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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미국 불법 이민자 가족 분리 문제’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위치한 미국관세국경보호청의 이민구치시설에서 구금돼 있는 어린아이가 TV 스크린으로 만화를 보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위치한 미국관세국경보호청의 이민구치시설에서 구금돼 있는 어린아이가 TV 스크린으로 만화를 보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 미국에 들어오다 잡힌 가족들을 분리시키는 조처를 두고 미국 안에서 논쟁이 한창입니다. 특히 아이가 부모와 떨어져 다른 시설에 수용되는 조처가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 시간에는 ‘미국 불법 이민자 가족 분리 문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논란의 발단 - 무관용 원칙”

지난 5월 7일 제프 세션스 미국 연방 법무부 장관은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오다 잡힌 사람들에게 ‘무관용(zero tolerance)’ 원칙을 적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녹취: 세션스 장관] “I have put in place a 'zero tolerance policy'…”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사람을 처벌 받을 것이고 특히 아이를 데려오는 사람은 자녀와 격리될 수 있다고 세션스 장관은 경고했습니다.

아이는 처벌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부모가 기소될 경우, 성인 수용 시설에 함께 구금할 수 없습니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5일부터 6월 9일까지 무관용 원칙에 따라 아이 2천300명 이상이 부모와 헤어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엘살바도르나 온두라스 등 중남미 나라 출신으로 범죄조직의 위협이나 극심한 가난 때문에 가족 단위로 미국 국경을 넘으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경을 넘다 체포된 사람도 크게 늘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이전에는 미국 남부 국경을 넘다 체포된 밀입국자들은 일정 기간 구금된 뒤 재판받을 때까지 석방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불법 이민자 가족 분리에 대한 비난”

무관용 원칙에 따라 분리 수용되는 아이들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자 미국내외에서 비난이 봇물처럼 쏟아졌습니다. 아이들을 부모로부터 떼어놓는 것이 너무 비인간적이라는 것입니다.

[녹취: 아이들 울음 소리] “스페인어”

또 몇몇 매체를 통해 부모를 떠나 수용소에서 지내는 아이들 상황이 알려지면서 무관용 원칙에 대한 비판이 더 거세집니다.

갈수록 비난 여론이 커지자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20일 새로운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m signing an executive order…”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자리에서 국경을 강화하길 바라지만, 동시에 연민도 느낀다며 가족이 함께 지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은 법적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가족이 함께 있을 수 있게 했습니다. 또 불법이민자 가족과 관련된 민원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아이들 수용 기간에 대한 법원 결정을 다시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불법 이민자 가족 분리의 법적 근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야당인 민주당이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이 만들어 놓은 법 탓에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겁니다.

하지만, 현재 불법으로 국경을 넘다 잡힌 부모로부터 아이를 떼어놓도록 의무화한 법은 미국에 없습니다.

지난 1997년에 나온 ‘플로레스 소송 합의안’은 혼자 국경을 넘다 잡힌 미성년자를 20일 넘게 구금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또 이들 아이를 석방해 부모나 친척 그리고 보호자에게 인계하도록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08년 4월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서명한 ‘반 인신매매법’은 혼자 미국에 들어오다 잡힌 미성년자를 72시간 안에 연방 보건후생부(HHS)에 인계하고 이들이 안전하게 머물 곳을 마련하도록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두 법은 모두 부모와 함께 불법으로 들어온 아이를 부모와 격리하도록 규정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아이를 가족과 격리하도록 한 조처는 결국 미국 국경을 불법으로 넘는 사람들을 모두 처벌한다는 ‘무관용 원칙’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불법 이민자 가족 분리를 막으려는 노력들”

이런 무관용 원칙이 가져온 결과를 두고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소재 연방 지방법원에서 지난 6월 26일 눈길을 끄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녹취: 아이들 울음 소리] “스페인어”

이 법원 판사는 판결에서 미국에 밀입국하려다 부모와 헤어진 아이들 가운데 5살 아래는 2주 안에, 그리고 5살 이상은 한 달 안에 가족과 합류시키라고 연방 정부에 명령했습니다.

미국 민권단체인 시민자유연맹(ACLU)는 지난해 미국에 들어왔다 6살짜리 아이와 헤어진 콩고 출신 여성을 대리해 소송을 냈었습니다.

연방 지법은 또 다른 시설에 수용된 부모와 아이가 정기적으로 연락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다하고 헤어진 아이 없이 부모만 국외로 추방하지 말라고 지시했습니다.

한편 같은 날 미국 내 몇몇 지역 정부가 미국 남부 국경을 불법으로 넘다 잡힌 부모와 아이를 다시 연방 정부가 서로 떼어놓지 못하게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소송에는 워싱턴, 캘리포니아, 메릴랜드, 버지니아, 일리노이, 워싱턴 D.C. 등 미국 내 18개 지역 정부가 참여했습니다.

이 소송 결과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무관용 원칙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관용 원칙을 둘러싼 새로운 움직임”

트럼프 행정부가 도입한 불법 이민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에 최근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습니다.

국경 관리 주무 부서인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 케빈 매컬리넌 국장은 지난 6월 25일 기자들에게 CBP가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입국자와 미성년 자녀 격리정책을 철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자녀들과 함께 멕시코 국경을 불법으로 넘은 부모들을 검찰 측에 넘기는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고 말했습니다.

매컬리넌 국장은 예하 요원들에게 불법 입국자 부모들이 아이들과 격리되지 않으면서도 기소될 수 있는 방법에 CBP와 연방 법무부가 동의할 수 있을 때까지 이들을 검찰에 회부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무관용 원칙을 바꾸지 않았지만, 자원이 부족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연방 의회가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샌더스 대변인] “Hopefully congress passes the law…”

트럼프 행정부는 필요한 조처를 했고, 남은 문제는 연방 의회가 정식으로 법을 만들어 해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계속 연방 의회에 관련 법안을 만들어 줄 것으로 요구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미국에 몰래 들어오다 잡힌 사람들을 대량으로 수용할 시설을 만드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경에서 체포된 불법 이민자 가족 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됩니다.

뉴스 속 인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후보

뉴욕 14 연방 하원 선거구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민주당 하원 중진 의원인 조 크롤리 의원을 제치고 당선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후보(왼쪽)가 뉴욕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욕 14 연방 하원 선거구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민주당 하원 중진 의원인 조 크롤리 의원을 제치고 당선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후보(왼쪽)가 뉴욕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최근 뉴스에서 화제가 됐던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이 시간 주인공은 뉴욕주 연방 하원의원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후보입니다.

지난 6월 26일 치러진 뉴욕주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연방 하원의원 14선거구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무명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후보가 민주당 중진인 조셉 크롤리 의원을 꺽었기 때문입니다.

올해 나이가 28세에 불과한 오카시오-코르테스 후보는 공직에 선출된 경험이 전혀 없는 정치 초년생입니다. 반면 크롤리 의원은 11선에 도전하는 중견 정치인이었기 때문에 놀라움이 더 컸습니다.

만일 오카시오-코르테스 후보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당선되면 연방 하원 의원 최연소 당선 기록을 세웁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후보는 어머니가 푸에르토리코 태생이며 아버지는 뉴욕 출신입니다. 그는 보스턴대학에서 경제학과 국제관계학을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대학 졸업 뒤엔 가족 생계를 위해 식당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후보는 대학 시절 고 에드워드 케네디 연방 상원의원을 위해 일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 뉴욕으로 돌아온 뒤 한동안 지역 풀뿌리 운동에 관여했습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후보는 이후 2016년 대선을 계기로 중앙정치권에 입문합니다. 그는 당시 무소속으로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선거진영에 참여했습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후보는 2016년 인디언 보호구역 송유관 건설 사업 반대 운동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선거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주당 내 사회민주주의자 집단의 일원인 오카시오-코르테스 후보는 민주당 안에서 가장 좌파적인 성향을 가진 후보로 평가됩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후보는 예비선거에서 승리가 확정된 뒤 자신의 당선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녹취: 오카시오-코르테스 후보] “I'm hoping that more candidates like me..."

자신과 같은 후보가 더 많이 나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바로잡을 수 있으면 한다고 오카시오-코르테스 후보는 말했습니다.

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 불법 이민자 가족 분리 문제’ 그리고 ‘뉴스 속 인물’로 뉴욕주 14 선거구 민주당 연방 하원 의원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후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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