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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워싱턴 도심 속 수면 카페...심장 전문의가 된 시리아 난민 소년


워싱턴 DC의 유일한 수면카페 리차지(Recharj)에서 직장인들이 명상 음악을 들으며 쉬고 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 입니다. 연방 정부건물들, 국제 금융 기관들, 각종 기업과 단체들이 몰려있는 곳. 바로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입니다. 워낙 많은 정보가 오가고 또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이다 보니, 워싱턴엔 격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은데요. 이런 직장인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최근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워싱턴 DC의 유일한 수면 카페, ‘리차지(Recharj)’를 찾아가 보죠.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오디오] 워싱턴 도심 속 수면 카페...심장 전문의가 된 시리아 난민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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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복잡한 워싱턴 도심 속의 수면 카페, 리차지(Recharj)”

차들이 오가는 분주한 도로. 하지만 수면 카페 ‘리차지’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딴 세상에 온 듯, 조용한 분위기가 펼쳐집니다. 직원의 안내를 따라 들어가면 수면실이 나오는데요. 하얀색 커튼으로 구분돼 있는 수면실 안에는 베개와 이불 그리고 라벤더 향이 나는 안대까지 준비돼 있죠. 잔잔한 음악까지 더해지면 숙면의 세계로 스스르 빠져듭니다.

이렇게 20분간 낮잠을 자고 나면 직원이 깨워주는데요. 리차지라는 이름의 뜻대로 직장인들은 몸과 마음이 재충전 되어 일터로 돌아가게 됩니다.

[녹취: 다니엘 투리시니] “워싱턴 DC의 직장인들이 수면 카페를 매우 환영하고 있습니다.”

수면 카페 리차지의 창업자인 다니엘 투리시니 대표 역시 워싱턴 DC에서 IT 전문가로 일하는 직장인입니다. 근무 시간도 길고, 스트레스도 많은 일을 하다 보니 잠시라도 좀 쉴 수 있는 공간을 생각하던 투리시니 씨. 몇 달 전 바로 이 수면 카페를 열게 됐다고 합니다.

[녹취: 다니엘 투리시니] “현대인들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생활합니다. 하루 24시간 사람들의 손엔 스마트폰이 들려 있죠. 직장 상사는 어느 때든 연락을 해옵니다. 낮에도 밤에도, 심지어 휴가 중에도 말이죠. 당연히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는 과거에 직장인들이 경험했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리차지에선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수면 공간 외에 명상 수업도 진행하고 있는데요. 명상을 가르치는 페이지 리첸 씨는 직장인들이 잠시나마 평온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페이지 리첸] “편안하게 누워서 긴장을 풀어주는 소리를 들으면 잡념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이 소리들은 신체의 각기 다른 부분에서 반응하며 피로를 풀어주죠. 단순히 누워서 잠을 청하는 것보다 훨씬 편안하게 그리고 깊이 수면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몸의 쌓여 있던 피로까지 확 풀어주다 보니 거의 매일 수면 카페를 찾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녹취: 거레티]

IT 전문가라는 이 손님은 근무 중 혹은 일을 마치고 리차지를 찾는데, 하루의 피로를 날려버릴 수 있어서 좋다고 했고요.

[녹취: 아폰테]

변호사라는 이 손님은 리차지에서 명상을 한 후 뻣뻣했던 턱 주위가 풀리는 걸 느낀다고 했습니다.

리차지의 투리시니 대표는 직장인들이 수면 카페를 찾아 재충전하는 데서 더 나아가, 스트레스 없는, 건강한 직장인의 삶을 위해 특별 강좌를 열고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다니엘 투리시니] “어떻게 직장은 직원들이 재충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지, 또 직원들에겐 화를 다스리는 법 등 감정 조절을 지도하는데요. 이를 통해 보다 생산성 있는 직장 환경을 가져오는 게 저희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최근 미국에서 육체적인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새로운 유행으로 떠오르고 있고, 관련 사업 역시 확장되는 추세인데요.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워싱턴 DC 최초의 수면 카페 리자치의 문을 연 투리시니 대표는 앞으로 이런 공간이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심장 전문의 헤발 모하메드 켈리 박사가 애틀란타 지역 보건소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심장 전문의 헤발 모하메드 켈리 박사가 애틀란타 지역 보건소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미국 심장 전문의가 된 시리아 난민 소년”

미 남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에모리대학병원은 조지아주 최고의 병원으로 손꼽히는데요. 이 병원에 가면 특별한 사연을 가진 의사가 한 명 있다고 합니다. 시리아 난민 출신으로 미국에 와서 심장 전문의가 된 헤발 모하메드 켈리 박사인데요. 켈리 박사의 아메리칸 드림을 만나볼까요?

일요일 낮, 애틀랜타 주의 한 지역 의료 센터가 많은 환자로 북적입니다. 이곳은 건강보험이 없는 이민자들이 와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인데요. 매주 일요일 켈리 박사는 바로 이곳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녹취: 헤발 모하메드 켈리] “난민 신분으로 미국에 정착할 당시, 우리 부모님은 건강보험이 없으셨거든요. 그때 생각이 나서 이렇게 자원봉사를 하는 겁니다. 제가 보는 환자는 주로 쿠르드계나 아랍계 이민자들 또는 난민들인데요. 15여 년 전의 우리 가족과 다들 비슷한 상황이어서, 마치 우리 부모님을 돌보듯 환자들을 돕고 있습니다.”

켈리 씨와 가족은 쿠르드족이라는 이유로 고향인 시리아에서 박해를 받았고 결국 시리아를 탈출해 2001년 미국 애틀랜타에 정착했습니다. 당시 10대 소년이었던 켈리 씨, 미국에 오자마자 의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다고 하네요.

[녹취: 헤발 모하메드 켈리] “어릴 때 무척 가난한 동네에 살았거든요. 동네에 가끔 구급차가 오곤 했는데 다들 심장마비로 실려 가거나 아니면 이미 심장이 멎어서 들려 나가는 게 대부분이었어요. 그때 보면서 생각했죠. 이렇게 심장 마비가 온 사람들을 도와야겠다, 심장마비를 막을 수 있는 일을 해봐야겠다라고요.”

하지만 이 같은 꿈을 이루기 위해선 험난한 길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가족들의 생계를 돕기 위해 식당에서 일하며 설거지부터 바닥 청소까지 온갖 궂은일을 다 해야 했습니다.

켈리 씨의 어머니는 이렇게 고생한 아들이 의사로 성공한 것이 그저 감사하고 자랑스러울 따름이라고 했습니다.

[녹취: 사디아 모하메드 켈리] “처음 미국에 정착해서는 고생을 무척 많이 했습니다. 애들 아버지는 아팠고 둘째 모하메드는 14살밖에 안 됐거든요. 17살이었던 헤발의 어깨가 무거웠죠. 하지만 저는 아들의 미래와 학업만큼은 포기하게 할 수 없었어요. 헤발에게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의사가 되라고 늘 말하며 용기를 줬습니다.”

어머니의 꿈대로 켈리 씨는 미국에서 심장 전문의가 됐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고생을 잊지 않고 지역 난민, 이민자 사회를 돕는 데 열심인 켈리 씨는 이웃 주민들의 자랑이기도 하죠.

이웃 주민 타파 씨의 초등학생 딸 역시 자신도 커서 의사가 돼 켈리 박사처럼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겁니다.

현재 켈리 씨가 일하는 에모리 대학 병원과 과거 켈리 씨가 접시를 닦았던 식당의 거리는 골목 하나 차이라는데요. 하지만 지금 켈리 씨에겐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습니다.

[녹취: 타하 사이드 파타] “매일 아침 병원으로 출근하는 것이 정말 꿈만 같습니다. 예전에 식당에서 일할 때, 길 건너에 있는 저 큰 대학병원에서 제가 일할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나의 새로운 일터가 된 겁니다. 저는 제가 꿈꿨던 삶의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하고요. 이제는 사회를 위해 돌려줄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여러분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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