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 전직 관리들 “핵무기와 체제 안전, 인권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


미국 워싱턴의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NED)에서 13일 북한 문제 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로버타 고헨 전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 정 박 브루킹스 연구소 한국 석좌, 마이클 그린 CSIS 부소장

북한의 핵무기와 체제 안전 보장, 인권 사안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따로 분리해 접근하기 힘들다고 미 전직 관리들이 지적했습니다. 살아있는 우상을 숭배하는 독재 체제에 대한 안전 보장은 개인의 평등과 인권, 시장 경제와 대척점에 있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비핵화 추구가 매우 어렵다는 겁니다. 한 전직 관리는 평화를 이유로 인권에 침묵하는 것은 자기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며 북한 인권에 관심이 적은 한국 사회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미 전직 관리들이 북한 핵무기와 체제 안전보장, 인권을 분리할 수 없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미 정보당국 고위직 출신인 정 박 브루킹스 연구소 한국 석좌는 13일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NED)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미국과 북한은 비핵화뿐 아니라 체제 안전과 경제 발전에 대한 생각도 서로 분명히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정 박 석좌] “Their desire to develop economy and our thoughts about developing economy are completely different.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정권이 비핵화 없이 체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했기 때문에 결국 북한의 안전과 미래는 핵무기가 아닌 미국이 강조한 경제 발전에 따라 좌우돼야 하지만, 북한 정권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없다는 겁니다.

북한 수뇌부는 미국의 제국주의와 자본주의가 북한의 발전을 이끄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심지어 중국의 사업 자본이 자국 경제를 주도하는 것도 용인하지 않는다는 게 박 석좌의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번영을 강조하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직접 보여준 영상도 북한 최고수뇌부에는 공격적인 위협으로 비쳤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 석좌는 최고 지도자를 신처럼 숭배하는 북한 체제와 인권이 완전히 상반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개인을 우상화하는 체제에서 인권과 국제사회 편입은 정반대 개념이란 설명입니다.

[녹취: 정 박 석좌] “ When you have this cult personality, it is antithetical to human rights and to opening up in this community of nations.

박 석좌는 살아있는 최고지도자에게 인간 평등과 표현의 자유, 개인주의, 시위와 집회의 권리는 양립될 수 없으며 이를 압제하는 것은 또 다른 인권 침해이기 때문에 북한 체제에 적용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는 누구도 아닌 최고지도자와 해결해야 한다며 미-북 정상회담을 했지만, 이후 과정이 우상 숭배 체제를 압박하기 때문에 비핵화와 체제 안전보장, 인권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있다는 겁니다.

박 석좌는 앞서 VOA에 이런 우상화 교육이나 내부 체제 선전에 변화가 있어야 노선 변화로 볼 수 있다며 비핵화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전망했었습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도 비핵화와 체제 안전, 인권이 모두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그린 부소장] “They need the nuclear weapons to ensure that the international community doesn’t have opportunity to open their society”

그린 부소장은 과거 조지 W부시 대통령을 면담했던 북한 요덕 관리소 출신 강철환 씨의 증언을 소개하며 북한 정권이 핵무기가 필요한 핵심 이유는 국제사회가 북한 사회를 개방하는 기회를 갖지 못하게 하는 데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북한 정권이 미국의 위협으로 핵무기를 개발했기 때문에 비핵화를 위해서는 미국이 체제 안전보장을 해줘야 한다고 하지만, 정작 북한 정권은 주민들을 최대 위협으로 여겨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겁니다.

그린 부소장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1972년 역사적인 미-중 정상회담을 미-북 정상회담 때 적용했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린 부소장] “President Nixon had a long statement about how we stand by democratic values, free market capitalism of our allies……”

미-중 정상회담 성명에서 마오쩌둥이 북한을 언급하며 공산주의의 우수성을 주장하고 닉슨 대통령이 한국·일본·타이완 등 동맹의 민주주의 가치들·자유시장 경제의 우월성을 강조했듯이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가 어떤 가치에 서 있는지를 미-북 정상회담에서 분명히 밝혔어야 했다는 겁니다.

그린 부소장은 행사 후 VOA에 이런 인권과 법치, 시장경제, 민주주의 가치를 북한 주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도 북한의 인권 문제를 지적하는 것뿐 아니라 우리가 누구이고 어떤 가치를 대표하는지를 북한과의 대화에서 분명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Who we are and what we stand for needs to be conveyed in a discussion with North Korea.”

인권은 미국의 역사이자 사상이기 때문에 숨길 이유가 없으며 표현과 정보 등 정보의 자유는 물론 식량권과 민생 등 정부가 자국민을 지원해야 할 광범위한 사안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제쳐둬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이날 VOA에 최근 한국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한 정권이 반발하는 인권 문제를 제기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현상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You cannot expect a peace from a dictatorial government that is really run by one person and others around that person because that is no foundation for peace.”

한 사람과 그를 둘러싼 측근들이 국가를 운영하는 독재 정부는 평화의 기반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진정한 평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겁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평화를 논의해야 하지만, ‘나’를 대표하는 정체성과 가치, 제도가 무엇이고 상대가 이를 잘 이해하는지를 매우 신중하게 확인하며 이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