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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교도소에 울려 퍼지는 밴드 연주, 재소자 악단...'이발소 혈압 측정 프로젝트'


캘리포니아 교정센터에서 재소자들이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교정센터에서 재소자들이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교도소에서 죄수복을 입은 수감자들이 밴드 연주를 하는 모습. 상상이 잘 안 되시죠? 그런데 미국의 일부 교도소에서는 기타 연주자와 작곡가들이 수감자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음악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1970년대 노래 제목을 딴 ‘Jail Guitar Doors’, ‘감옥 기타 문’이라는 이름의 비영리 단체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통해서인데요. 수감자들이 들려주는 음악을 들으러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로 가 보겠습니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오디오] 교도소에 울려 퍼지는 밴드 연주, 재소자 악단...'이발소 혈압 측정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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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교도소에 울려 퍼지는 밴드 연주, 재소자 악단”

[현장음: 캘리포니아 교정 센터]

흥겨운 밴드 음악이 들리는 이곳은, 바로 로스앤젤레스 근교에 있는 ‘캘리포니아 교정센터’입니다. 민간 단체가 제공하는 음악 프로그램에 참석한 수감자들. 이 시간만큼은 교도소라는 암울한 현실은 잊은 듯 음악에 심취해 있습니다.

비영리 단체 'Jail Guitar Doors'는 지난 1960대 활동했던 락밴드 MC5의 기타연주자였던 웨인 크레이머 씨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입니다. 크레이머 씨는 1970년대 마약 관련 범죄로 2년간 수감생활을 하게 됐는데요. 이후 음악을 활용해 수감자들을 돕기로 결심하게 됐다고 합니다.

[녹취:웨인 크레이머] “우리 프로그램은 우선 안전한 환경에서 진행되고요. 또 누구나 음악을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사람들이지만, 여기서는 그저 음악 연주 활동을 즐기는 평범한 남자들이 되어 만나는 겁니다.”

수감자들은 악기 연주도 하고 직접 곡을 쓰기도 한다고 하네요.

[녹취: 오스마 카스트로] “우리 중에 곡을 쓰는 친구도 있습니다. 어떤 친구는 드럼을 연주하고, 어떤 친구는 기타를 치고, 또 어떤 친구는 노래를 하죠. 우리의 재능을 다 활용하는 하나의 공동작업이에요.”

수감자들은 다양한 종류의 음악을 연주합니다. 잔잔한 스페인 발라드에서부터, 흥겨운 록, 블루스 그리고 힙합 음악인 랩까지. 그 어떤 음악도 소화해내는 수감자 악단의 실력은 그 어떤 기성 악단 못지않습니다.

[녹취: 히피]

'히피'라는 이름의 이 수감자는 자신은 전통 록과 블루스 음악을 좋아하지만, 중남미계 수감자들과 함께 스페인어로 된 노래도 부르고, 때로는 컨트리 음악도 연주한다며 교도소에 와서 정말 다양한 음악을 경험해보게 됐다고 했습니다.

사실 교도소에서의 생활은 좀 거칠고 인종에 따라 분열된 모습을 보인다고도 하는데요.

수감자 연주 프로그램에서는 서로 간의 벽을 허물고, 서로 아끼는 마음을 갖게 된다며, 교도소에 오기 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게 해주는 것 같다는 수감자도 있습니다.

악단에서 드럼을 연주하는 레이먼드 엠브리 씨는 수감자 악단이야말로 신이 보낸 선물과 같다고 했죠.

[녹취: 레이먼드 엠브리] “저 같은 연주자가 와서 음악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겁니다. 무엇보다 음악을 통해 예전의 내가 아닌 지금의 나 그리고 앞으로 되어질 나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Jail Guitar Doors', '감옥 기타 문' 프로그램은 이렇듯 음악을 통해 수감자들에게 새로운 인생의 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LA시내의 한 이발소에서 마크 심스씨가 이발을 한 후 혈압을 재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LA시내의 한 이발소에서 마크 심스씨가 이발을 한 후 혈압을 재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이발도 하고 혈압도 재는 이발소 혈압 측정 프로젝트”

건강을 위해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것이 혈압입니다. 혈압이 너무 높거나 낮으면 건강의 적신호로 빨리 조처를 해야 하는데요. 하지만 혈압을 재러 정기적으로 병원에 찾는 게 어려운 사람들도 있는 게 사실이죠. 바로 이런 사람들을 위해 학자들이 한가지 아이디어를 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누구나 머리를 손질하러 정기적으로 이발소를 찾는다는 사실에서 착안해, 머리카락을 자르러 온 사람들의 혈압을 재는 프로젝트라는데요. 미 서부의 대도시 LA에 있는 이발소를 찾아 자세히 알아보죠.

마크 심스 씨가 단골 이발소에서 이발을 하고 있습니다. 심스 씨는 이발이나 면도를 위해서만 이발소를 찾는 건 아니라는데요. 심슨 씨는 이발소 혈압측정 연구에 동참하고 있는 300여 명의 흑인 남성 가운데 한 명입니다.

[녹취: 마크 심스] “이 프로그램이 제 생명을 구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동참하면서 저 자신은 물론 지역 사회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와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어요. 많은 남성이 자신의 혈압이 높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고 또 안다고 하더라도 어디서 혈압을 재야 할지 모르고 있거든요.”

연구진은 다른 인종에 비해 고혈압 환자가 많은 아프리카계 흑인 남성들을 위해 52개 이발소와 손잡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혈압인 사람은 뇌졸중이나 심장마비의 위험이 혈압이 정상인 사람보다 훨씬 높지만, 고혈압이 눈에 띄는 증상이 있는 게 아니다 보니 고혈압이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죠. 하지만 이발소 주인인 에릭 무하마드 씨는 이발소에 혈압측정기를 갖다 놓음으로써 분명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에릭 무하마드] “혈압을 재는 데 3분에서 5분이면 됩니다. 일단 손님들의 이발을 마치면 혈압계를 가져와서 손님 팔에 끼우죠. 그리곤 혈압이 얼마나 나왔는지 손님에게 알려줍니다. 저는 늘 그렇게 말해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정말 성공한 프로그램이라고요.”

[녹취: 로날드 빅터] “조사 결과 흑인 남성들은 평균적으로 2주에 한 번은 이발을 하러 이발소를 찾고, 이 같은 습관이 10년 이상 지속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병원을 이렇게 자주 찾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죠. 게다가 이발소는 남성들이 자주 찾기도 하지만, 친구도 사귀고 정보도 나누는 교류의 장이기도 하잖아요. 고혈압이 많은 흑인 남성들의 혈압을 점검하는 장소로 이발소만큼 좋은 장소가 없었습니다.”

LA의 시더스-사이나이병원의 심장전문의 로널드 빅터 박사는 이발소와 연계한 혈압측정 프로그램은 흑인 남성들의 고혈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로날드 빅터] “이번 연구를 위해 만난 흑인 남성들은 대부분 생계를 위해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의사와 약속을 잡아 혈압을 재러 병원에 가는 건, 단순히 어렵다 정도가 아니라 비현실적인 이야기죠. 대부분이 평일 낮에 병원 갈 시간을 낼 수 있는 그런 직장도 아니고요. 그런 면에서 정기적으로 이발하러 간 김에 혈압까지 재는 건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를 위해 일부 이발소엔 약사들이 그 자리에서 혈압약을 처방해주기도 한다는데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 가운데 약 2/3가 실제로 혈압이 떨어지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합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여러분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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