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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단체 “중국 당국, 중국인과 결혼해 자녀 둔 탈북여성 30명 석방”


중국 접경도시 단둥. (자료사진)

중국 당국이 최근 체포한 탈북민들 가운데 중국인과 결혼한 탈북 여성 30명을 한꺼번에 석방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탈북 지원단체 관계자들은 중국 당국의 정책이 바뀐 것이라면 매우 긍정적이겠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 탈북민 지원단체인 갈렙선교회 김성은 대표는 19일 VOA에 중국 당국이 최근 중국에 연고가 있는 탈북 여성 30명을 동시에 석방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이번에 다른 때와 변한 게 있다면 60명이 잡혔는데 왜 30명만 풀어줬냐 하면, 그 풀어준 30명이 정부 중국에서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살았던 여자들, 그러니까 중국 내 연고가 있는 사람들은 다 풀어줬습니다. 그렇지 않고 탈북해서 홀로이거나 아이를 낳지 않아서 연락처, 보호자가 없던 30명은 북송됐습니다.”

김 대표는 단체가 돕던 탈북민들 가운데 석방된 여성들과 관계자로부터 직접 사실을 확인했다며,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 중국인과의 결혼, 자녀 유무와 관계없이 탈북 여성들을 모두 체포해 강제로 북송했습니다.

김 대표는 중국 정부가 인도적 차원이 아니라 지역사회 안정화 차원에서 이런 전향적인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자국 내 탈북 여성들을 잡아 북송할 경우 가정이 깨지고 한족 핏줄을 가진 아이들 문제가 중국에서 굉장히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지도부가, 사실 이것은 옛날부터 우리가 한 얘기지만, 지도부가 조금씩 깨닫기 시작한 것 같아요.”

중국이 국제 인권단체의 강제북송 비난을 의식한 게 아니라 가정 파괴 등을 막기 위해 사회적 차원에서 이런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는 겁니다.

탈북 지원단체 관계자들은 지역 공안당국이 중국인 남편의 호소나 뇌물을 받고 비공식적으로 탈북 여성을 석방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선양 같은 대도시에서 중국 내 연고자만을 선별해 30명을 석방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아직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탈북 지원 단체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매우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중국에서 오랫동안 탈북 여성들을 지원했던 기독교 선교사는 19일 ‘VOA’에 “사실이라면 매우 긍정적이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중국 정부의 선택은 매우 정치적이어서 사안에 따라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책 변화로 속단할 수 없다”는 겁니다.

북한정의연대의 정베드로 대표도 30명이란 숫자는 많은 규모이지만, 중국 정부의 특성상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베드로] “30명이란 숫자 때문에 중국 당국의 변화라고 볼 수 있는 소지는 있지만, 몇 명씩은 과거에도 있어왔기 때문에 한 번 더 이런 케이스가 있는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봅니다.”

두리하나선교회의 천기원 목사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중국 정부가 내부 차원에서 그런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천기원 목사] “어찌 보면 중국이 신분증을 주지 않았을 뿐이지 중국 사람으로 간주하는 것이죠. 그런 사람은 북한으로 보내도 중국에서 곤란할 수 있으니까. 저는 긍정적으로 보는 게 이제는 결혼을 했던 사람도 여성이 없으니까 재혼을 못 하고 자녀도 있고 하는 상태니까 그것도 중국 정부에 부담도 갔을 것이고. 이것은 인도주의 차원이라기보다 중국 내부의 차원인 것 같아요.”

국제사회는 그 동안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조치를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하게 비난해 왔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는 최종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탈북민들을 강제 송환하는 정책을 철저히 실행하고 있다”며 이는 “국제난민법과 인권법에 명시된 강제송환 금지의 원칙 준수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에서의 여성 차별과 낮은 지위, 강제송환 가능성으로 인해 탈북 여성들은 인신매매 위험에 더욱 취약하다며 이들이 중국에서 낳은 자녀들이 2만 명 정도에 달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탈북민을 더 나은 삶을 찾아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온 경제이주민으로 취급해 강제 북송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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