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타박타박 미국여행] '달이 밝은 밤' 콜로라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록키산맥 위로 보름달이 떠 있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록키산맥 위로 보름달이 떠 있다.

안녕하세요, 타박타박 미국 여행 박영서입니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사와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미국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사는 도시를 발표했습니다. 미국 제1의 대도시라고 할 수 있는 뉴욕부터 저 하와이 마우이섬까지 190개 지역에 사는 사람, 자그마치 25만 명을 대상으로 1년에 걸쳐 실시한 방대한 조사였는데요. 최종 승자는 콜로라도주에 있는 '볼더(Boulder)' 라는 작은 도시였습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문화와 풍물,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여행, 오늘은 미국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가 있는 곳, 미국 중서부, 콜로라도주로 가보겠습니다.

[타박타박 미국여행 오디오] '달이 밝은 밤' 콜로라도
please wait

No media source currently available

0:00 0:09:54 0:00

​미국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사는 곳, 콜로라도 주 볼더.

행복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고... 그러니 무슨 근거로 가장 행복한 도시라고 할 수 있는 걸까?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과 갤럽은 그래서 10여 개의 기준 조건을 만들었다고 해요. 건강하게 먹는 것부터, 매일 새로운 뭔가를 배우는 것, 경제적인 안정, 주변 환경, 휴가 기간, 심지어 정기적인 치과 진료까지...연구진은 이런 것들을 행복의 척도로 삼았는데요. 그랬더니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곳이 바로 콜로라도의 볼더 시였다고 합니다.

사실 콜로라도는 이 볼더 시뿐만 아니라, 주 전체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마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엽서처럼 말이죠.

콜로라도주의 주도는 덴버라는 곳인데요. 음악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어쩐지 익숙한 이름 같다고 생각하실 분도 있을 듯합니다.

[녹취: John Denver, Rocky Mountain High]

미국의 아주 유명한 컨트리 음악 가수죠. 존 덴버.

실은 이 존 덴버는 콜로라도 사람도 아니고요. 원래 이름도 존 덴버가 아니라고 해요. 그런데 콜로라도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예명을 덴버라고 지은 거라고 하네요. 에드나 펠즈만 콜로라도주 홍보관의 설명입니다.

[녹취: 에드나 펠즈만 콜로라도주 홍보관] "존 덴버의 본명은 헨리 존 뒤센돌프입니다. 아주 훌륭한 가수이자 작사, 작곡가였죠. 어떤 사람들은 덴버시가 존 덴버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는데요.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존 덴버 덕분에 콜로라도주 덴버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어쩐지 친숙하고 한번은 가보고 싶은 그런 곳이 됐는데요. 그래서 콜로라도주에서는 어떤 산 이름을 존 덴버의 이름을 따서 아예 덴버 산으로 바꾸려고 했던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콜로라도주 덴버 주민, 류은주 씨 이야기도 들어보시죠.

[녹취: 류은주 씨] "'밀리언 달러 고속도로(Million Dollar Highway)'를 타고 가는 길에 아주 멋있는 산이 있거든요. 존 덴버가 살았던 곳이어서, 이름을 그렇게 지으려고 했는데, 투표를 해서 져서 바꾸지는 못했다고 해요"

그런데요. 굳이 존 덴버가 아니어도, 어떤 한국인들에게는 콜로라도가 왠지 더 친근히 여겨질지도 모릅니다.

[음악: Moonlight on the Colorado] 'Moonlight on the Colorado'... '콜로라도의 달빛', 또는 '콜로라도의 달밤'이라고 번역되는 미국의 민요인데요. 한국의 중고등학교 음악 시간에 이 콜로라도의 달밤이라는 노래를 배운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죠. 콜로라도에 가본 적도 없으면서, 음악 시간에 콜로라도의 달밤을 노래하며 머나먼 이국땅을 동경하던 학생들도 있었을 텐데...학창시절, 콜로라도의 달밤을 불렀다는 류은주 씨, 콜로라도의 달, 와서 보니 정말 밝고 크다고 합니다.

[녹취: 류은주 씨] "달이 밝아요. 굉장히 커요, 보름이 되면 너무 아름다워요. 저도 모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운전을 하고 가는데, 달이 엄청 큰 달이 떠 있을 때가 있어요. 여기가 특별히 마일하이(Mile Hign) 고원지대라 그런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참 환하고 밝고..."

들으신 것처럼 덴버시는 마일하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1마일은 1천600m니까...덴버시는 북한 금강산과 비슷한 높이에 세워진 도시입니다.

[음악: When it's springtime in the Rockies, 로키산맥에 봄이 오면]

미국에는 두 개의 거대한 산맥이 있습니다. 동부에는 애팔래치아산맥, 서부에는 로키산맥인데요. 로키산맥은 북쪽 캐나다에서 시작해 미국 서부지역을 거쳐, 남쪽 멕시코에 이르는, 총 길이 4천500km가 넘는 북미 대륙의 등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콜로라도는 이 로키산맥의 중간쯤, 서쪽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콜로라도라는 주의 이름도 이런 환경과 관련이 있다고 하네요. 에드나 펠즈만 콜로라도주 홍보담당자의 설명입니다.

[녹취: 에드나 펠즈만 홍보관] "콜로라도는 스페인 말로 붉다는 뜻입니다. 우리 주에 아름다운 붉은 바위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갖게 됐죠. 많은 사람이 등산이나 자전거, 산책 같은 걸 즐기기 위해 저희 주를 많이 방문합니다. "

콜로라도 사람들은 로키산맥의 많고 많은 봉우리들을 이용해 여름에는 하이킹, 겨울에는 스키 같은 야외 활동을 마음껏 즐긴다고 하네요.

[녹취: 류은주 씨] "로키산이 가깝습니다. 덴버에서 한 시간 반 가면 높은 산들이 많아요. 여기는 백인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곳이에요. 백인들이 원하는 게 다 있잖아요. 자전거, 등산...여름엔 굉장해요. 등산은 워낙 유명하고...겨울에는 스키 많이 타고"

콜로라도는 또 산세가 좋다 보니 덩달아 얻는 천혜의 혜택이 있는데요. 바로 온천입니다.

[녹취: 류은주 씨] "좋은 온천이 많죠. 산이 있으니까. 눈 오면 눈 내리는 야외 온천 너무 좋아요. 물이 좋아서, 유황온천 굉장히 좋아요. 글렌우드 온천이라고 세계에서 가장 큰 실외온천도 있고, 누드 온천도 있어요. 미국 사람들도 온천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벗 삼아 야외 활동을 쉽게 할 수 있어서일까요? 조사에 따르면 콜로라도는 미국에서 가장 뚱뚱한 사람들이 없는 주고요. 그중에서도 덴버는 가장 마른 도시라고 하는데요. 콜로라도 덴버에서 간호사로 재직 중인 류은주 씨. 사실이라고 하네요.

[녹취: 류은주 씨] "정말 맞아요. 일을 하니까 아는데, 다른 주에는 많다고 하는데 저희는 뚱뚱한 사람 많지 않아요. 다 이유가 있겠지만, 운동 좋아하고, 건강에 관심 많고, 주변 다 다이어트하고, 좋은 음식 먹고 그래요. 여기는 튀긴 음식 장사가 잘 안돼요. 샐러드, 유기농 음식 찾고, 고기 많이 먹고, 탄수화물 적게 먹고 과일 많이 안 먹고, 채소 많이 먹고...생선 먹고, 굉장히 수준이 높은 주예요. "

반면 콜로라도는 지난 2012년, 미국 50개 주 중에서 제일 처음으로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주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여전히 콜로라도 주민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부분이라고 하는데요 일각에서는 주 경제에 굉장한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청소년 건강과 범죄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최근 콜로라도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존이나 구글 같은 미국의 내노라 하는 대기업들이 콜로라도로 많이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콜로라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해칠 것을 우려해 이런 변화가 아주 달갑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많다고 합니다.

[녹취: 류은희 씨] "교통체증 없었는데 엄청 많아졌고, 집값 뛰고, 어떤 추세냐면 어떤 사람은 자기 집을 위해 6ac 땅을 사고, 거기다 누구 가까운 것 싫어서 300ac 땅을 또 사고, 그런 사람들도 있거든요. 하지만 외지인들 오고, 백인들 다시 멀리 가고...그런 게 보여요. 토박이들은 자기들을 지키고 싶겠죠"

그런가 하면 콜로라도 주민들이 자랑하는 것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게 있습니다. 바로 공군 사관학교입니다.

[녹취: 류은주 씨]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공군사관학교가 있어요. 미국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곳이고, 손님들 오시면 모시고 꼭 가죠.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곳이고..."

에드나 펠즈만 씨는 또 하나 콜로라도주에서 가볼 만한 곳으로 화폐 공장을 꼽습니다.

[녹취: 에드나 펠즈만 씨] "콜로라도에는 미국 화폐 중에서도 동전을 만드는 미국 연방 금속화폐 주조창이 있습니다. 무료로 관람을 할 수 있는데요, 아주 흥미로운 곳입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문화와 풍물,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여행, 약속했던 시간이 다 됐네요.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