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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스포츠 세상] 미국-한국 올림픽 대표 브랜트 자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로 출전한 한나 브랜트와 한국 출신 입양아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에서 뛴 박윤정(마리사 브랜트).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로 출전한 한나 브랜트와 한국 출신 입양아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에서 뛴 박윤정(마리사 브랜트).

세계의 다양한 스포츠 이야기 전해드리는 ‘주간 스포츠 세상’ 오종수입니다. 지난달 막을 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미국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죠. 스노보드 금메달 수상자 숀 화이트와 클로이 김, 남녀를 통틀어 사상 처음 우승한 남자 컬링대표팀, 또 캐나다의 5연패를 저지하고 20년 만에 금메달을 가져온 여자 아이스하키팀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하키 금메달의 주역 한나 브랜트(25)에게는 특별한 사연이 있어 더욱 관심을 모읍니다. 어떤 이야기인지 저희 방송이 직접 들어봤습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오디오] 미국-한국 올림픽 대표 브랜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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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리사 브랜트(박윤정)] “No, I’m not jealous at all. I'm very proud of my sister, and I always have been. Watching that gold medal game was so stressful. Watching from the stand, they took it to a shootout which was….”

한나 브랜트의 언니, 마리사(26)가 동생의 올림픽 금메달 수상을 축하하는 말이었는데요. "동생이 정말 자랑스럽고, 언제나 그랬다", "결승전 보는 내내 너무나 긴장됐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마리사 브랜트와 한나 브랜트 자매는 미국 중북부에서 캐나다와 국경을 접한 미네소타 주 작은 마을 배드네스하이츠 출신입니다. 겨울이 길고 워낙 추운 곳이라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얼음과 스케이트에 익숙해진 ‘아이스하키 자매’인데요. 이번 평창올림픽에 함께 나선 이 자매의 이야기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다큐멘터리 제작에 나섰을 정도로 독특합니다.

[인터뷰: 마리사 브랜트(박윤정)] “Yeah, I mean, we definitely have a unique story. Two sisters, playing for different teams, and…”

자매가 각각 다른 나라 국가대표팀으로 뛰었다는 말인데요.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요?

[인터뷰: 마리사 브랜트(박윤정)] “Growing up in America, in Minnesota, I always just identified myself as American and I didn't really want to stand out. I was really shy about I’m Korean, and I just wanted to look like my sister and just kind of fit in.”

둘은 모두 미국인이지만, 한명은 미국, 다른 한명은 한국 대표로 평창 올림픽에 나섰습니다. 동생 한나는 미국에서 태어났고, 언니 마리사는 어릴 때 한국에서 입양됐기 때문인데요.

[인터뷰: 마리사 브랜트(박윤정)] “When I got the call to go try out for the team I said ‘yes’ right away just because I wanted to be able to go back to Korea and learn more about my roots and heritage and see the country.”

마리사는 처음 한국 대표팀 참가 제안을 받았을 때 전혀 망설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양부모의 품에 안겨 미국으로 건너왔을 때 불과 생후 4개월이어서 한국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지만, 뿌리를 둔 나라를 대표할 수 있다는 생각에 흔쾌히 결정했답니다. 마리사의 한국 이름은 박윤정입니다.

마리사의 양부모, 그레고리(63)-로빈 브랜트(61) 부부는 지난 1993년 한국에서 마리사를 데려오는 과정에 한나를 임신한 것을 알았지만, 입양 절차를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부부는 나이 차이가 별로 없는 마리사와 한나를 쌍둥이처럼 키웠습니다. 자매는 춤과 체조, 피겨스케이팅에 이어 아이스하키까지 함께 하며 자랐는데요. 학창시절을 거치며 실력이 일취월장, 북미 여자 아이스하키(WNHL) 2부리그에 속한 구스타부스 아돌프스대학에서 활약한 언니 마리사에게 한국 아이스하키협회에서 도움을 요청한 겁니다. 마리사는, 저변이 약한 한국 대표팀이 올림픽 개최국 면모를 갖추기 위해 원하던 선수였습니다.

마리사 브랜트, 박윤정이 참가한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올림픽 대표팀에 얼마 후 북한 선수들도 합류했습니다. 북한 측이 평창올림픽에서 뛰기로 하면서 남북한 단일팀이 결성된 건데요. 마리사는 자신을 낳아준 부모님의 나라를 대표해 올림픽에 나선 것 만으로도 의미 있는데, 북한 선수들과 한 팀으로 뛰어 평창에서 보낸 시간이 더 뜻 깊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마리사 브랜트(박윤정)] “They were very hard working, disciplined, and eager to learn about that is something you appreciate it. So, yeah, they quickly became family.”

북한 선수들과 가족처럼 지냈다고 하는데요. 마리사와 한나 자매를 주제로 찍으려던 IOC 다큐멘터리 소재도 남북한 단일팀으로 바뀌었습니다. 남북한 단일팀에서 마리사는 역사에 기록될 활약을 했습니다. 바로 단일팀의 첫 득점을 어시스트(도움)한 건데요. 일본과의 대결에서 벌어진 그 일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마리사 브랜트(박윤정)] “That was, that was crazy. I mean, to be able to be able to score and get that first goal for the team, that was insane. I mean, I was a kind of blacked-out during all that just because it felt like a dream. And everybody was cheering so loud and I mean it was really exciting.”

까무러칠 정도로 흥분되는 경험이었다고 돌아보는데요. 그보다 더 기대했던, 자매 간의 올림픽 맞대결은 벌어지지 못했습니다. 각각 다른 조에 속해있던 미국과 남북한 단일팀. 미국은 승승장구하고, 단일팀은 조별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본선에서 만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인데요.

마리사는 예선 탈락으로 자신의 경기 일정을 모두 마친 뒤에도 동생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특히 미국이 올림픽 5연패를 노리는 최강팀 캐나다와 결승전에 나서기 직전, 자신의 인터넷 사회연결망 ‘인스타그램’에 동생과 함께 찍힌 사진을 올린 뒤 “동생아, 행운을 빈다. 금메달을 갖고 집으로 돌아가자”고 응원했는데요. 한나는 언니의 바람대로 캐나다의 올림픽 독주를 끝내고 미국에 금메달을 안기는데 주역이 됐습니다.

미국 대표팀 공격수 한나 브랜트는 결승전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서 정말로 기분 좋다”면서, “관중석에 자리 잡은 언니(마리사)가 보여서 더 재미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결승까지 미국 팀이 진행한 다섯 경기에서 20명 선수 가운데 여덟 번째로 많은 출전 시간(90분49초)을 기록한 한나는 1골 1어시스트로 공을 세웠습니다.

지난 22일 강원도 강릉 하키 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 하키 캐나다와 미국의 결승전에서 미국의 조셀린 라모루가 슛아웃에서 결승골을 넣고 있다. 이날 미국과 캐나다가 2대2로 맞선 뒤 슛아웃을 통해 1대0으로 미국의 승리가 결정됐다.
지난 22일 강원도 강릉 하키 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 하키 캐나다와 미국의 결승전에서 미국의 조셀린 라모루가 슛아웃에서 결승골을 넣고 있다. 이날 미국과 캐나다가 2대2로 맞선 뒤 슛아웃을 통해 1대0으로 미국의 승리가 결정됐다.

‘주간 스포츠 세상’, 알쏭달쏭한 스포츠 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는, 스포츠 용어 사전입니다. 오늘은 ‘슛아웃(shootout)’이란 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슛아웃은 아이스하키나 축구처럼, 두 팀이 ‘퍽’ 또는 공을 상대방 골문에 넣어 점수를 내는 스포츠에서 정해진 시간에 승부를 내지 못했을 때 승자를 가리는 방법입니다. 하키에서는 ‘승부치기’, 축구의 경우 ‘승부차기’가 되겠는데요. 양팀에서 같은 수의 선수들이 나와서, 수문장이 골문 앞을 지키는 1대1 상황에서 골을 시도합니다. 수문장에게 막히지 않고, 골대 밖으로 나가지도 않아서 득점에 성공하는 수가 많은 팀이 경기에서 이기는 건데요.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에서도 미국과 캐나다가 2대2로 맞선 뒤 슛아웃을 통해 1대0으로 미국의 승리가 결정됐습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평창 올림픽에서 미국과 한국 대표로 각각 뛴 한나와 마리사 브랜트 자매 이야기 들려드렸고요, ‘슛아웃’이 무슨 뜻인지도 알아봤습니다. 다음 주에 더 재미있는 이야기 가지고 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음악 들으시겠습니다. 브랜트 자매처럼 모든 것을 함께 즐기는 소녀들에 대한 노래, 신디 로퍼의 ‘Girls Just Want To Have Fun’ 전해드립니다. 지금까지 오종수였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VOA 방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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