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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이민개혁안 처리 실패...플로리다 고교 총격범 범행 시인


미국 연방의사당 돔지붕 뒤로 구름이 끼었다. 15일 연방 상원 표결에서 이민개혁안들이 모두 좌초됐다.
미국 연방의사당 돔지붕 뒤로 구름이 끼었다. 15일 연방 상원 표결에서 이민개혁안들이 모두 좌초됐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연방 상원에서 발의된 이민개혁법안들이 속속 좌초됐습니다. 이로써 이른바 ‘드리머’들의 운명에 그림자가 드리워졌습니다.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소재 더글러스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용의자가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한 열병식에 최대 3천만 달러가 들 수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어제(15일) 연방 상원에서 이민개혁안을 두고 표결이 진행됐는데, 결과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네. 모두 네 가지 법안이 토론종결(cloture) 표결에 부쳐졌는데요. 모두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이로써 정국 운영에 걸림돌이 됐던 이민개혁방안 마련에 암운이 드리웠습니다.

진행자) 어제 구체적으로 어떤 법안들이 표결에 올라갔는지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네. 제일 처음 표결에 부쳐진 건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크리스토퍼 쿤스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었습니다. 이른바 ‘드리머’(dreamer)들을 구제해 주고 국경보안 강화에 수십억 달러를 쓴다는 것이 골자였는데, 찬성 52대 반대 47로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국경장벽 건설 예산은 이 법안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 ‘드리머’가 논란이 많은 ‘DACA’하고 관련이 있죠?

기자) 맞습니다.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와 사는 청년들을 ‘드리머’라고 하고, 이들의 추방을 유예해 주는 제도가 바로 ‘DACA’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제도를 없애겠다면서 오는 3월 5일까지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연방 의회에 요청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불법 이민자들을 보호하는 이른바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ies)와 관련된 법안도 상원에서 발의된 것으로 아는데 이 법안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 패트릭 투미 의원이 발의한 법안으로 어제(15일) 두 번째로 표결에 올라갔는데요. 54대 45로 부결됐습니다. 이 법안은 피난처 도시를 제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음 세 번째 표결에 부쳐진 법안이 민주, 공화 두 당 중도파 의원들이 합의해 만든 ‘이민 보안과 기회 법안’(Immigration Security and Opportunities Act)이었습니다. 이 법안은 공화당 수전 콜린스 의원, 린지 그레이엄 의원, 무소속 앵거스 킹 의원, 그리고 민주당 조 맨친, 팀 케인 의원 등이 발의했습니다.

진행자) 초당적인 합의를 통해 거쳐 만들어졌다고 해서 눈길을 끈 법안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이 법안 역시 54대 45로 부결됐습니다. 이 법안은 국경장벽 건설과 국경보안 강화에 앞으로 10년간 250억 달러를 쓰기로 했습니다. 또 DACA를 통해 시민권을 받는 사람이 부모를 미국에 초청하는 것을 금지하고요, 영주권자의 성인 자녀 초청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주권 추첨제(Visa Lottery Program)는 그대로 유지했는데요. 백악관은 이 법안이 통과돼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표결에 올라간 법안은 뭡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그대로 반영했던 ‘안전과 성공 법안(The Secure and Succeed Act)’이었는데요. 공화당의 찰스 그래슬리 의원이 발의했습니다. 이 법안은 찬성 39대 반대 60으로 부결됐습니다. 백악관 측이 이 법안을 강력하게 지지했지만, 어제(15일) 표결에 부쳐진 법안 가운데 가장 지지표가 적었습니다.

진행자) 이민개혁과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뭔가요?

기자) 네. 아까 ‘이민 보안과 기회 법안’을 설명할 때 나온 내용인데요. 다시 정리하면 DACA 대안 마련, 국경장벽 건설, 영주권 추첨제 폐지, 그리고 가족 이민 제한 등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이 부결된 것과 관련해 16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이 DACA 수혜자들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는데요. 하지만 공화당은 여전히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민개혁 논의에서 핵심은 역시 드리머들의 구제 문제였는데, 어제(15일) 상원 표결 내용을 보면 이들의 운명이 더 불확실해진 셈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나마 드리머들에게 희소식은 최근 뉴욕 연방 지방법원이 3월 5일부터 DACA 제도를 완전하게 없앤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처에 제동을 건 겁니다. 지난 1월에는 샌프란시스코 연방 지법도 같은 판결을 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 판결은 영구적인 것이 아닌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시적인 것으로 관련 소송이 끝날 때까지만 DACA의 효력을 유지한다는 겁니다. 한편 어제(15일) 상원에서 표결이 있은 다음에 다른 방안들이 공개됐습니다. 먼저 공화당 상원 의원 3명이 발의한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 요구대로 국경장벽 건설에 250억 달러를 배정하고 드리머들에게는 2년 주기로 갱신이 가능한 노동허가증을 발급해준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또 애리조나가 지역구인 제프 플레이크 의원은 국경강화에 비교적 적은 예산을 배정하고 동시에 DACA 효력을 3년 연장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일단 드리머들의 추방을 막고 3년 안에 연방 의회가 대안을 마련하자는 겁니다.

진행자) 자, 연방 의회가 다음 주에 휴회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통령의 날’ 공휴일 주간이어서 한 주 쉬고 그 다음 주에 다시 모입니다.

미국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고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한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 니콜라스 크루즈(가운데)가 15일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 법정에 출두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고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한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 니콜라스 크루즈(가운데)가 15일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 법정에 출두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14일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에 있는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17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용의자가 범행을 인정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체포된 용의자 니콜라스 크루즈가 학교 안과 밖에서 사람들에게 총을 쐈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습니다. 용의자 크루즈는 어제(15일) 처음으로 법정에 출두했습니다.

[녹취: 판사 인정 신문] “The statements…”

기자) 1급 살인 혐의 17건을 적용한다는 판사의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용의자를 보석 없이 구금한다고 판사는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어제 현지 경찰이 자세하게 총격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브로워드카운티의 스콧 이스라엘 경찰국장은 용의자가 14일 오후 2시 19분경 학교 건물 안으로 진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이스라엘 국장] “The statements…”

기자) 2시 21분경부터 용의자가 1층 4개 교실, 그리고 2층 1개 교실을 겨냥해 3분 동안 총을 쐈고요. 이어 3층으로 올라가 총과 실탄을 버리고 대피하는 학생들에게 섞여 건물 바깥으로 나와 도주했다고 이스라엘 국장은 설명했습니다. 한편 범행에 사용된 AR-15 반자동소총은 용의자가 총포상에서 합법적으로 산 것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범행 동기가 밝혀졌나요?

기자) 현재 사법당국이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캐고 있는데요. 아직 정확한 동기는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용의자의 신상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있습니까?

기자) 네. 용의자가 올해 19세인데요. 부모는 모두 사망했고 지금은 친구 가족과 함께 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용의자 크루즈는 참사가 난 더글러스 고등학교 학생이었는데, 문제가 있어서 퇴학당했다고 합니다. 한편 용의자를 아는 사람들은 크루즈가 좀 이상한 아이였다고 증언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이상했다는 건가요?

기자) 다른 사람이 보기에 이상한 행동이나 말을 많이 했고요. 또 집에서 다람쥐나 닭 같은 동물들을 가혹하게 다루는 등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했다는 겁니다. 한편, 미 연방수사국(FBI)은 16일, 용의자가 학교에서 총격 사건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제보를 지난달에 받았지만, 이에 따른 적절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시인했습니다.

진행자) 사건이 나기 전 크루즈에 대한 제보가 연방수사국(FBI)에 들어갔다는 보도도 있던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내. 지난해 9월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용의자 이름으로 “나는 앞으로 전문적인 학교 총기 난사범이 되겠다”라는 글이 올라왔다는 제보가 FBI에 들어갔다는 겁니다. 제보를 접수한 FBI가 관련 글을 조사했지만, 누가 이걸 올렸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는데요. 이번 사건으로 미뤄보면 크루즈가 올린 글일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를 두고 FBI가 참사를 막을 수도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말에 참사가 발생한 플로리다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소식이 나왔었는데, 이 열병식 비용으로 최대 3천만 달러가 들 수 있다는 말이 나왔군요?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기자) 그렇습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이 14일 하원 예산위원회에 나와 한 증언인데요. 열병식 비용으로 1천만 달러에서 최대 3천만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겁니다. 멜베이니 국장은 열병식 규모에 따라 비용이 달라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이 최근에 2019 회계연도 예산안을 보냈는데, 여기에 열병식 관련 예산이 들어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아닙니다. 멀베이니 국장은 열병식 논의가 최근에야 시작됐기 때문에 백악관 예산안에 들어가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멜베이니 국장은 그러면서 열병식을 진행하기로 하면 행정부가 의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열병식을 계획해보라고 지시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초청으로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인 ‘바스티유의 날’ 열병식을 참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파리 개선문을 배경으로 기마대 등 여러 부대가 위용을 자랑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대통령은 지난 1월 18일 짐 매티스 국방장관, 조셉 던포드 합참의장 등 고위 군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프랑스에서 열린 것 같은 열병식을 원한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현재 소관 부서에서 열병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있습니까?

기자) 아직 논의 초기 단계여서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고 합니다. 날짜도 확실하지 않은데요.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이나 재향군인의 날인 11월 11일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이 중에서 11월 11일이 1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일에다가 올해가 마침 1차 대전 종전 100주년이 되는 해라서 국방부가 이날을 선호한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열병식 개최에 대한 반응이 어떤지 모르겠군요?

기자) 네. 반응이 엇갈립니다. 존 케네디 공화당 상원의원은 자타공인 세계 최강 군사력을 자랑하는 미국이 굳이 그런 행사를 열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습니다. 반면에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군인들을 기념하기 위해 열병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 의원은 열병식을 하는 건 찬성하지만, 무기를 줄줄이 보여주는 옛 소련식 열병식에는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과거 미국에서도 열병식이 열린 적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드물기는 하지만,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조지 H.W. 부시 대통령 때인 지난 1991년에 열병식이 있었습니다. 당시 이라크와 싸운 걸프 전쟁에 승리한 것을 축하하기 위한 열병식이었는데, 군인 8천 명과 탱크, 헬기 등이 참가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열병식에는 돈이 얼마나 들었습니까?

기자) 1천200만 달러가 들었는데요. 현재 화폐 가치로 계산하면 대략 2천200만 달러 정도라고 하는군요.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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