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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북부에 있는 로드아일랜드주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서 가장 작지만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주민들의 자부심이 아주 강한 곳입니다. 크기가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는 곳, 로드아일랜드인데요.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여행, 오늘은 미국의 가장 작은 보석 같은 주, 로드아일랜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디오] 바다의 주(Ocean State),로드아일랜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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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Rhode Island State Song ]

지금 흘러나오는 이 노래는 로드아일랜드의 주가, 로드아일랜드주를 대표하는 노래입니다. "여러 주를 가봤지만 내 마음을 앗아간 곳은 '로디(Rhody)'예요."라고 노래하고 있는데요. 로디는 로드아일랜드의 애칭입니다. 갈매기가 날고 푸른 파도가 바위를 적시는 곳, 아름다운 배들이 정박해 있고, 뱃사람들을 위해 등대가 깜빡이는 곳, 로디는 다른 49개 주를 다 품고 있는 곳이라는 가사입니다.

로저 윌리엄스가 자신의 식민지를 본다면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이런 흥미로운 노랫말도 나오는데요.
주가에 나오는 이 로저 윌리엄스라는 사람이 바로 로드아일랜드주를 처음 세운 사람이라고 하네요. 로드아일랜드대학교 김희몽 교수의 도움말입니다.

[녹취: 김희몽 교수] "여기 시작이, 로저 윌리엄스라는 목사님이 시작하셨는데요. 400여 년 전에, 그분이 사실 보스턴에서 당시 활동하셨는데 약간 아이디어가 틀리셔서 박해받고 여기 와서 세운 게 로드아일랜드입니다. 그분이 제일 처음 한 게 종교의 자유를 이야기했어요. 여기는 누구나 원하는 종교를 가질 수 있는 곳이다. 보스턴과 구분하면서. 처음 주가 생긴 유래가 그렇게 되죠. "

로저 윌리엄스 목사는 종교의 자유 아래 모든 종교를 다 수용하고, 교회와 국가는 분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퀘이커교, 유대교, 가톨릭은 물론,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신앙도 받아들였고요. 심지어 종교를 갖지 않는 사람들도 다 존중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이런 생각은 당시 청교도 사회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지나치게 개혁적인 사상이었던 거죠. 결국 윌리엄스 목사는 매사추세츠 보스턴의 청교도 공동체에서 쫓겨나게 되는데요. 그래서 윌리엄스 목사는 남쪽으로 내려가 그곳 원주민들이 내준 땅에 새로운 공동체를 세우고 '로드아일랜드 앤드 프로비던스 플랜테이션(Rhode Island and Providence Plantations)'이라고 불렀습니다. 오늘날 로드아일랜드에는 이탈리아, 프랑스계통 사람들이 특히 많은데요. 로드아일랜드의 이런 역사와도 관련이 있다고 하네요.

[녹취: 김희몽 교수] "당시 보스턴에 살던 프랑스, 이탈리아 계통 사람들이 많이 왔어요. 왜냐면 그 사람들은 가톨릭이거든요. 보스턴에서 박해를 받았다고 하긴 좀 그렇고, 안 좋은 대우를 받은 거죠.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이 여기로 많이 와서 이탈리아 사람들이 많아요. 프로비던스의 '페더럴힐(Federal Hill)'이라는 곳에는 이탈리아 식당이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아일랜드계, 프랑스계도 섞여 있고, 요즘은 스페인계 사람들이 늘고 있고요"

로드아일랜드 사람들은 매우 독립적이고 진보적이라는 소리를 듣는 편인데요.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동부 13개 주 가운데 제일 처음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포한 주도 바로 이 로드아일랜드였다고 해요. 또 지금도 다른 인종, 다른 종교에 대해서 상당히 포용적이라고 하네요

[녹취: 김희몽 교수] "아까 말씀드린 대로 종교의 자유, 매우 열려 있는 주라서 타지에서 온 사람들이 많아요. 베트남전 끝나고는 '보트피플(boat people)', 베트남 난민들을 많이 받아들여서 베트남인들이 꽤 많아요. 2세들도 많고. 저희 학교에서도 아시안 학생은 주로 캄보디아와 베트남이 꽤 많아요. 베트남 전문 음식점도 많고, 전통 사람들이 만들어서 맛있대요."

로드아일랜드에는 또 내전을 피해 온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인들의 공동체도 제법 크게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는 약 25만 명에서 30만 명 정도의 라이베리아인들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가장 많이 모여 사는 곳이 미네소타주로 3만 명 정도 되고요. 로드아일랜드에도 1만5천 명 정도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라이베리아 여성의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라이베리아인 여성] "로드아일랜드는 생활비가 적게 들어요. 환경이 아이들 키우기도 좋고요. 저희 고향에 있는 것 같이 편안해요. 뉴욕이나 이런 대도시와는 다르죠. 사람들도 관대하고요. 직장 갖기도 비교적 쉽습니다. 또 이곳에 먼저 정착한 라이베리아 사람들이 많은 것도 큰 도움이 돼요. 저희들은 한데 모여 살기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자주 만나서 서로 도울 것이 없나 알아보기도 하고, 고국의 정세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반면 한국계는 많지 않은 편이라고 하네요. 김희몽 로드아일랜드대학교 교수의 도움말입니다.

[녹취: 김희몽 로드아일랜드 대학교 교수] "한국 사람은 300가정 정도 됩니다. 그러니까 한 1천 명 남짓. 학생들 빼고요. 학생들은 요즘은 유학생 줄었는데, 지난 20년간은 '브라운대학교(Brown University)'와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에 한국 학생들이 참 많았어요. 특히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은 한국에서 유명하게 알려져서 그런지, 한국 학생들이 20% 이상 차지한 적도 있었습니다. 요즘은 중국 학생들이 많아요."

로드아일랜드의 한인사회 규모는 별로 크지 않지만, 30년 전부터 시작된 로드아일랜드 한국학교는 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교사진 등 매우 견실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녹취: 김희몽 로드아일랜드 대학교 교수] "저희 한인 학교는 한인회가 세운 곳입니다. 보통 한국 학교들은 교회 학교들이 많은데 저희는 종교를 떠나 한인회 회장님들이 2세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세웠습니다. 브라운대학교에서 30년 동안 있었어요. 30년 전에 강경식 브라운대학 물리학 교수님이 역할을 해서 학교 건물 방 10개를 무상으로 썼는데, 학교 총장님이 바뀌면서 어린아이들 시설로 적합하지 않다고 해서 지금은 교회 건물을 쓰고 있는데요. 제가 있는 로드아일랜드대학교의 도움을 받으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의 워터파이어 행사. 사진 출처=WaterFire Providence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의 워터파이어 행사. 사진 출처=WaterFire Providence

타박타박 미국 여행, 함께 하고 계십니다.

로드아일랜드의 주도는 '프로비던스(Providence)'라는 곳인데요. 이 프로비던스는 특히 봄부터 늦가을까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야경으로 아주 유명합니다. 바로 강 위에서 하는 불놀이 때문입니다. 강 위에서 하는 불놀이라...상상이 잘 안 되시죠? 프로비던스시는 대서양에서부터 들어온 강줄기가 유유히 도시 한가운데를 흐르는데요. 이 강 위에 수십 개의 화덕 같은 걸 띄우고 그 위에 모닥불을 피우는 모습이 장관이라고 합니다.

[녹취: 김희몽 교수] "90년대 중반에 프로비던스 시를 재개발해서, 전에는 강물을 복개해서 차가 다니고 했는데, 드러내고, 물줄기를 다시 잡고 거기다 공원을 만들었어요. 당시 브라운 대학교 출신 예술가가 '워터파이어(Water Fire)'라는 아이디어를 내서 시가 설치했는데, 강 한가운데 화덕 같은 걸 만들어 놓고, 2~30m 간격으로 거기다 장작을 쌓아놓고, 불을 지펴요. 한 100개가 쫙 타는 거죠. 열기가 대단해요. 그리고 음향 잘해놔서 음악을 틀고, 굉장히 유명해요."

워터파이어 행사는 보통 5월 말,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Memorial day) 공휴일 즈음에 시작해서 11월 초까지 이어지는데요. 해마다 10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보러와, 로드아일랜드 경제에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로드아일랜드의 자랑거리로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곳이 있습니다. '뉴포트(New Port)'라는 곳인데요. 새로운 항구라는 뜻에서 짐작하실 수 있겠지만 정겨운 선착장과 보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요트, 배들, 싱싱한 해산물과 흥겨운 정취... 네, 바다 내음이 물씬 나는 곳입니다.
그런데요. 이 뉴포트는 19세기, 미국 부호들의 여름 휴양지로 이름을 떨친 곳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해안선을 따라 땅을 사들여 유럽식 궁전을 본뜬 '여름 별장' 대저택을 지었는데요.

[녹취: 김희몽 대학교 교수] "동쪽에서 내려온 바다 끝에 뉴포트가 있어요. 뉴포트는 맨션으로 유명한데요. 뉴욕의 부자들이 섬머하우스(Summer House)로 100여 년 전부터 맨션들을 지었습니다. 제일 유명한 사람이 '밴더빌트(Cornelius Vanderbilt)라고, 뉴욕 맨해튼의 그랜드 센트럴스테이션 철도(Grand Central Station)도 그 사람 소유였어요. 그 사람이 뉴포트에 맨션을 지어놓고 여름에 와서 쉬고 갔다고 해요. '브레이커스(The Breakers)' '마블 하우스(Marble House)'같은 저택들인데 파리 베르사유 궁전을 그대로 본뜬 것도 있고요.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뉴포트의 대저택들은 오늘날에는 재즈, 블루스, 포크, 클래식 등 음악 축제가 열리는 장소로도 쓰이면서, 많은 이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고 하네요.

[녹취: 김희몽 로드아일랜드 대학교 교수] "여름에 뉴포트 뮤직 페스티벌이 열리는데요. 클래식은 주로 실내악 위주로 하는데, 공연 장소가 맨션이에요. 무도회 하던 홀에 의자 놓고 무대 만들어 놓고 바다 쪽 창문 다 열어놓고, 파도 소리와 시원한 바람 소리와 어우러져서 정말 좋습니다. 매우 낭만적이죠. "

네,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시간이 다 됐는데요. 저는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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