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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키언 전 참모차장] “김정은, 핵 포기할지 미국에 빼앗길지 선택해야”


잭 키언 전 미국 육군 참모차장.
잭 키언 전 미국 육군 참모차장.

북한은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할지, 미국에 강제적으로 빼앗길지 선택해야 한다고 잭 키언 전 미 육군 참모차장이 밝혔습니다. 4성 장군 출신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키언 장군은 7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미-북 회담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주한미군 가족동반제 폐지와 역내 공군력 증강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옵션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북한에 명확히 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방장관 후보로도 거론됐던 키언 장군을 김영남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미-북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릴 전망입니다. 현실적인 목표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키언 장군) 저는 비핵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에 완전히 동의합니다. 미국은 핵무기와 핵 물질 시설, 보관 시설, 연구 시설, 그리고 탄도미사일 등 모든 것을 완전하게 해결하려 할 겁니다. 미국은 미국의 사찰단을 통해 이를 검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과거 실패했기 때문에 이 문제를 다시 IAEA에 넘기지 않을 겁니다. 다른 국가들에서 독자적으로 파견하는 사찰단을 환영할 수도 있겠죠. 이번 회담의 목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이를 검증하는 겁니다. 한 차례의 회담에서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이게 미국이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기자) 한 번의 회담으로 목표 달성이 어렵다면 비핵화까지는 얼마나 걸릴 것으로 내다보십니까?

키언 장군) 북한은 아마 이 절차를 매우 오랫동안 단계적으로 하려 할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가 끝나는 2020년보다 뒤로 미루려 할 것으로 봅니다. 이런 상황이 된다면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실수를 하는 것이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미국은 최소 2020년까지 이 과정을 마무리하고 가능하면 더 빠르게 진행하려 할 것 같습니다. 물론 단계적이겠지만 오래 걸리는 방안은 쓰지 않을 겁니다. 북한은 이런 각본을 과거에도 사용했습니다. 장기적 목표를 제시하고 어떤 것을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미국이 양보를 제공하면 이 약속들을 지키지 않았죠. 트럼프 행정부는 매우 냉정하게 접근하고 있고 과거처럼 북한의 조작에 당하지 않을 겁니다.

기자) 어쩔 수 없이 단계적 방식을 택해야 한다는 말씀이신데요. 그 역시 과거를 반복하는 것 아닌가요?

키언 장군)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김정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비밀리에 만난 뒤 비핵화가 자신의 목표가 아니라는 말을 했습니다. 태도가 바뀐 거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의 말투가 바뀐 게 아니라 정책의 세부 내용이 바뀌었다는 판단에 회담을 취소했습니다.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정권과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은 김정은이 협상 테이블에 용납할 수 없는 것을 올려놓거나 김정은이 핵무기를 실제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되면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들은 회담장을 떠날 것이고 이게 과거 행정부들과의 차이점이 될 겁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에 회담장을 떠나면 어떤 일이 이어질까요?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몇 개월 전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키언 장군) 첫 번째 회담이 실패할 것 같지는 않지만 회담이 실패하게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최대 압박을 가할 겁니다. 미국은 북한에 가할 수 있는 새로운 제재들을 준비해 놨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이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하는 등 정책을 바꿔 그런 제재를 가하지 않았죠. 중국에 부과하는 제재도 포함돼 있습니다.

기자) 경제 압박 외에 어떤 조치들이 남아 있을까요?

키언 장군) 상황이 악화된다면 미국이 주한미군의 가족동반제를 중단하는 것을 보게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이 역내 보유 무기와 공군력을 증강할 수도 있습니다. 군사 압박을 늘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옵션을 가하는 것에 진지하다는 것을 김정은 정권이 알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아주 쉽게 설명하자면 미국은 김정은에게 체제 안정과 경제 번영 기회의 대가로 핵무기를 포기하라고 말하는 겁니다. 만약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미국에 건네지 않으면 미국은 이를 빼앗을 것이라는 점을 알려주는 거죠. 이는 김정은의 선택입니다.

기자)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북한의 역량을 제한하는 것을 현실적 협상 목표로 제시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목표에 동의하십니까?

키언 장군) 그런 발언을 듣지는 못했지만 이는 미국의 정책이 아니고 왜 이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폼페오 장관과 직접 얘기를 나눠봤는데 폼페오 장관은 완전한 비핵화라는 점에 있어 절대적으로 단호합니다. 저는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놔둬 이란이나 극단적인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에게 핵무기를 확산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든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또한 역내 동맹국들을 핵무기나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탄도미사일로 타격할 역량을 남겨두는 것 역시 말이죠. 이는 용납할 수 없으며 미국의 정책이 아닙니다.

기자) 종전선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에 핵이 있는데도 종전선언이 가능합니까?

키언 장군) 저는 주요 당사국인 북한과 한국, 중국, 미국이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에 서명하는 것은 좋은 일이고 오는 첫 회담에서도 동의가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종전이 선언되고 평화협정이 체결된다면 이후 비무장지대 지역에서 북한과 한국이 군대를 각각 후퇴시키는 조치가 이뤄져야 합니다.

기자) 북한은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일각에서는 한반도 비핵화의 뜻이 주한미군 철수와 미국의 핵우산 제공 중단, 궁극적으로는 미-한 동맹 폐기라고 주장하는데요.

키언 장군) 저는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 주한미군이 철수할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협상 카드라고는 생각하지만 빠른 시일 안에 이뤄질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평화협정을 통해 북한의 재래식 무기에 따른 위협을 줄이고 핵과 탄도미사일이 폐기된다고 해도 역내에 미군이 있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되면 주한미군의 정당성은 줄어들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가 완전하고 검증됐을 때에만 이를 협상 카드로 사용해야 합니다. 평화협정 이후에 이뤄져야 하는데 이는 주한미군이 애초에 왜 있었는지에 대한 정당성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주한미군은 미국에 큰 지렛대 역할을 합니다. 미군이 한국에 주둔한 이유는 핵무기 때문이 아니라 재래식 무기 때문이었습니다. 재래식 무기 위협이 사라져야 한다는 겁니다.

기자) 결국 어떤 형태의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는 건데요. 과거 인도 사례와 마찬가지로 미국은 이들 국가들이 핵을 갖지 못하도록 했지만 결국 보유한 뒤에는 관계가 정상화되는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까?

키언 장군) 인도는 불량국가가 아니었고 무기로 전세계를 위협하지 않았습니다. 인도는 자신들이 위협이라고 생각한 파키스탄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핵무기를 원했습니다. 인도는 억압적인 정권이 아니었고 민주주의 국가였습니다. 북한은 전세계뿐만 아니라 이제는 미국까지 위협하는 불량국가이며 세상에서 정치범 수감자가 가장 많은 곳입니다. 인도와 북한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기자) 트럼프 행정부는 외교적 방법으로 북한 문제 해결을 원하지만 군사옵션 역시 항상 테이블에 남아 있다고 밝혀왔습니다. 일각에서는 확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국은 군사옵션을 가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는데요.

키언 장군) 미국은 김정은이 핵무기와 관련 역량을 포기하는 것을 돕는데 전념하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군사 작전을 실시해 이런 무기들을 뺏을 겁니다. 이게 지금 상황이고 트럼프 행정부가 전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은 어떤 위협이 존재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또한 군사 작전을 실시할 많은 옵션 역시 있습니다.

잭 키언 전 미 육군 참모차장으로부터 오는 미-북 정상회담의 전망과 한계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김영남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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