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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문답] 미국, 북 평화공세에도 최대 압박 공언…“타협 안 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에 앞서 일본을 방문 중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오른쪽)이 7일 도쿄 방위성에서 대북 미사일 방어체계인 '패트리엇 PAC-3'를 시찰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에 앞서 일본을 방문 중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오른쪽)이 7일 도쿄 방위성에서 대북 미사일 방어체계인 '패트리엇 PAC-3'를 시찰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고위급 대표로 한국을 방문하고, 북한 예술단이 서울과 강릉에서 공연도 합니다. 미국은 이런 평화 공세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오히려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의 일관된 기조를 함지하 기자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한국에 갔는데요. 방문의 주 목적이 올림픽 때문만은 아니라고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6일 중간 기착지인 알래스카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기자들에게 ‘솔직히 말하면’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한국을 가는 이유가 북한 문제 해결에 있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같이 들어보시죠.

[녹취: 펜스 부통령] “but also, quite frankly, we’re traveling to the Olympics to make sure that North Korea doesn’t use the powerful symbolism and the backdrop of the Winter Olympics to paper over the truth about their regime…”

미국 팀을 응원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솔직히 말해 한국에 가는 건 북한이 동계 올림픽이라는 강력한 상징성과 배경을 정권의 진실을 가리는 데 사용하지 못하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분위기를 내비친 게 처음은 아니었죠?

기자) 맞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2일에도 간단명료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한국에 간다며, ‘전략적 인내’의 시대가 끝났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군사적 행동을 의미하는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는 말도 했는데요. 같은 말을 6일에도 했고, 7일 일본을 방문해서도 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이번 올림픽을 통해 평화적인 제스처를 보이고 있는데, 이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이 올림픽 뒤에 숨어서 잔혹한 정권의 모습을 감추고 있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올림픽 직전까지 있었던 핵과 탄도미사일 문제도 전혀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새롭게 제기하는 문제가 있죠. 바로 ‘인권’입니다. 자국민을 수십 년간 빈곤하게 만든 정권이 올림픽을 계기로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판단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한국 정부는 이번 펜스 부통령의 방한이 미-북 대화로 이어지길 바란다는 속마음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기자) 실제로 펜스 부통령은 6일 이런 질문을 받았는데요. 생각보다 입장이 단호했습니다. 지켜보자는 말을 하긴 했지만, 자신은 북한 대표와의 대화를 요청을 한 적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어떤 상황에서든, 누가 있든지 간에 상관 없이 자신의 메시지는 동일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 메시지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미국과 전 세계의 바람에 부응하라는 것입니다.

진행자) 설령 만남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할 말은 하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할 말에는 ‘비핵화’를 비롯한 진정성 있는 행동 변화를 촉구하는 게 포함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로 만날 가능성이 희박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펜스 부통령은 7일 미-북 대화와는 전혀 동떨어진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마이크 펜스 부통령] “To that end, I’m announcing that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will soon unveil the toughest and most aggressive round of economic sanctions on North Korea ever - and we will continue to isolate North Korea until it abandons its nuclear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once and for all.”

미국이 역대 가장 강력하고 공격적인 대북 경제 제재들을 곧 발표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계속해서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을 영원히 포기할 때까지 북한을 고립시킬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또 한국에서의 행보도 대화의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또 펜스 부통령은 이번 한국 방문길에 지난해 북한에서 혼수상태로 돌아와 사망한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와 동행했습니다. 또 한국에서 탈북자들을 만나고, 지난 2010년 북한의 공격으로 침몰한 천안함 기념비도 방문할 예정입니다.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것보다는 압박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합니다.

진행자) 일각에서는 북한이 대화에 나오고, 평화적 제스처를 보이고 있는데 굳이 이렇게 압박을 할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유화공세에 나서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서로 다르게 해석해서 그렇습니다. 일각에선 북한이 평화공세에 나선 것을 미국과 한국이 연합 군사훈련을 멈췄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이런 해석에 동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최대 압박의 효과라는 겁니다. 해외수출의 90%가 끊기고, 원유와 정제유에 제한선이 생긴 것은 물론 각국에 주재하던 북한 대사들마저 쫓겨나는 등 북한이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급하게 대화 테이블로 돌아왔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그렇기 때문에 더욱 압박을 해야 한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 압박의 최종 목표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하는 것이라고 취임 초기부터 공공연하게 밝혀왔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과의 대화를 거부하겠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적절한 상황’에서 하겠다는 겁니다. 이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보일 때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함지하 기자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가 바라보는 북한의 ‘평화 공세’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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