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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첫 미 국빈방문...39년 만에 타이완 미군 상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출범 후 처음 국빈을 맞이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3일 워싱턴에 도착했습니다. 이번 주 유럽 정상들의 잇단 미국 행에 어떤 의제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미군 병력이 39년 만에 타이완에 상주할 예정이어서 중국의 반발이 예상되고요. 이어서, 다음달 미국-필리핀 합동군사훈련에 일본과 호주가 동참하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에 왔군요.

기자) 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3일 오후 워싱턴 근교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했습니다. 이날부터 사흘간 미국을 국빈방문하는데요. 지난해 1월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빈을 맞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국제적인 무역 대치와 이란 핵합의, 북한 문제를 비롯해 중요한 의제들이 양국 정상회담에 예정돼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처음이라고 하셨는데, 국빈방문이란 게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한 나라 정상이 외국을 방문할 때, 네 가지 형식이 있습니다. 국빈방문(state visit)과 공식방문(official visit), 실무방문(working visit), 그리고 사적 방문(private visit)으로 나누는데요. 보통은 공식방문으로 진행되고요. 국빈방문은 여기에 여러 가지 의전과 행사를 더한, 최고의 손님맞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난해 미국에 온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문재인 한국 대통령, 또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까지, 모두 ‘공식방문’이나 ‘실무방문’이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빈방문이 너무 잦았다고 지적하면서, 비용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빈방문, 어떤 일정을 진행하나요?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회담이 예정돼있고요. 마크롱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도 합니다. 23일 두 정상은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마운트버넌에 있는 조지 워싱턴 미국 초대 대통령 농장에서 부부 동반 환영 만찬을 진행하고요. 24일, 폴 라이언(공화·위스콘신) 하원의장과 짐 매티스 국방장관 등 미 행정·입법 요인들과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국빈만찬이 열립니다.

진행자) 정상회담에서는 어떤 의제를 논의합니까?

기자) 크게 세 가지입니다. 국제 무역 대치 상황이 첫 번째 의제로 꼽히고요, 이란 핵 합의와 시리아 내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갈등을 비롯한 중동문제가 두 번째, 마지막으로 북한 문제를 중점 논의할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상회담 첫 번째 의제, 국제무역 대치상황부터 짚어보죠.

기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하루 앞둔 22일 폭스뉴스와 영어로 인터뷰했는데요.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관세 부과방침을 밝히고, 유럽연합(EU)도 철강관세로 압박하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대외경제 정책을 만류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모든 (나라) 사람들과 (무역)전쟁을 한다면 효과가 없다. 동맹과는 무역전쟁을 하는 게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누그러뜨리도록 설득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유럽연합(EU)에는 철강관세를 면제해줬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한시적인 조치여서요, 다음 달 1일 만료됩니다. 유럽연합(EU)은 철강 관세 면제를 영구적으로 전환해달라고 요구하는 중입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국가안보를 이유로 수입 철강제품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매기기 시작했는데요. EU를 포함한 일부 국가는 예외로 했지만, 계속되는 건 아니고요. 무역·안보 협정 논의 진행을 봐서 한시적으로 면제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프랑스 정상회담, 두 번째 의제는 중동문제군요?

기자) 네. 중동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게 ‘이란 핵합의’입니다. 지난 2015년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경제 제재를 일부 풀어주기로, 미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주요 6개국과 맺은 합의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합의가 허점이 많고 이란 쪽에 너무 많이 양보한 “사상 최악의 합의”라고 비판해왔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와 독일이 주도하는 유럽연합(EU)과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합의를 어떻게든 살려나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2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도 이란 상황에 만족하는 건 아니지만, 더 좋은 선택지가 없는 한 합의를 유지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동 문제에서 중요한 게 시리아 내전도 있죠?

기자) 네. 마크롱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얼마 전 미국과 프랑스가 합동작전으로 시리아의 화학무기 관련 시설을 공습한 것을 거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철군 의사를 접도록 설득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이어서, "테러리즘과 싸우는 일을 비롯해 우리(미국과 프랑스)는 매우 중요한 현안들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문제도 두 정상이 논의한다고요?

기자) 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오는 금요일(27일) 열리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회담과, 이어질 미북 정상회담 등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끼칠 사건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프랑스와 유럽연합(EU)의 입장을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번 주 미국에 오죠?

기자) 네. 오는 금요일(27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워싱턴에 도착하는데요. 의제는 프랑스 대통령 국빈방문과 비슷합니다.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유무역체제와 이란 핵 합의 유지를 설득하고, 한반도 상황 진전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2월 ‘타이완미국협회(AIT)’ 사무처 새 청사의 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2월 ‘타이완미국협회(AIT)’ 사무처 새 청사의 공사가 진행 중이다.

미군이 타이완에 상주할 예정이라고요?

기자) 네. 타이완에서 미국 대표부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재타이완협회(AIT)’ 사무처 새 청사가 오는 6월 타이베이 시내에 완공되는데요. 이 청사 경비를 미 해병대 병력이 맡는다고 스티븐 영 AIT 전 사무처장이 22일 밝혔습니다. 영 전 처장은 타이완 ‘자유시보’ 기고를 통해 이 같은 계획을 공개하고 해병대원들보다 더 나은 대안을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현지 언론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군 병력이 39년 만에 다시 타이완에 상주하게 되는 것이라 주목 받고 있습니다. 과거 미국은 한국에 있는 ‘연합사령부’와 비슷한 조직인 ‘연합방위사령부’를 타이완에 두고 상당 규모 육·해·공군 병력을 주둔시켰는데요.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전원 철수했습니다. AIT 새 청사 경비를 위해 파견하는 해병대 병력은 10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중국 정부가 반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반발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뭐죠?

기자) 중국 정부가 내세운 ‘하나의 중국’ 원칙 때문입니다. 타이완은 독립국가가 아니라 중국의 일부라서, 독자적으로 다른 나라와 외교· 군사 교류를 할 수 없다는 개념인데요. 미국 정부 관료들과 군 고위 지휘관들이 타이완을 방문해 당국자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한 ‘타이완여행법’이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 서명으로 발효됐을 때도, 중국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드는 어떠한 조치에도 반대한다”며 항의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 정부보다 타이완과 교류에 적극적이라고요?

기자) 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은 다각도로 타이완과 교류 확대를 모색하는 양상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타이완여행법’ 발효에 앞서,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킬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가,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통화에서 입장을 바꾼 일이 있고요. 미 국무부는 지난해 6월 타이완에 13억 달러 규모 무기 판매를 승인했습니다. 이어 올 2월에는 미국과 타이완의 방위산업체들이 교류를 재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재타이완협회(AIT)가 사실상 미국 대표부 역할을 한다고 했는데, 어떤 조직인지 좀 더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네, 비자발급을 비롯한 영사업무를 포함, 현지에서 미국의 이해에 관계된 모든 일을 처리합니다. 미 국무부 승인에 따라 450명 이상의 관계자가 근무중인데요. 미국과 타이완 사이에 공식 외교관계가 없기 때문에, 웹사이트 등에는 ‘비영리 민간기구’로 표시돼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450명 이상 근무자 중에 군인은 없는 건가요?

기자) 몇 명 있기는 한데요. 군복을 입지 않고 일합니다. 현지에서 미군 홍보업무 등을 비공식적으로 맡고 있는데요. 새로 문을 여는 AIT 청사에 홍보시설인 ‘해병대의 집’을 운영할 계획이기 때문에 미 해병대원 10여 명이 정식으로 경비를 진행하는 게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스티븐 영 전 사무처장은 설명했습니다.

지난 2월 필리핀 마닐라에 정박한 항공모함 USS 칼 빈슨호 갑판 위에 미군 전투기가 늘어 서 있다. (자료사진)
지난 2월 필리핀 마닐라에 정박한 항공모함 USS 칼 빈슨호 갑판 위에 미군 전투기가 늘어 서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과 필리핀 간 연례 합동훈련이 다음 달 전개되는군요.

진행자) 그렇습니다. 5월 7일부터 18일까지 2주간 미국과 필리핀의 연례 합동 군사훈련이 실시됩니다. '어깨를 나란히'라는 뜻의 '발리카탄'이라고 부르는 양국의 합동군사훈련은 1991년 첫 훈련이 실시된 이래 지금까지 30차례 이상 실시돼왔는데요. 올해로 34회째를 맞습니다.

진행자) 올해 훈련에는 일본과 호주도 훈련에 참여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과 호주가 발리카탄 합동 군사훈련에 함께 참여하는 건 이번이 두 번째인데요.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관은 성명에서, "필리핀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의 두 우방국, 호주와 일본이 7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훈련에 참여한다"고 밝혔습니다. 영국도 재난 재해 대응 훈련을 지원하기 위해 참관국 자격으로 참가합니다. 합동 훈련은 필리핀 북부 루손섬에서 실시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주요 훈련은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대테러작전과 공동 방어훈련, 인도적 지원, 재난 대응훈련, 공공 보건과 안전 훈련 등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대사관은 현재 미국과 필리핀, 호주, 일본 군인들이 이미 마닐라 북부 4개 지역에서 학교 등 공공 시설 건축과 수리를 시작했고, 농촌 빈곤 지역에서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료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필리핀 군 대변인은 4개국 군인들이 실탄 사격 훈련과 정보 공조 훈련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난해에는 훈련 규모를 대폭 줄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미국과 필리핀의 군사동맹을 경시해, 지난해에는 참가병력이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대폭 줄었고요. 또 실탄 사격 없이 테러와 재난 대응 훈련으로 국한됐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6월 취임한 이래 초사법적인 마약 단속정책을 펼쳐왔는데요. 당시 바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필리핀의 인권을 우려하면서 관계가 껄끄러워졌고요. 이후 두테르테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전통 우방인 미국과 거리를 두면서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모색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올해는 훈련에 다른 나라들까지 참여하게 하는 등 지난해 훈련과는 대조적인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영향력 확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에 대한 반발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남중국해에서 랴오닝 항공모함을 동원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위력 시위를 했는데요. 특히 12일에는 시진핑 국가 주석이 군복 차림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해상 열병식을 사열해 주변국들의 긴장을 자아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남중국해 상에서 중국과 호주 해군이 설전을 주고받는 일이 벌어졌다는 보도도 있군요.

기자) 네, 호주 ABC 방송이 20일, 호주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호주 군함 3척이 지난 15일 베트남으로 향하던 중 남중국해 상에서 중국 해군과 대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호주 해군과 중국 해군은 정중하지만 '강력한 말들을 주고 받았다고 보도했는데요. 중국 국방부는 20일 성명에서 사건 발생 사실은 확인했지만, 호주 언론이 보도한 것과는 달리 중국 군은 "전문적 언어"를 사용했으며 중국의 행동은 안전하고 합법적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호주 해군은 국제법에 따라 남중국해를 비롯해 전 세계 어느 공해 등 자유롭게 항해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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