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뉴욕의 썰매 하키 꿈나무들...스페셜 동계올림픽 준비하는 장애 스케이트 선수들


뉴욕시 야외 아이스 링크에서 장애아동 선수들로 구성된 썰매 하키팀이 훈련하고 있다.
뉴욕시 야외 아이스 링크에서 장애아동 선수들로 구성된 썰매 하키팀이 훈련하고 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 입니다. 지난달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린 한국 강원도 평창에서는 이제 패럴림픽의 막이 올랐습니다.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참가하는 평창 동계패럴림픽은 오는 18일까지 열전을 이어가게 되는데요. 패럴림픽은 일반 동계 올림픽 종목을 장애를 가진 선수들을 위해 변형한 종목들이 대부분이죠. 썰매 하키도 그중 하나인데요. 미국 뉴욕에서는 바로 이런 썰매 하키 선수를 꿈꾸는 장애 아동들이 모여 훈련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오디오] 뉴욕의 썰매 하키 꿈나무들...스페셜 동계올림픽 준비하는 장애 스케이트 선수들
please wait

No media source currently available

0:00 0:10:00 0:00

“첫 번째 이야기, 뉴욕의 썰매 하키 꿈나무들”

[현장음: 맨해튼 링크]

뉴욕시 맨해튼의 한 야외 스케이트장. 추운 밤이지만 스케이트 장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합니다. ‘뉴욕 썰매 특공대(New York Sled Rangers)’라는 이름의 썰매 하키팀 경기가 있는 날은 이렇듯 많은 장애 아동과 부모들로 스케이트장이 붐빈다고 하네요.

[녹취: 빌 그린버그] “우리 아이들은 장애 때문에 잘 걸을 수도 없고, 살면서 이런저런 도전에 직면하게 되는 게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휠체어에서 벗어나, 장애가 없는 사람들처럼 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어린이 썰매 하키팀을 결성하게 됐습니다.”

빌 그린버그 씨는 뉴욕시 인근 신체장애 아동들을 위해 지난 2012년 뉴욕 썰매 특공대를 창단했습니다. 마이클 에이브럼 군은 창단 멤버 중 한 명인데요.

얼음 위에서 하키를 하는 게 정말 재미있다며 즐거워합니다.

스키 썰매는 1960년대 스웨덴에서 개발된 운동으로, 선수들은 일반 아이스하키의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하키를 하지만, 발에 신는 스케이트를 대신해 양날이 달린 철 썰매를 사용합니다. 그린버그 씨는 썰매를 뒤로 후진하는 것만 허락하지 않을 뿐, 일반 아이스하키 규정과 다를 게 없다고 하네요.

[녹취: 빌 그린버그] “스키 썰매를 달리 설명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냥 일반 아이스하키와 똑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창단할 당시만 해도 8명의 선수로 시작한 썰매 하키팀. 지금은 40명이 넘는 선수들이 11월부터 3월까지 매주 경기를 치르고 있습니다. 조힐니 메란 양은 썰매 하키 훈련은 1주일 동안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라고 했습니다.

[녹취: 조힐니 메란] “얼음 위에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이 시간이 너무 좋아요. 넘어지고 또 넘어지지만, 자유롭게 하키를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정말 신나요.”

6개월 전부터 딸 티아를 데리고 매주 스케이트장을 찾는 루스 괌바 씨는 썰매 하키를 시작한 후 딸 아이가 달라지고 있다는 게 눈에 보인다고 했습니다.

[녹취: 루스 괌바] “딸이 썰매 하키를 시작한 후 자신감이 하늘을 찔러요. 이런 딸을 보는 것이 엄마로서 정말 행복하고 또 딸이 자랑스럽습니다.”

뉴욕 썰매 특공대 하키단은 전미하키리그와 휠체어스포츠연맹 그리고 다른 여러 기업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녹취: 빌 그린버그] “아이스하키는 돈이 많이 드는 운동입니다. 하지만 후원금으로 스케이트장 대여와 여러 장비를 구입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일부 아이들은 유타주로 스키 캠프에 보내기도 하는데요. 이렇듯 장애 아이들의 겨울 스포츠 활동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린버그 씨는 뉴욕 썰매 특공대의 규모를 100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했는데요. 패럴림픽 종목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썰매 하키를 더 많은 장애 아동들이 경험하고 또한, 미국 국가대표 선수로도 뽑힐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워싱턴 디시 실내 링크에서 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할 장애 선수들이 스케이팅 훈련을 하고 있다.
워싱턴 디시 실내 링크에서 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할 장애 선수들이 스케이팅 훈련을 하고 있다.

“스페셜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장애 스케이트 선수들”

지금 평창에서는 신체장애를 가진 패럴림픽이 열리고 있는데요. 패럴림픽과는 별도로 스페셜 올림픽 대회도 있습니다. 스페셜 올림픽 대회는 지적장애를 가진 선수들을 위한 대회로 신체적 장애를 모두 포함하는 패럴림픽보다는 참가대상의 폭이 좁지만 2년마다 한 반씩 열리는 국제 대회인데요. 이번엔 스페셜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들을 만나러 워싱턴 DC로 가 보죠.

[현장음: 듀폰 아이스 아레나]

워싱턴 DC의 듀폰 아이스 경기장. 지적 장애 아동들이 스케이트 훈련에 한창입니다.

[녹취: 브리타니 그린] “아이들이 지적 장애는 있지만, 운동 신경은 아주 좋은 경우를 많이 봅니다. 아이들이 스포츠를 해볼 경험이 없어서 그렇지, 알고 보면 운동에 타고난 소질이 있는 아이들이 있어요.”

장애 선수들을 지도하는 브리타니 그린 씨는 아이들에게 스케이트를 지도하면서 놀랄 때가 적지 않다고 하는데요. 이 아이들 중에는 스페셜 올림픽 선수도 있습니다. 스페셜 올림픽 워싱턴 DC 지부의 로드니 윌리엄스 부지부장은 지적 장애 아동들을 위한 스키 교실은 아이들에게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로드니 윌리엄스] “지적 장애아동 중에는 일반 체육 수업이나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마음껏 자신의 재능을 뽐낼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이 시간이죠. 하지만 동시에 경쟁을 하기도 합니다. 실력을 겨뤄서 스페셜 올림픽에 참가하게 되니까요.”

선수들은 대부분 워싱턴 DC 일대 일반 공립학교와 특수 학교에서 온 장애 아동들인데요. 겨울 스포츠를 처음 경험해 보는 아이들도 있다고 합니다.

[녹취: 브리타니 그린] “우리는 장애 아동들의 운동기능 발달을 돕고, 아이들의 자신감을 북돋아 주고, 무엇보다 새로운 스포츠를 경험하게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것과 동시에 재미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아이스 스케이팅 역시 돈이 많이 드는 종목이지만, 개인 후원자들과 비영리 단체의 후원을 통해 운영된다고 하는데요. 강사비는 물론 스케이트도 다 공짜고, 아이들은 오로지 스케이트를 타는 데만 집중하면 된다고 합니다.

[녹취: 로드니 윌리엄스] “아이들이 얼음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게 어색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아무도 스케이트를 완벽하게 타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아이들이 주어진 기회를 최선을 다해 즐기기를 바랄 뿐이죠.”

[녹취: 브리타니 그린] “스페셜 스케이트는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주기 위한 운동입니다. ‘내가 잘 못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아. 계속 타다 보면 잘 할 수 있을 거야.’ 이런 생각을 심어주는 거죠.”

자신감을 갖고 스케이트를 타다 보면 정말 실력이 쑥쑥 느는 게 보인다는데요. 아이들은 스페셜 올림픽 워싱턴 DC 지부 예선을 통해 지부 대표로 뽑힌 후 미국 대표를 뽑는 전국 예선전에 출전하게 된다고 합니다. 또한, 지역 스케이트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는 추첨을 통해 스페셜 올림픽 세계 대회에 출전할 기회도 얻을 수 있다는데요. 이렇듯 미국 전역에서 운영되는 다양한 장애 겨울 스포츠 프로그램들을 통해 장애 아동들은 새로운 기회와 꿈을 찾고 있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여러분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