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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러, 트럼프 소환 가능성 언급...폼페오 “국무부 사기 진작 노력할 것”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연방 대배심에 소환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특검 측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쪽에 보낸 것으로 알려진 질문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신임 국무부 장관이 국무부 사기를 북돋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미국에서 ‘태권도의 아버지’로 불렸던 한인 사범 이준구 씨가 숨진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소환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어제(1일) 몇몇 사람을 인용해서 처음 보도한 내용인데요. 지난 3월 5일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들에게 대통령이 특검 수사에 응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을 연방 대배심에 소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는 겁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한때 대통령 변호를 맡았던 존 다우드 변호사를 인용해 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참고로 러시아 스캔들이라면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러시아가 개입했고, 이 과정에서 트럼프 후보 진영과 러시아가 내통했다는 의혹입니다.

진행자) 다우드 변호사는 대통령 개인 변호인단에서 사임했죠?

기자) 네. 다우드 변호사는 지난 3월에 뮬러 특검을 만나고 약 2주 뒤에 사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당시 만남에서 대통령 변호인단이 트럼프 대통령이 특검 수사에 응할 의무가 없다고 말하자 뮬러 특검이 소환 가능성을 꺼냈다고 보도했는데요. 당시 다우드 변호사는 특검 수사가 놀이가 아니라면서 특검이 대통령을 옥죄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현직 대통령이 연방 대배심에 소환된 경우가 있었나요?

기자) 네, 1998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 부부와 관련된 의혹을 수사하던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가 클린턴 대통령을 연방 대배심에 소환했는데,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진술하기로 합의하면서 스타 특검이 소환을 철회했던 적이 있습니다.

진행자) 4월 30일에는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이 특검 측이 대통령 쪽에 전달한 질문들을 보도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특검이 대통령 변호인단에 44개 질문을 건넸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가 추가로 보도한 게 있습니다. 3월 만남 뒤에 특검 측이 대통령에게 묻고 싶은 주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건네주기로 합의했는데, 이 정보를 근거로 대통령 변호인단이 예상 질문 49개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질문이 어떤 내용이었죠?

기자) 보도에 따르면 사법 방해 혐의부터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내용이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질문 항목들이 공개된 것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1일) 오늘(2일) 인터넷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언론에 ‘마녀사냥’과 관련된 질문을 언론에 유출한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특검 수사를 계속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해 왔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무 근거가 없고 증거도 찾지 못하는 마녀사냥이라는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2일) 아침에도 러시아와의 공모나 사법 방해는 없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며 반발했습니다. 또 특별검사가 국정 운영을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특검 측이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해 사법 방해 의혹을 집중적으로 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인데요. 앞서 보도된 질문 내용만 봐도 사법 방해 관련 항목이 가장 많았습니다. 사법 방해와 관련된 질문들은 대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그리고 제프 세션스 현 연방 법무부 장관과 관련된 질문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제(1일) VOA 보도를 보면, 유출된 질문 내용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수사당국이 묻는 말로는 너무 범위가 넓다고 몇몇 법률 전문가가 VOA에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실제 수사관들이 캐묻는 것은 언론이 공개한 것보다 훨씬 자세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언론에 나온 질문당 추가 질문을 몇십 개 이상 더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할 수 있다는 말도 자주 나오는데, 이와 관련해서 백악관 쪽에서는 어떤 자세를 보이나요?

기자) 아직 어떻게 딱 정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대통령 변호인단에 새로 합류한 것이 눈에 띄는데요. 줄리아니 변호사는 대통령 특검 증언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 조사에 응하겠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긴 한데,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를 말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술 과정에서 말을 잘못하면 법적으로 큰 문제가 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직접 증언이 아니라 특검 질문에 서면으로 답변하는 방안도 변호인단이 검토하고 있다고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신임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국무부에 정식 출근한 첫 날인 1일 직원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신임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국무부에 정식 출근한 첫 날인 1일 직원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최근에 상원 인준을 받은 마이크 폼페오 국무부 장관이 정식으로 취임했군요?

기자) 네. 70대 미 국무장관 공식 취임식이 2일 국무부 청사에서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 have no doubt that you will make America proud...”

기자)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서두 연설에서 폼페오 장관이 미국 외교수장으로 훌륭한 일을 할 것이라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격려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부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이날 취임식에서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각종 외교 현안을 거론하면서 관련국들과 긴밀하게 협의해 대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필요하다면 강경하게 나가겠다면서, 미국이 늘 국제 무대에서 존중 받는 지도자가 되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그러면서 국무부의 활력을 되찾겠다고 약속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녹취: 폼페오 장관] “I want the state department to get its swagger back…”

기자) 사기를 북돋워 외교관들이 세상에서 가장 문명화된 국가인 미국을 열정적으로 대표하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폼페오 장관은 전날(1일) 국무부 직원들과 인사하는 자리에서도 미국을 대표하는 외교관들이 전 세계 모든 곳에 필요하다며, 이를 충심으로 도울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인준 청문회에서도 국무부 사기를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에 국무부 사기가 많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죠?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보다는 군사력을 더 중시하는 모습을 보인데다가 예산 감축과 인사 공백으로 국무부가 많이 위축됐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진행자) 거기에 전임 렉스 틸러슨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도 논란이 됐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기업 최고경영자 출신인 틸러슨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합을 이루지 못했다는 분석이 있었는데요. 틸러슨 장관은 결국, 올해 전격적으로 경질됐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은 전임 틸러슨 장관과 많이 다른 사람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연방 하원 의원 출신으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있다가 국무부 장관으로 발탁됐는데요. 추진력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국무부 직원은 VOA에 군인과 하원 의원, 그리고 정보기관 수장을 지낸 폼페오 장관의 경력에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폼페오 장관 지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몇몇 현안에서 매우 보수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어서 인준 청문회 과정에서 우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몇몇 민주당 의원의 찬성 덕에 인준됐습니다.

진행자) 신임 폼페오 장관 앞에 현안들이 산적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미-북 정상회담 준비부터 이란 핵 합의 개정 문제, 그리고 무역분쟁 등 현안이 많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지난주엔 상원 인준을 받자마자 바로 중동으로 날아가 지역 현안을 챙겼는데요. 앞으로도 분주한 나날을 보낼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10년 미 외희 태권도 클럽 회원들이 의사당에서 이준구 사범(왼쪽)의 80번째 생일을 축하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미 외희 태권도 클럽 회원들이 의사당에서 이준구 사범(왼쪽)의 80번째 생일을 축하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유명한 한인이 숨졌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미국 태권도의 아버지’로 알려진 이준구 사범이 86세를 일기로 타계했습니다. 유가족 측은 이 사범이 오랜 질환으로 4월 30일 아침에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준구 사범,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1932년생인데요. 한국에서 13살 때부터 태권도를 배웠다고 하는데, 태권도 검은 띠 10단입니다. 미국인들에게는 ‘그랜드매스터(Grand Master)’, ‘대사범 준리(Jhoon Rhee)’로 알려져 있는데요. 1980년대 어린 시절을 보낸 미국인들은 준리 하면 TV 광고를 먼저 떠올릴 겁니다.

[녹취: 준리 태권도 TV 광고]

기자) 토요일 아침 어린이 만화영화 시간에 이 광고가 자주 나왔다고 하는데요. 마지막에 이 사범의 아들과 딸이 나와서 하는 말이 있습니다.

[녹취: 준리 태권도 TV 광고]

기자) “Nobody bothers me!”,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못해요”라고 하는데, 이 말이 당시 대단한 유행어가 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렇게 해서 유명해진 거군요?

기자) 네, 이 광고 덕분에 태권도를 배우려는 미국인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이 사범이 1962년 워싱턴 D.C.에 첫 도장을 차렸는데, 한참 잘 될 때는 11개 도장에 수강생이 1만 명에 달했다고 하고요, 미국뿐만이 아니라, 구소련을 포함해 전 세계 182개국에 지부가 세워졌었다고 하네요.

진행자) 이준구 사범 제자 중에 유독 정치인들이 많다고 하던데, 왜 그런가요?

기자) 네, 연방 하원의원 한 명이 강도를 당했는데, 이준구 사범이 이 하원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태권도를 배우라고 했다고 합니다. 태권도를 배우면 강도 당할 일이 없다고 설득했다는 일화가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일이 인연이 돼서 미 의회에 태권도클럽이 생겼고요,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 등 300여 명의 상, 하 의원이 이 사범에게 태권도를 배웠다고 합니다. 이 사범은 조지 H.W. 부시 대통령 때 체육 특별 고문을 맡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준구 사범 하면 브루스 리, 리샤오룽과의 인연으로도 유명하죠?

기자) 맞습니다. 브루스 리, 유명한 쿵후 무술가이자 배우죠? 한인들은 이소룡이란 이름이 더 친숙할 텐데요. 이준구 사범이 이소룡에게 발차기를 가르쳐줬다고 합니다. 이소룡의 딸, 섀넌 리 씨가 이준구 사범의 죽음을 애도하며, 아버지와 이 사범이 함께 찍은 사진들을 트위터에 올렸던데요. 많은 것을 이루고 많은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친 사람이라며, 아버지의 좋은 친구에게 안녕을 고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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