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트럼프 대통령 "더는 DACA 협상 없어"...비무장 흑인 청년 피살 사건, 논쟁 격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DACA 합의가 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또 불법 이민자 유입을 막기 위해 공화당이 '핵 옵션'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새크라멘토 흑인 청년 피살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백악관에서 부활절 기념 달걀 굴리기 행사가 진행중인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1일) 오늘(2일) 인터넷 트위터에 눈길을 끄는 글을 연이어 올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른바 ‘드리머(dreamers)’들에 대한 문제와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언급이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DACA’ 합의가 더 없을 것이고,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가 미국에 들어오지 않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DACA’라면 ‘드리머’들과 관련이 있죠?

기자) 네. 아주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와 사는 청년들을 ‘드리머’라고 하는데요. 이들의 추방을 유예해주는 제도가 바로 ‘DACA’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이 DACA를 없애겠다고 해서 논란이 많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DACA 수혜자가 수십만 명에 달하는데, 이걸 갑자기 없애겠다고 해서 이들이 추방될 위기에 처하자, 연방 의회가 드리머들을 구제하는 방안을 협의해 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3월 5일까지 시한을 주고 대안을 만들어달라고 연방 의회에 요청했었는데요. 하지만, 아직 성과가 없습니다.

진행자) 합의가 안 된 이유가 뭔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DACA 문제를 합의해주고 국경장벽 건설을 대가로 원하는데, 민주당 쪽이 국경장벽 건설에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에 이어 2일에도 트위터에 민주당이 협조하지 않은 탓에 DACA가 죽었다면서 이제는 국경장벽을 쌓고 국경경비를 강화해야 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언론 보도를 보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바 ‘핵 옵션(Nulcear Option)’을 언급했다고 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불법 이민자를 막고 국경경비를 강화하는 방안을 통과시키려면 연방 상원이 ‘핵 옵션’을 써야 한다고 요구한 겁니다.

진행자) ‘핵 옵션’이 뭡니까?

기자) ‘핵 선택권’이라고도 하는데요. 연방 상원에서 토론 종결에 필요한 찬성표 수를 60표에서 단순과반수인 51표로 규정을 변경하는 것을 말합니다. 상원에서는 DACA와 같이 논란이 많은 현안인 경우에 대개 토론 종결 규정 때문에 진전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행자) 이게 그러니까 ‘필리버스터’하고 관련이 있죠?

기자) 맞습니다. 토론을 무한정 이어가는 걸 ‘필리버스터’, 즉 ‘의사방해’라고 하는데, 이걸 끝내려면 60표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핵 선택권으로 규정을 바꾸면 단순과반수인 51표만 있어도 필리버스터를 끝내고 법안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DACA나 국경장벽 건설안이 필리버스터 탓에 번번이 처리가 안되니까, 핵 선택권을 써서 처리하라는 요구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공화당 상원 안에서도 이 방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있어서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에 대한 정치권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민주당 쪽에서는 역시 비난하는 반응이 대다수고요. 공화당 쪽은 대체로 잠잠한데, 다만 공화당 소속인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나 애리조나주가 지역구인 제프 플레이크 공화당 상원의원은 역시 트위터에 글을 올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습니다.

지난 18일 캘리포니아주에서 흑인 청년 스테폰 클라크가 아이폰을 총으로 오인한 현지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22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항의시위에 참여한 여성이 스테폰 클라크의 사진을 들고 있다.
지난 18일 캘리포니아주에서 흑인 청년 스테폰 클라크가 아이폰을 총으로 오인한 현지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22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항의시위에 참여한 여성이 스테폰 클라크의 사진을 들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캘리포니아주 주도인 새크라맨토가 최근 경찰 총기 사용 문제로 시끄럽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3월 18일 저녁 현지 경찰 2명이 흑인 청년 스테폰 클락 씨를 사살했는데요. 이 사건이 공권력 남용 논란을 일으키며 크게 문제가 됐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떻게 된 사건입니까?

기자) 네. 3월 18일 저녁에 새크라멘토 경찰이 누군가 동네에서 차를 부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합니다. 현장에 나간 경관 2명은 용의자인 클락 씨가 어디론가 도망가는 것을 보고 따라갔는데요. 두 사람은 클락이 총을 가지고 자신들을 위협하는 것으로 판단해 각각 10발씩 모두 20발을 쏴서 그를 사살했습니다. 새크라멘토 경찰국은 클락이 차량 두 대의 유리창을 깬 절도범이 맞고 소속 경관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껴 대응 사격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총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는데, 총은 발견됐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사망한 클락 씨는 총이 아닌 손전화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시작됐고요. 또 논란에 기름을 부은 건 희생자 유족들이 고용한 부검의가 클락 씨 시신을 부검해 봤더니, 클락 씨가 등에 총을 7발이나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는 겁니다.

진행자) 뒤돌아 있던 사람을 쐈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런 거로 보입니다. 총도 없었고, 등에 총을 7발이나 맞은데다가 클락 씨가 총을 맞고 쓰러진 곳이 남의 집이 아니라 할머니 집 뒷마당이어서 지역 사회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유족들은 애초 신고 전화 내용이나 클락의 움직임, 그리고 인상착의와 체격 등에 비춰보면 경찰이 클락을 절도범으로 잘못 본 것이라면서 민권단체들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경찰이 불필요하게 총을 쏴 사람을 희생시켰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역 흑인 사회는 경찰이 무고한 흑인을 또 사살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흑인 민권단체를 중심으로 연일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시위대는 의사당을 점거하고 독립적인 조사와 해당 경관 처벌을 주장했습니다. 지난 3월 29일에 치러진 클락 씨 장례식에는 수백 명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는데요. 클락 씨 유족은 지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낼 예정입니다.

진행자) 주말에 루이지애나주에서도 경찰 총기 사건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보도가 나온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지난 2016년에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에서 한 흑인 남성이 경찰 총에 사살됐는데요.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 1명이 파면되고 1명이 정직 처분을 받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2일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제139회 ‘이스터 에그롤’(Easter Egg Roll)행사에서 호루라기를 힘차게 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2일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제139회 ‘이스터 에그롤’(Easter Egg Roll)행사에서 호루라기를 힘차게 불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어제(1일)는 기독교 축일인 부활절이었는데요. 이곳 워싱턴 D.C.에서는 부활절 분위기가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2일) 백악관 남쪽 정원에서 부활절 달걀 굴리기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날 행사에 약 3만 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백악관 달걀 굴리기는 백악관에서 여는 행사로는 최대 규모입니다.

진행자) 아이들을 위한 백악관 달걀 굴리기 행사, 언제 시작됐나요?

기자) 140년 전인 19대 대통령 루서포드 헤이스 때입니다. 워싱턴 지역 아이들이 백악관 잔디밭에서 부활절 달걀 굴리기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자 헤이스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시작됐다고 하는데요. 16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때 백악관에서 달걀 굴리기 행사가 열렸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진행자) 부활절이 기독교 축일이죠? 어떤 의미가 있는 날인가요?

기자) 기독교 성인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인데요. 예수 탄생일인 12월 25일 크리스마스와 함께 기독교도들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날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기독교 전통이 뿌리 깊은 나라 아닙니까? 그러다 보니 보통 부활절을 전후해서 봄방학이 있고요.

기자) 맞습니다. 19세기 당시에는 부활절 다음 날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워싱턴 지역 아이들이 이날 연방 의회 의사당 앞 잔디밭에 모여서 달걀 굴리기 놀이를 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잔디가 망가질 것을 우려한 의원들이 1876년에 ‘잔디보호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의사당 앞 잔디밭을 놀이터로 사용하는 걸 금지한 겁니다.

진행자) 그러자 갈 곳을 잃은 아이들이 백악관에 온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878년 헤이스 대통령 때 공식적으로 시작된 백악관 달걀 굴리기 행사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1, 2차 세계대전 때 잠깐 중단된 일도 있지만, 지금은 아이들을 위한 대표적인 백악관 행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매년 부활절 다음날 월요일에 열리고 있죠.

진행자) 하지만 누구나 다 갈 수 있는 건 아닐 텐데요. 대통령이 있는 공간이니만큼 보안 문제도 있고 말이죠.

기자) 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현재는 추첨으로 입장권을 배부합니다. 워싱턴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미 전역 50개 주에서 어린이들이 모여드는데요. 참석한 어린이들은 대통령 부부의 서명이 새겨진 나무로 만든 달걀을 선물 받게 됩니다. 전통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부부도 오늘(2일)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에서 여는 행사니까 아이들 기대도 클 것 같은데, 어떤 프로그램이 있습니까?

기자) 가장 인기 있는 건 역시 달걀 굴리기인데요. 잔디밭에서 주걱 모양의 도구로 달걀을 굴려서 가장 먼저 결승점에 도달하는 어린이가 이기는 겁니다. 미 육, 해, 공군 악단과 중창단의 연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달걀 칠하기, 잔디밭 볼링, 미군 장병에게 카드 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부부도 참석했는데, 사실 백악관 달걀 굴리기 행사하면 퍼스트레이디, 대통령 부인이 더 관심 받는 날이죠?

기자) 맞습니다. 행사 주관도 퍼스트레이디가 하는데요. 이날 행사에서 관심을 끄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가 동화책 읽어주기입니다. 백악관 정원 한쪽에서 대통령 부인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건데요. 올해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외에도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일레인 차오 교통부 장관 등 여러 백악관과 행정부 관리 등이 참여했습니다.

진행자) 몇 년 전부터 ‘이스터 버니(Easter Bunny)’, 부활절 토끼 모습으로 분장한 사람도 등장하는데요. 도대체 가면 속에 누가 있을까 궁금하거든요.

기자) 아이들을 기쁘게 하려고 행정부나 백악관 관리들이 기꺼이 토끼 옷을 입는다고 하는데요. 지난해에는 숀 스파이서 전 백악관 대변인이 2000년대 중반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토끼 분장을 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