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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미국을 강타한 BTS 열기


버지니아 주 비엔나에 사는 BTS 팬클럽 아미(A.R.M.Y) 고등학생 회원들.
버지니아 주 비엔나에 사는 BTS 팬클럽 아미(A.R.M.Y) 고등학생 회원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한국의 7인조 남성 악단 '방탄소년단'이 미국 대중음악사에 새로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최근 빌보드 200이라고 하는 음반 순위 1위에 오른 건데요. 한국어로 된 노래가 빌보드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또 가장 인기 있는 노래 100곡을 선정하는 'Hot 100' 순위에선 10위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BTS가 미국에서 이렇게 높은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미(A.R.M.Y)라고 불리는 BTS 팬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오디오] 미국을 강타한 BTS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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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 미국을 강타한 한국 보이 밴드, BTS”

워싱턴 D.C.에서 멀지 않은 버지니아주 비엔나의 한 공공 도서관. 인근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 몇 명이 모여 방과 후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고등학생들이 듣고 있는 노래는 바로, BTS의 신곡 "Fake Love"였습니다.

[현장음: 고등학생들]

음악에 안무도 곁들여 가며 따라부르는 학생들. 한국어 가사가 나올 때 슬쩍 우물거리며 넘어가다가도 다시 영어 부분이 나오면 자신 있게 따라 부릅니다.

이 고등학생들은 다름 아닌 아미(A.R.M.Y.)인데요. 아미는 군대라는 뜻으로 방탄소년단과 군대는 항상 함께 한다는 의미와, ‘청춘을 위한 사랑스러운 대표자’라는 말의 영어 약자이기도 하죠. 전형적인 미국 고등학생인 앤드루 군과 에밀리, 새라, 티아나, 니투 양. 어떻게 해서 아미가 된 걸까요?

[녹취: BTS 좋아하게 된 계기]

학생들은 우연히 뮤직비디오를 보고, 또는 친구들이 BTS 음악을 듣는 걸 보고는 관심이 생겼고 결국 BTS에 푹 빠지게 됐다고 했는데요. 혹시 한국말로 된 노래가 낯설 게 느껴지진 않았을까요? 앤드루 군은 한국어로 된 가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녹취: 앤드루] “저는 음악을 들을 때 부르는 가수나 노래 자체가 좋으면 되지, 가사를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가사는 따로 찾아보면 되니까요. 또 BTS의 경우는 뮤직비디오를 보면 뭘 말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한국말을 못 하는 게 상관없어요.”

한국말이 문제가 될 게 없다는 학생들, BTS가 미국 학생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녹취: 니투] “BTS는 음악과 춤도 정말 완벽하고 멋지지만, 특히 뮤직비디오라고 하는, 노래와 춤을 담은 동영상은 미국 가수는 물론, 다른 K-pop 가수들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있어요. 정말 큰 노력과 시간이 들어간 뮤직비디오라는 게 보이거든요.”

[녹취: 새라] “BTS는 시기를 아주 잘 탄 것 같아요. 미국에서 소셜미디어 이용이 많아질 때 등장했죠. 또 처음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덕분에 전 세계 팬들을 만나게 됐다고 생각하고요. 또한, 소셜미디어 덕에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새라 양의 말처럼 BTS의 성공 요인을 두고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소셜미디어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미국에서 소셜미디어가 보편화 되고 특히 젊은 세대가 소셜미디어를 폭발적으로 이용하면서 BTS가 미국에서 이렇게 큰 인기를 누릴 수 있게 됐다는 건데요. VOA 방송에서 ‘보더크로싱(Border Crossings)’이라는 음악 전문 방송을 진행하는 래리 런던 씨 역시 BTS의 성공 요인을 소셜미디어에서 찾았습니다.

[녹취: 래리 런던] “BTS는 소셜미디어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빌보드 순위 ‘소셜차트’에서 75주 동안 1위를 유지했고요. 또 대표적인 소셜미디어인 트위터의 경우 BTS의 리트윗(retweet) 그러니까 사람들이 공유한 트윗 건수가 무려 5억 건에 달합니다. 미국의 인기 가수인 저스틴 비버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리트윗 건수를 합친 게 5억 건이거든요? 소셜미디어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는지를 보여주는 수치죠.”

한국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달 2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아레나에서 열린 빌보드뮤직어워드 시상식에서 공연하고 있다.
한국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달 2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아레나에서 열린 빌보드뮤직어워드 시상식에서 공연하고 있다.

BTS는 지난달 미국 '빌보드음악상(Billboard Music Awards)' 시상식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2년 연속 수상했습니다.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이라고 해서 인터넷 소셜미디어상에서 가장 인기를 끈 가수에게 주는 상을 지난해에 이어 또 받은 건데요.

[현장음: BTS 인기]

빌보드 시상식에서도 그 어떤 수상자들보다 BTS의 이름이 호명될 때 가장 큰 환호가 쏟아져 나왔고, 미국인 관객들이 BTS의 노래를 따라부르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화제가 됐죠.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한인 주부로 BTS의 팬이라는 수 닐슨 씨는 BTS의 미국 공연과 시상식장을 찾아 직접 이런 모습을 목격했다고 했는데요. 미국인들에게 사랑을 받는 BTS의 모습이 남다르게 다가온다고 했습니다.

[녹취: 수 닐슨] “미국이나 글로벌 팬들이 한국어를 못하면서도 한국어 가사를 따라 부르는 걸 보면 신기하기도 감격적이에요. 특히 저는 15년 동안 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쳐 왔기 때문에 그 어떤 좋은 소설이나 시나 그 어떤 것보다 이 방탄소년의 노래가 한국어는 좋다, 훌륭하다, 아름답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구나 하는 생각에 감격했습니다.”

그런데 전 세계에 한국의 대중음악 케이팝(K-pop)을 알린 가수가 BTS가 처음은 아닙니다.

[녹취: 강남스타일]

2012년 전 세계를 강타한 싸이의 ‘강남 스타일’. 2012년 빌보드 인기곡 순위인 '핫100(Hot 100)'에서 7주 연속으로 2위에 올라 미국에서도 강남 스타일 열풍을 일으켰는데요. 강남 스타일과 BTS의 인기 요소엔 차이가 있다고 했습니다.

VOA의 음악 전문 방송 ‘Border Crossing’의 진행자 래리 런던 씨
VOA의 음악 전문 방송 ‘Border Crossing’의 진행자 래리 런던 씨

[녹취: 래리 런던] “강남스타일은 아주 재미있는 노래였어요. 사람들이 가수보다는 독특한 뮤직비디오와 노래 자체에 열광했죠. 하지만 BTS의 경우 노래도 노래지만 BTS 자체에 대한 관심이 더 큰 것 같습니다. 7명의 청년이 하나 같이 잘 생겼죠. 다들 춤도 잘 추고, 스타일도 아주 멋지죠. 그렇다 보니 젊은 여성들은 BTS에 더 열광한다고 하겠습니다.”

이런 소녀 팬들의 열기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팬클럽인 ‘아미’인데요.

[녹취: 티아나] “아미는 뭐랄까, BTS를 마음으로, 정서적으로 응원해요. 소셜미디어를 통해 만나게 되는 무대 밖에서의 모습, 때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응원도 하고요. BTS가 더 멋진 공연을 하도록 힘을 실어줘요.”

수 닐슨 씨는 BTS가 빌보드 순위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것도 미국 내 아미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했습니다.

[녹취: 수 닐슨] “한국말로 노래를 하면서도 인기를 얻는다는 건 아미의 노력이 있는 거죠. 거의 실시간으로 아미들이 노래를 번역하니까요. 빌보드가 순위가 올라간 게 아미들의 홍보 덕이 있어요. 라디오 신청곡이 30% 차지하는데 아미들이 각 주마다 지역 라디오 방송국에 신청곡을 넣는, 그런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거죠.”

미국의 아미들이 오늘의 BTS를 있게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하지만 외국 가수에 열광하는 자녀들의 모습을 부모님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녹취: 에밀리] “저는 엄마한테 제가 좋아하는 BTS 뮤직비디오를 다 보여드려요. 처음엔 엄마가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더라고요. 하지만 BTS의 다양한 공연을 보여드리고, 또 다른 매체들을 통해서도 BTS를 보시게 되면서 점점 좋아하게 되시는 것 같아요.”

BTS의 인기는 이제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데요. 전 세계 청취자들로부터 신청곡을 받는 VOA ‘보더크로싱’의 진행자 래리 런던 씨는 며칠 전 자신의 방송에서도 BTS의 신곡 ‘Fake Love’를 틀었다고 했습니다. 런던 씨는 아프리카에서도 신청이 들어오는 등 BTS의 세계적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래리 런던] “청취자들이 좋아했습니다. 한국어를 못하지만, 음악은 만국 공통어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 말이 딱 맞습니다. 어떤 언어로 부르든 음악이 좋으면 빠져드는 거죠. BTS야말로 음악이 주는 마술과 같은 힘을 발견했고 이를 잘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보다 오히려 미국에서 더 큰 인기를 얻고, 미국인들이 BTS의 가치를 발견했다는 게 무척 흥미롭습니다.”

이날 만난 고등학생들은 BTS가 멋진 노래를 만들어줘 고맙다며 BTS를 향한 응원을 쉬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녹취: 학생들] “방탄방탄 방방탄~!”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여러분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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