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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이후 북한 경제, 국제금융 편입과 해외투자로 재건해야”


지난 2003년 12월 11일 북한 개성 인근 철로의 모습.
지난 2003년 12월 11일 북한 개성 인근 철로의 모습.

북한 비핵화 이후 경제 지원을 미국이 아니라 한국, 일본 등이 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각국의 역할이 모두 다르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미국은 국제 금융 시스템을 통해 북한을 세계경제에 편입시키는 역할을 맡고, 한국과 일본은 국교정상화에 따른 투자 방식으로 북한 경제 재건을 도울 수 있다는 진단입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안소영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지난 1일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난 트럼프 대통령.

[녹취: 트럼프 대통령] “Well, what's going to happen is South Korea will do that. No, I don't think the United States is going to have to spend. I think South Korea will do it. I think China -- I think, frankly, China will help out. I think that Japan will help out. No, I don't see the United States spending a lot of money.

북한에 대한 원조는 미국이 아닌 이웃 국가인 한국과 중국, 일본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은 미국의 몫이지만, 비핵화 진전에 따른 경제적 보상은 북한의 주변국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습니다.

북 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다소 특이하게 받아들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I surprised when he said that after he said so many things to suggest US will be standing by North Korea economically, so it was a little unusual.”

그 동안 미국은 (비핵화하면)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여러 가지 제안을 해 왔는데, 이제와서 그 부담을 이웃 국가에 떠넘기려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북한 비핵화 대가에 대한 각 국의 역할이 다르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브라이언 뱁슨 전 세계은행 북한 담당관은 미국의 주된 역할은 제재를 해제하고, 북한을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 등에 가입시켜 보통 국가로서 세계 경제에 편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뱁슨 담당관] “ I think US’s main role is to support the removal of sanctions and allowing supporting North Korea moving towards intergrading with the world’s economy more as normal country which means supporting their getting involve with IMF.”

다시 말해 미국의 대북 지원은 사회기반시설 조성 등의 사업이 아니라 인권이나 일부 사회 관련 부문에 그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뱁슨 전 담당관은 사실상 미국의 민간 기업들도 북한에 대한 투자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뱁슨 담당관]”I don’t see a great appetite for investing in North Korea for American private sectors as the way there is for investing in China and Vietnam, so I don’t think it is realistic to think US will be a major economic player in North Korea. What’s important is having its primary neighbors who are going to be China, South Korea, Japan feeling more open about investing and trading with North Korea.””

미국 기업들이 북한을 중국과 베트남과 같은 수준의 투자처로 보고 있지 않은 만큼 비핵화 이후에도 미국이 북한 경제에 주요 일원으로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대신 북한의 이웃 나라들로서 지정학적 이점을 갖고 있는 중국과 한국, 일본이 대북 투자와 거래에 더욱 열려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국무부 대북 지원 감시단으로 활동했던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북한의 주변국과 미국이 말하는 대북 지원이 일종의 ‘퍼주기 식’ 프로젝트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We should help them, push them to change their system. That will be the best assistant that we can give them, but I am not thinking in the region or US should offering them like financial assistant.”

북한이 자립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돕는 방식이 최상의 지원이며, 미국과 역내 어떤 국가도 북한에 (돈을 주는 의미의) 경제적 지원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때문에 브라운 교수는 북한의 비핵화 대가로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간다거나 대부분의 비용을 한국이 부담할 것이라는 추정은 사실에 입각한 연구 결과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What it is confused is the idea of investment and aid. North Korea’s railroad system has to rebuild for sure, and that can cost 100 billion dollars, but I think investing North Korea’s railroad system would be huge profits for the investors. If there’s a pay off and if it is profitable I don’t call that a cost, I will call it an investment opportunity it is not minus it is all plus.”

브라운 교수는 이를 지원이 아닌 투자 개념으로 해석했습니다. 가령 북한 철도 재건에 천 억 달러가 든다 하더라도, 여기서 얻은 막대한 이윤이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면 이는 투자 기회라는 설명입니다.

앞서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은 영국의 한 연구소와 함께 10년 동안 세계가 짊어져야 할 북한 비핵화 비용을 2조 달러로 추산한 바 있습니다.

뱁슨 담당관은 북한의 미래 경제 개발 부담을 한국이 대부분 짊어질 것이라는 예측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뱁슨 담당관] “I don’t think it is realistic to think South Korea is going to carry big burden of North Korea’s future economic development. I think that the certain amount of the cost of economic investment will come from normalization of relations with Japan, just when South Korea normalized the relations in 1965.”

지난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경제 개발 비용의 일부는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충당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한국은 1965년 한일국교 정상화 과정에서 경제협력 기금 형태로 무상 3억 달러, 유상 2억 달러를 지원받은 바 있습니다.

뱁슨 담당관은 또 북한의 핵 폐기 비용은 비핵화 실현을 추구해 온 미국과 주변국이 공동 부담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녹취: 뱁슨 담당관] “Cost of doing that, I think that there is likely to be an expectation of burden among the countries to see that happen. I think it is fair to that there will be an expectation that the US government would kick in funding and I have a feeling that they will look to the UN groups like the IAEA to play important role in dismantlement and verification process which will be funded multilaterally through funding mechanism.”

미국이 UN 회원국을 중심으로 핵 폐기 비용 자금을 마련하고 다국적 지원으로 모인 비용을 토대로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북한의 핵 폐기와 검증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한편 힐 전 차관보는 미국이 북한 비핵화 협상의 당사국인 만큼 북한의 핵 폐기 비용을 일부 부담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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