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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힐 전 차관보] “북한, 비핵화 아닌 군축 대화 목적…신중히 대응해야”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밝힌 건 비핵화가 아닌 군축 대화를 하려는 목적이라고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밝혔습니다. 힐 전 차관보는 6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 대화 용의가 있다면 2005년 9.19합의에 대한 현재 입장부터 설명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진단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매우 신중히 대응해야 하며, 북한에 핵무기를 포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주한 미국대사와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힐 전 차관보를 김영남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에 나설 의지를 밝혔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힐 전 차관보) 저는 미국이 신중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비핵화라기 보다 핵 군축 대화를 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미국이 정말로 원하거나 필요로 한 대화가 아닌데요. 하지만 저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 기회를 놓치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미국이 이 부분을 탐색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목표가 되고 있는 것이 비핵화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기자) 북한은 그럼 비핵화가 아닌 무엇을 원하는 걸까요?

힐 전 차관보) 저는 북한이 추가 (개발을) 하지 않는데 동의하면서 주한 미군 등과 관련해 뭔가 미국 측의 감축을 원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핵무기는 정권 생존 목표가 아니라 미국과 한국을 갈라놓기 위해서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저는 매우 조심스러우며 과거 북한으로부터 지금과 같은 말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북한은 과거 무기를 감축하겠다는 부분에 대해 대화를 할 준비가 됐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북한이 이런 무기들을 제거하는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는 데는 회의적입니다. 만약 북한이 그렇다면 2005년 9.19 합의를 현재 동의하지 않고 있는 부분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합니다. 북한의 대화에 대한 진정성이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되겠죠.

기자) 한국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이번 북한의 입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함한 재래식 무기로 한국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발언 등을 포함해서 말이죠.

힐 전 차관보) 네 그렇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의 공식적인 발표에 대해 조금 회의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행복해할 시간이 아니라 진지해야 할 시간입니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 와 있는지 조심스럽게 평가해봐야 할 시간이죠. 또한 미국과 한국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중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김정은은 비핵화가 선대의 유훈이라는 말도 했는데요.

힐 전 차관보) 흥미로운 점은 북한의 최근 발언들이 과거의 발언들과 매우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런 문장을 과거에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2005년 9.19 합의에도 동의하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북한이 당시 합의를 따라 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해당 합의는 북한이 핵무기를 제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를 추진할 준비가 돼 있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북한의 목적을 비핵화가 아닌 일종의 동결로 보시는 건데요.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받아들일까요?

힐 전 차관보) 아닙니다. 저는 이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핵을 가진 북한을 용인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믿을 것으로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확고하게 말이죠.

기자) 북한이 왜 지금에 와서 대화에 나서겠다고 했을까요? 국제사회의 제재가 영향을 끼쳤다고 보십니까?

힐 전 차관보) 네 그렇습니다. 저는 지금 북한에 가해지는 국제사회의 제재는 과거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제재들은 북한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제유 제품 등의 제재를 통해서 말이죠. 저는 그렇기 때문에 제재가 북한이 대화에 나서게 하는데 영향을 끼쳤다고는 보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여러 차례에 걸쳐 무기 프로그램의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추가 실험을 동결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아마 북한이 더 이상 실험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동기는 매우 중요한데요. 북한이 제재의 영향을 느껴서 일 수도 있지만 북한이 이제 이런 제재를 완화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느끼기 때문 일 수도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서 진전을 보였고 미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할 수 있어서라는 말씀이십니까?

힐 전 차관보) 그 부분은 잘 모르겠습니다. 전세계는 북한에 반대하고 있는데요. 북한이 미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북한은 탄두를 운반할 능력을 갖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엄청난 핵 역량이 있다는 점을 보여줬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역량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죠. 북한은 지금이 미국과 대화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생각할 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북한이 미국과 동등한 입장이기 때문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미국은 현재 미사일 요격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도 최근 새로운 미사일 무기를 공개했는데 많은 전문가들은 기존의 ICBM이 수 년 안에 한물간 기술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 한물간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오랜 시간을 투자한 게 되는 거죠.

기자) 과거 여러 차례 북한과의 협상에 참여하셨는데요. 북한과 협상에 나설 미국이나 한국 당국자들에게 전할 조언이나 당부가 있으십니까?

힐 전 차관보) 지금 북한의 움직임이 새로운 것인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북한에 직접적으로 물어볼 것 같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다시 들어갈 준비가 돼 있는지 말이죠. 만약 그렇다면 대가로 어떤 것을 바라고 있는지 물어볼 겁니다. 저는 과거 2005년 9.19 합의를 다시 꺼내 북한의 현재 입장이 어떤지 물어볼 겁니다. 또 6자회담 당시인 2007년 2월에 채택됐다 북한이 거절한 협정에 대한 입장도 묻고 싶습니다. 저는 이런 부분들은 우리가 분석하는 게 아니라 북한이 직접 설명하게 할 것 같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로부터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보인 이유와 대화의 한계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김영남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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