고민정) 제가 북한학을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이기도 한데요. 독일 베를린의 옛 동독 지역으로 가면 베를린 박물관이 있습니다. 동독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그들의 일상생활이 어땠는지를 담고 있는 박물관입니다. 나중에 북한 사람들이 살았던 삶이 어떤 것인지 담고 있는 박물관을 만드는 데 제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꼭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 우드로 윌슨 센터에서 북한 프로젝트를 연구한 한국인 청년 고민정 씨와 여러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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