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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서방에 "분열 시도 실패할 것"...미 '타이완 여행법' 발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전인대) 폐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전인대) 폐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늘(20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연설에서 "중국을 분열시키려는 시도는 모두 실패할 것"이라며, 미국과 서방을 비판했습니다. 이 밖의 소식들 포함해 올해 ‘양회’ 결산해드리고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 서명한 ‘타이완 여행법’에 중국이 반발하고 있는 사정, 이어서 한국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이야기까지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늘(20일) 전인대 폐막식에서 연설했군요?

기자) 네. 오늘(2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약 30분 동안 연설했습니다. 연설 주제는 두 갈래로 요약할 수 있는데요. 먼저, ‘홍콩과 마카오, 타이완까지 아울러 중국을 확실히 통합시키겠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고, 어느 나라에도 위협이 되지 않겠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중국의 통합을 특히 강조했다고요?

기자) 네. 시 주석은 “중국의 부흥은 중화민족의 최대 염원”이라며, 그 핵심은 국가의 통일이고,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전체 중화의 아들·딸들의 공통된 바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한치의 영토도 절대로 중국에서 분리할 수 없고, 분리될 가능성도 없다”며 “어떤 국가 분열행위나 꼼수도 실패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한치의 영토도 중국에서 분리할 수 없다, 무슨 뜻입니까?

기자) 홍콩과 타이완 등지 독립주의 세력에 대한 경고로 풀이됩니다. 시 주석은 특히 타이완 문제에 대해 힘줘 말했는데요.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공식’을 꾸준히 견지하겠다”면서 “양안관계의 평화로운 발전과 경제·문화 교류협력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92공식’이란, 중국 본토와 타이완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면서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1992년 합의를 가리키는데요. 타이완이 체제는 다르지만 중국에 속한 지역이라는 내용입니다. 시 주석은, 이런 상황을 헤치려는 시도는 “인민의 규탄과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언론은 시 주석 연설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오늘(20일) 시 주석 연설이 우선은 독립주의 세력에 대한 경고이지만, '남중국해 문제와 양안관계에 간섭하지 말라'는 미국과 서방에 대한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중국어권 매체들과 외신들은 분석했습니다. 영국신문 파이낸셜타임스는 시 주석이 공격적인 외교정책을 예고했다고 전했고요, 미국의 CNN방송도 시 주석이 집권 2기를 관통할 강경한 대외 기조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오늘(20일) 마무리된 중국 전인대, 어떤 것들이 결정됐는지 결산해보죠.

기자) 네. 지난 5일부터 오늘까지 2주일 여 동안 진행된 13기 전인대 의결 사항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개헌입니다. 14년 만에 중국 헌법의 21개 조항을 고쳤는데요. 특히 ‘국가주석과 부주석의 연임은 2회를 넘지 않는다’는 조항을 없앤 부분이 핵심입니다. 이에 따라 국가주석으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시진핑 주석이 앞으로 3선에도 나올 수 있고요, 본인 의지와 향후 중국 정세에 따라 종신집권도 가능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국가 고위직 인사도 함께 진행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인대는 인민대표들이 매년 모이는 중국의 의회 격이지만, 정부 주요 인사 권한과 조직 개편권까지 가진 독특한 기구입니다. 국가주석을 비롯해, 행정부 격인 국무원 총리와 각 부 부장(장관) 등 국가 고위인사들을 선출하는데요. 이번 전인대에서는 인민대표 만장일치로 시진핑 주석을 다시 한번 국가주석으로 뽑았고요. 68세 이상이면 새로운 공직에 나서지 않는다는 ‘7상 8하’ 연령제한 불문율에 따라 정계에서 은퇴했던 시 주석의 최측근, 왕치산 전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를 국가 부주석으로 선출했습니다. 또 국무원에서는 리커창 총리를 재선출하고, 한정, 류허, 후춘화, 쑨춘란 등 부총리 4명도 인선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0월 재선돼서 집권 2기를 이미 시작하지 않았나요?

기자) 그때는 당 총서기였고요, 이번에는 국가주석에 재선된 겁니다. 중국은 당이 국가 조직을 지배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공산당 총서기가 실질적인 최고지도자이고요, 국가 주석은 헌법에 따라 대외적으로 중국을 대표하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중국 근대사에서 최고통치자였지만 국가 주석은 아니었던 사람도 있습니다. 덩샤오핑이 대표적입니다.

진행자) 전인대와 동시에 ‘정협’도 열렸죠?

기자) 네. 매년 봄 전인대와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두 가지 정치행사가 같은 시기에 열리기 때문에 ‘양회’라고 현지에서 부르는데요. 지난 3일 개막해 15일 마무리한, 중국 최고국정자문기구 정협은 위정성 전 주석 후임으로, 임기 5년의 왕양 새 주석을 만장일치 선출했습니다. 왕 정협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지난해 7월 개최된 ‘미-중 포괄적 경제대화’에서 중국 대표단장을 맡는 등 대미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사람인데요. 또 전철수, 리용희씨 등 조선족 2명이 새롭게 정협 상무위원이 됐습니다.

진행자) 정협에서 결의한 건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셋째 자녀 허용 정책’을 제안한 게 가장 눈에 띕니다. 이 제안은 곧바로 전인대가 의결한 정부조직개편에서, 가족계획위원회 철폐로 반영됐는데요. 올해 정협은 또한 ‘정치 결의’를 통해 타이완과 홍콩, 마카오 문제를 엄격히 다루고, “중국의 분열을 획책하는 일체의 활동에 절대 반대한다”고 공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에 이어 기자회견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끝낸 후 회견장을 떠나면서 참석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에 이어 기자회견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끝낸 후 회견장을 떠나면서 참석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 전인대 연설과 정협 ‘정치결의’에서 타이완 문제를 계속 강조했는데, 미국 정부의 움직임과도 관련 있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금요일(16일) ‘타이완 여행법’안에 서명한 것과 관련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 법안이 미 하원과 상원을 차례로 만장일치 통과할 때 마다 줄곧 반대 의사를 밝혔는데요. 결국 트럼프 대통령 서명으로 타이완여행법이 공식 발효됨에 따라 중국 정부가 강경대응 방침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이 앞으로 양안관계는 물론, 미국과 중국 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주요 매체들이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여행법’,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미국 정부 관료들과 군 고위 지휘관들이 타이완을 방문해서 당국자들과 공식 회동할 수 있도록 규정했습니다. 동시에, 타이완 관료들도 미국에 와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타이완 경제문화대표부를 비롯한 미국 주재 타이완 정부기구들이 미 당국과 협력을 원활히 진행하도록 돕는 조항도 들어있습니다.

진행자) 이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기자) 미국은 지난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타이완과 외교관계를 끊었습니다. 이에 따라 방위조약도 폐기하고, 양측 정부 당국자들의 상호 방문과 교류를 제한했는데요. 이후 양자간 교류가 종종 이어졌지만, 중국 정부가 내세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려해 낮은 수준에서만 이뤄졌습니다. 백악관은 ‘타이완여행법’이 “미국과 타이완 공무원들이 모든 수준에서 자유롭게 상호 방문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지난주 설명했는데요. 정리하면, ‘낮은 수준’에서만 진행됐던 미국과 타이완 당국의 교류를 ‘모든 수준’에서 진행하도록 독려하는 법입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미국이 폐기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타이완 중앙통신이 그런 질문을 미 국무부에 보냈는데요.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3개 연합공보’를 계속해서 존중한다”고 국무부 측은 답했습니다. ‘3개 연합공보’란, 지난 1979년 미국과 중국이 외교관계를 맺을 때 나온 기본합의 문건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타이완 여행법’ 발효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는지 아닌지와 관련이 없다는 게 미국 정부 입장입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미국과 타이완 당국자들의 인적 교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겠군요?

기자) 마침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 측근인 천쥐 가오슝 시장이 미국에 와 있습니다. 천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타이완여행법’에 서명한 다음날인 지난주 토요일(17일) 뉴욕으로 입국해 지금 워싱턴에 머물고 있는데요. 내일(21일)까지 미 국무부와 국방부 당국자들을 비공개로 만나고, 미 의회 의원들과도 접촉할 계획이라고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 타이완 언론들이 오늘(20일) 일제히 전했습니다.

진행자) 차이잉원 총통 측근이라면, 상당한 고위급 인사군요?

기자) 네. 천 시장은 현재 총통부 비서장, 그러니까, 미국으로 치면 백악관 비서실장과 같은 직책에 내정된 상태라고 타이완 언론들이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이번 일정은 ‘타이완여행법’ 발효 이전부터 계획됐던 것이고, 천 시장이 차이잉원 총통으로부터 특별한 임무를 받고 미국에 온 것도 아니라고 현지 매체들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때가 때인 만큼, 천 시장의 방미 행보는 ‘타이완여행법’ 시행의 방향과 효과를 결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중국어권 매체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천 시장 방미와 관련한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것 처럼, 오늘(20일) 전인대 폐막식에서 시진핑 주석이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공식’을 강조한 것은 미국의 ‘타이완 여행법’ 시행과 무관하지 않다고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고요.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 당국이 타이완을 상대로 외교적 노력과 함께 군사적 압박까지 고려할 정도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상황 전개에 신경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한국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군요.

기자) 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19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4일, 뇌물 수수와 비리 의혹 등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는데요. 서울중앙지검이 닷새 만에 이 전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겁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혐의 내용을 알아볼까요?

기자) 한국 언론 등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뇌물 수수 혐의와 비자금 조성, 탈세 등 12개 안팎의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우선 한국의 안보기관인 국가정보원으로부터 7억 원(미화 약 70만 달러)의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가 있습니다. 앞서 한국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규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뇌물 수수 의혹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보 그룹 등 민간기업과 개인으로부터 총 110억 원대(미화 약 1천만 달러)에 달하는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입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자동차 부품 업체 다스 등을 통해 350억 원대(미화 약 3천 260만 달러)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수십억 원대의 세금을 내지 않은 '탈세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이명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가장 큰 쟁점이 다스의 실소유주 논란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한국 경상북도 경주시에 있는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DAS)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 씨가 회장으로 있는 회사인데요. 하지만 한국 사회 일각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스 기업의 실소유주이며 이를 통해 비자금 조성과 경영 비리 등이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기해왔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영장에서 다스가 이 전대통령의 소유라고 적시했습니다.

진행자) 검찰이 구속 영장을 청구하고 나면, 다음 절차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일단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나면 법원이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2일로 예정됐습니다.

진행자) 현재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김윤옥 여사도 다스 회사의 공금 수억 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김윤옥 여사도 소환돼서 조사받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명박 전 대통령은 현 상황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구속영장 청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영장실질심사에 불참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검찰 조사와 구속영장까지 이어지는 모든 상황이 정치공세라는 입장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비서실은 19일 검찰의 구속 영장 청구에 대해 국가 권력이 총동원돼 진행된 이른바 '이명박 죽이기'라고 반발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 비서실은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국 헌정 사상 전직 대통령에게 구속 영장이 청구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노태우, 전두환,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구속 영장이 청구된 4번째 전직 대통령입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은 내란과 부패 등의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형을 선고받았고요. 한국 헌정 사상 처음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뇌물 수수와 국정 농단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부인의 뇌물 수수 의혹 등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는데요. 검찰이 영장 청구를 결정짓기 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자살로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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