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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 1천억 중국산 제품 관세 검토...박근혜 전 대통령 24년형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쪽웨스트 버지니아주 화이트 황설퍼 스프링스에서 열린 세금정책 관련 행사를 마친 후 백악관으로 들어오고 있다.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쪽웨스트 버지니아주 화이트 황설퍼 스프링스에서 열린 세금정책 관련 행사를 마친 후 백악관으로 들어오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간 1천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검토하라고 통상당국에 지시했습니다. 중국은 “반드시 반격하겠다”며 반발했습니다. 한국 법원이 박근혜 전대통령의 뇌물과 직권남용 등 유죄를 인정해 징역 24년형을 선고했고요.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개인과 기업에 신규 제재를 단행한 소식, 이어서, ‘킬러 로봇’ 개발 논란에 휩싸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세계 학자들이 연구 협력을 거부하고 있는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검토한다고요?

기자) 네. “중국이 부당한 보복 조치를 하는 데 맞춰, 추가로 연 1천억 달러 규모 상품에 관세 부과가 적절할지 검토할 것을 (미 무역대표부에) 지시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어제(5일)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지난 화요일(3일) 미국 정부가 연간 5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기술제품에 관세를 매기기로 발표한 뒤, 중국은 즉각 미국산 농산물과 자동차, 항공기 등에 보복관세 부과 방침을 내놨는데요. 이것이 부당하다고 보고, 추가 관세 부과 여부를 검토해서, 관세를 매길 목록을 정리해 보고하라고 지시한 겁니다.

진행자) 전날(4일)만 해도, ‘관세 조치를 발효 안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미국과 중국이 협상하는 분위기였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그런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보복 관세로 맞서면서, “불법관행을 바로잡기보다 미국 농민과 제조업에 해를 끼치는 길을 택했다”면서,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취 등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응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어제(5일) 성명에서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불법행위로 미국인 수백만 명의 일자리와, 미국 공장 수천 개가 파괴됐다”고 최근 진행중인 대 중국 무역 제재 배경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당국자들의 언급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협상 여지를 닫은 건가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달성하고 미국 기업의 지적재산과 기술을 보호하는 일을 (중국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하루 만에 상황이 바뀌었다고 볼 수 있는데, 중국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상무부와 외교부 등 관계부처가 일제히 추가 보복을 예고했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오늘(6일) “미국에 반드시 결연하게 반격할 것이며, 반드시 새로운 종합적 대응 조처를 취하겠다”고 성명을 통해 밝히고, “어떤 대가도 아낌없이 치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외교부도 성명에서 “미국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행동을 이어간다면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고 했는데요. 러시아를 방문중인 왕이 외교부장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이 중국에 무역제재라는 몽둥이를 휘두른 것은 상대를 잘못 고른 것”이라며 격한 어조로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보복 조치에 우려하는 미국 업계를 위한 대책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했다고요?

기자) 네. 말씀드린대로 앞서, 미국의 연간 500억 달러 중국산 기술제품 관세 부과에 대해 중국 정부가 미국산 콩, 옥수수, 면화, 담배 등 농산물과 자동차, 항공기 등에 보복관세 방침을 발표했는데요. 미국 농업지역에서 적잖은 피해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농무부 장관에게 폭넓은 권한을 부여해, 농민과 농업 종사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이행하라고도 지시했다”고 어제(5일) 성명에서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농업 보호를 위해 어떤 대책을 이행하는 건가요?

기자)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농민들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피터 나바로 위원장이 이날(5일) 경제전문방송 CNBC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소니 퍼듀 농무장관은, 미중 무역 대치 와중에 농민 피해가 없도록 대통령이 약속했다는 취지로 전날 한 토론회에서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 대치가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달부터 시행된 미국의 철강관세 부과로 우회수출 제품을 비롯한 중국의 철강 출하 물량이 크게 줄 것으로 보이고요. 또 중국 정부의 미국산 농축산물 관세 부과로 미국산 돼지고기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국제 시장에서 중국산 열연강판과 미국산 돼지고기 가격이 최근 동시에 6~7% 떨어졌습니다. 또 경제규모 세계 1, 2위인 미국과 중국 사이 물동량이 줄어들게 될 전망 때문에, 국제 해운업계의 ‘발틱운임지수(BDI)’가 8개월 만에 1천선을 밑돌았습니다.

지난해 10월 박근혜 전 한국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박근혜 전 한국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한국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중형을 받았군요?

기자) 네. 지난해 3월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으로 파면된 직후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된 한국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늘(6일)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4년, 벌금 180억원(미화 약 1천700만 달러)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 박근혜는 헌법적 책임을 방기해 국정질서에 큰 혼란을 초래했다”며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선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박 전 대통령의 혐의들, 내용이었죠?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18개 혐의 중 16개를 재판부가 유죄로 판단했는데요. 유죄가 인정된 것들을 유형별로 정리하면요. 대통령 재임 당시 오랜 측근인 최순실 씨와 함께 각종 이권에 개입한 직권남용과 강요 등 혐의가 한 갈래이고요, 또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만들어 삼성을 비롯한 재벌기업들의 돈을 걷은 뇌물수수 혐의, 그리고 측근 최씨가 청와대 공식 문서 작성 등에 관여하게 한 공무상 기밀 누설 혐의 등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박 전 대통령과 측근 최 씨가 공모해 국정 요소에서 불법을 자행했다는 뜻으로,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이라고 불러왔습니다.

진행자) 측근 최순실 씨도 구속 재판중이죠?

기자) 네. 최 씨는 지난 2월 진행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0년, 벌금 180억원(약 1천700만 달러) 등을 받았고요. 이들이 만든 재단에 돈을 낸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도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 재판을 받다가 같은 달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을 받아 풀려났습니다.

진행자) 오늘 재판에 한국 사회에서 관심이 컸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을 받아 파면된 전직 대통령의 죄값을 매기는 선고공판이라, 언론과 인터넷 사회연결망(SNS) 등에는 며칠 전부터 판결 전망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 같은 사회적 관심을 반영해, 재판부는 최초로 1심 공판의 텔레비전 생중계를 허용했습니다.

진행자) 박 전 대통령 측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박근혜 전 한국 대통령은 구속 수감 과정에서 인권 침해를 당했고, 건강이 안 좋다면서 줄곧 재판을 거부했는데요. 오늘(6일) 선고 공판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구치소에서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한 유영하 변호사는 “특별한 반응 없이 담담한 기색이었다”고 전했는데요. 유 변호사는 따로 입장 자료를 내서 “(내란과 거액 비자금 조성 등을 저지른) 노태우 전 대통령과 비교할 때 형량이 터무니 없다”며 “시류에 영합한 정치적인 판결"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1996년, 22년 6개월형을 받았다가 이듬해 김영삼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풀려났습니다.

진행자) 외신들도 오늘(6일) 판결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과 유럽 주요 매체들은 오늘(6일) 판결을 속보로 전했습니다. CNN 방송은 판결 내용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힘센 인물들이 연루된 부패 스캔들이 (일단) 마무리됐다”고 설명했고요. AFP 통신은 “대중의 분노와 조롱의 대상이 된 한국 첫 여성 대통령이 극적인 몰락을 완성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판결 내용을 전하면서, “정치 엘리트와 한국 경제를 지배해온 재벌의 오랜 유착관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이라고 설명했고요. 독일 공영 ARD는 삼성과 롯데, SK 등 박 전 대통령 비위에 연루된 한국의 유력기업들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뇌물이 오간 사실을 전했습니다. 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일본의 NHK 방송과 요미우리 신문 등 이웃나라 언론도 일제히 주요 뉴스로 처리했습니다.

진행자) 이대로 형이 확정되는 건 아니죠?

기자) 앞으로 두 번 더 법원의 판단을 받을 기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남아있습니다.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들과 마찬 가지로 한국은 3심제를 채택하고 있는데요. 만약 박 전 대통령이 항소하지 않으면 이대로 형이 확정되는 겁니다. 그 동안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을 변호한 국선 변호인 측은 “항소 여부는 박 전 대통령의 의사를 확인해 나중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항소를 포기할 경우, 현재 66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만 89세가 지나 2041년 3월 30일까지 형을 살아야 됩니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단행했군요.

기자) 네, 미국 재무부가 6일, 러시아 개인과 기업 등 총 38개 대상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미국 재무부가 이번에 제재를 단행한 대상은 러시아 정부의 고위 관리 17명과 러시아 신흥 재벌 7명, 그리고 이들 신흥 재벌이 소유하고 있는 12개 기업과 러시아 국영 방산 기업과 은행 각각 1곳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왜 이들 러시아 개인과 기업들에 대해 제재를 단행하는 겁니까?

기자) 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러시아 정부가 크림반도 강제병합, 동부 우크라이나 폭력 사태, 시리아 아사드 정권 지원, 서방의 민주주의 전복 기도, 사이버 공격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악의적인 활동'에 개입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성명은 또, 러시아 정부는 이들 러시아 신흥 재벌들과 정부 고위 관료들에게 편파적인 이익을 주고 있다며 제재 이유를 설명했는데요. 앞으로 이들 제재 대상자들의 미국 내 자산은 모두 동결되고, 미국인들과의 거래도 금지됩니다.

진행자) 제재 대상이 된 인물 중에 신흥재벌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이 많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에서는 신흥재벌을 '올리가르히'라고 부르는데요. 대표적인 올리가르히로 러시아의 철강 알루미늄 재벌인 올렉 데리파스카, 또 러시아 최대 금 생산업체인 '폴리우스'를 소유하고 있는 집안인 술레이만 케리모프 상원의원 등이 이번 제재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특히 올렉 데리파스카 씨는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의 선대본부장을 지냈던 폴 매너포트 씨와 가까운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사위인 에너지 기업가 키릴 샤말로프 씨도 제재 대상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정부가 바로 얼마 전에도 러시아에 대해 제재를 단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15일,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가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러시아 개인 19명과 러시아 기관 5곳에 대해 제재를 부과했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도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바란다는 뜻을 피력했는데요. 이번 추가 제재로 상황이 더 복잡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제재 조치에 대해 러시아 정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상원 국제위원회 위원장은 미국의 제재는 근거도 없으며, 비우호적인 조치라고 비난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제재가 러시아 경제, 특히 금융과 에너지 분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는데요. 미국 재무부의 제재 발표가 나온 후, 러시아 주식 시장에서 올렉 데리파스카 씨 소유 기업인 '루살(Rusal)의 주가는 12% 이상 폭락했습니다. 한편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무역장관은 인테르팍스 통신에 “미국의 새 제재 목록에 오른 기업체들은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러시아 정부의 추가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1년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자택에 전시된 ‘터미네이터’의 인공지능 킬러로봇을 방문객이 구경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1년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자택에 전시된 ‘터미네이터’의 인공지능 킬러로봇을 방문객이 구경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전 세계 저명한 로봇학자들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인공지능(AI) 공동 연구 거부를 선언했다고요?

기자) 네, 인공지능(AI)과 로봇 분야의 세계적인 학자 50여 명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인공지능 무기 연구에 항의해 공동 연구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한국 유수의 과학연구전문대학인 카이스트는 지난 2월, 한국 '한화 시스템'사와 제휴해 '국방 인공지능 융합연구센터'를 열었는데요. 학자들은 카이스트와 한화 시스템이 개발하는 인공지능 무기가 '킬러 로봇'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학자들이 왜 그런 우려를 하는 겁니까?

기자) 국방 인공지능 융합연구센터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지능형 항공훈련시스템을 비롯해 무인 항법, 방위산업 물류 시스템 등에 대한 알고리즘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됐는데요. 토비 월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를 비롯한 일단의 학자들은 4일 공개서한에서 유엔이 군비 증강의 위협을 줄일 방안을 논의하는 시점에 카이스트의 이런 연구 활동은 군비경쟁을 촉진할 뿐이라며 이를 용인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공동 연구를 하지 않겠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공동서한에는 30여 개국 출신 50여 명의 학자들이 참여했는데요. 이들은 서한에서 카이스트 측이 인간의 의미있는 통제가 없는 인공지능 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기 전까지는 KAIST를 방문해 연구 활동을 하거나, KAIST 학자들이 자국 연구소를 방문해 연구하는 등의 모든 공동 연구를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 대해 카이스트 측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은 "카이스트는 학문 기관으로서 인권과 윤리 기준을 고도로 가치 있게 여기고 있다"며 "국방 인공지능 융합연구센터는 인간 윤리에 위배되는 연구를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신총장은 또 카이스트는 세상을 더 잘 섬기는 연구를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통제력이 결여된 자율무기를 포함해 인간 존엄성에 어긋나는 어떤 연구 활동을 수행하지 않을 것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학자들이 신 총장의 설명을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기자) 카이스트는 보이콧에 참여한 학자들에게도 해명 서한을 보내 카이스트의 연구 목적이 살상이나 공격용 무기 개발이 아니라고 설명했는데요. 카이스트 측은 일부 교수로부터는 '의혹이 해소됐다'는 취지의 답신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직 학자들의 보이콧 선언이 철회된 건 아닙니다.

진행자) 앞서 한화 시스템이 카이스트와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한화 시스템은 이 상황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한화 측도 지금 추진하는 연구는 미래의 병력 감축에 대비한 무인화 기술로서, 살상 무기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지뢰 제거나 폭탄 해체처럼 인간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위험한 작업에 쓰일 인공지능 기술과 로봇 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일각에서는 한화 시스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신문은 이번 논란과 관련, 한화 시스템의 모기업인 한화그룹이 집속탄 생산에 관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집속탄은 대형 폭탄이 수백 개의 작은 폭탄으로 분리돼 민간인도 무차별 살상할 수 있다는 비난을 받는 무기로 현재 전 세계 119개국이 '국제집속탄금지협약'을 체결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남북한과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은 가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또 미국,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 한국은 인간 통제자에 의존하지 않는 자율 무기 개발을 서두르는 나라들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다음 주 킬러 로봇에 대한 국제회의가 열릴 예정이라고요.

기자) 네, 9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UN 123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자율 살상 무기에 관한 회의가 열리는데요. 이 자리에서 이른바 킬러로봇 등 인공지능에 대한 전문가들의 집중 토론이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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