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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마 국제공항, 군사목적 활용도 더 높아…전투기 20대 은폐


원산 갈마 국제공항을 찍은 2017년 2월15일자 위성사진. 터미널에서 남서쪽 약 1.6km 지점에 MIG-19, MIG-21로 보이는 전투기 20대가 계류돼 있다. (사진제공=구글어스/디지털글로브)
원산 갈마 국제공항을 찍은 2017년 2월15일자 위성사진. 터미널에서 남서쪽 약 1.6km 지점에 MIG-19, MIG-21로 보이는 전투기 20대가 계류돼 있다. (사진제공=구글어스/디지털글로브)

한국 스키 선수들이 원산 갈마 국제공항을 통해 방북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 공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갈마 국제공항은 군사적 목적의 공항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공항 내에 전투기 수십 대가 은폐돼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갈마 국제공항이 어떤 곳인지 정리했습니다.

현재 갈마 국제공항의 활주로가 들어선 자리에는 2013년까지만 해도 폭격 연습용 표적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공군기지로 활용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그 해 미화 2억 달러를 들여 원산 갈마공항으로 불리던 당시 공군기지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 작업을 시작했고, 민간 공항으로 이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실제로 당시 북한 국가설계지도국은 ‘원산-금강산 관광지구 개발 총계획’에 따라 이곳에 있던 공군기지를 인근으로 이전한다면서, 이 공항이 12대의 민간 비행기와 연간 120만 명의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었습니다.

원산 갈마 국제공항 부지를 찍은 2012년 위성사진. 폭격 연습용 표적(원 안)과 함께 전투기들이 계류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 자리는 현재 대형 활주로로 덮여 있다. (사진제공=구글어스/디지털글로브)
원산 갈마 국제공항 부지를 찍은 2012년 위성사진. 폭격 연습용 표적(원 안)과 함께 전투기들이 계류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 자리는 현재 대형 활주로로 덮여 있다. (사진제공=구글어스/디지털글로브)

이에 따라 폭격용 표적으로 보이던 ‘X’ 표시와 ‘전투기’ 모양 그림이 있던 자리에는 넓어진 활주로가 덮였고, 새로운 공항 터미널이 인근에 들어섰습니다. 공항이 국제공항의 모습을 갖춰가면서 전투기들도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후 북한은 2015년 원산 갈마 국제공항이라는 이름의 민간 공항을 공식 개장했습니다.

그런데 민간 공항이라는 당초 계획과 달리 갈마 국제공항은 점차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정황이 포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자취를 감췄던 전투기들이 돌아왔다는 점입니다.

갈마 국제공항의 터미널에서 남서쪽으로 약 1.6km 떨어진 지점에 20여대의 전투기가 나무 숲을 중심으로 은폐한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된 겁니다.

공항의 주 터미널과 활주로 형태의 직선도로로 연결된 해당 지점은 과거 전투기들이 계류된 곳이었지만, 2014년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가 2016년 10월 위성사진에서 다시 등장했습니다.

지난 2015년 비행축제 즉, 에어쇼 때 잠깐 등장한 것을 제외하면 이 공항에서 전투기들이 이처럼 대규모로 위성사진에 포착된 적은 없었습니다.

20여 대의 전투기들은 이후 지금까지 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민간공항을 표방하고 있지만 동시에 공군기지로도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는 겁니다.

이 공항이 군사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은 2016년부터 이 공항을 일종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기지로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공항 바로 앞 해변가에는 발사 패드로 추정되는 콘크리트 바닥이 만들어져 있는데, 일부 언론들은 이곳에서 탄도미사일이 발사됐다고 보도했었습니다.

또 공항 활주로와 맞닿아 있는 건물은 미사일 발사용 차량이 해변가 발사 패드로 향하기 전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미사일이 발사될 때도 이 건물을 통해 관측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산 갈마 국제공항의 터미널을 찍은 2017년 2월15일자 위성사진. 여객기나 승객의 움직임이 전혀 없다. (사진제공=구글어스/디지털글로브)
원산 갈마 국제공항의 터미널을 찍은 2017년 2월15일자 위성사진. 여객기나 승객의 움직임이 전혀 없다. (사진제공=구글어스/디지털글로브)

현재 갈마 국제공항에 정식 취항하는 항공편은 없는 상황입니다.

‘VOA’가 위성사진 서비스 업체 ‘플래닛’을 통해 일일 단위로 이 공항을 찍은 사진을 살펴본 결과 지난 수 개월간 이 공항 터미널에 대형 여객기가 포착된 적은 없었습니다.

현재로선 민간용보다 군사용 목적으로의 활용도가 더 높다는 추정을 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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