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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광장에 대규모 인파 집결...열병식 준비 돌입한 듯


북한 시간으로 28일 오전 11시24분 평양 김일성 광장을 찍은 '플래닛'의 위성사진. 광장 중심부에 대규모 인파가 붉은 물결을 이루고 있다. (사진제공=Planet)
북한 시간으로 28일 오전 11시24분 평양 김일성 광장을 찍은 '플래닛'의 위성사진. 광장 중심부에 대규모 인파가 붉은 물결을 이루고 있다. (사진제공=Planet)

북한이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본격적인 열병식 준비에 돌입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대규모 인파가 평양 중심지에 붉은 물결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민간 위성에 찍혀, 다음달 8일 열병식이 열린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인파가 포착된 건 일요일인 28일입니다.

민간위성 업체 ‘플래닛’이 평양시간으로 이날 오전 11시24분에 찍은 위성사진에는 김일성 광장이 이들 인파가 만들어 낸 것으로 보이는 붉은 물결로 뒤덮여 있습니다. 붉은 색 중심에는 노란색으로 만들어낸 3개의 글자도 어렴풋하게 보입니다.

지난 2007년 4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건군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동원된 주민들이 빨간색 바탕에 노란색으로 '영광'이라는 글자와 노동당 마크를 새겼다. VOA가 입수한 지난 28일 김일성 광장 위성사진에서도 주민들이 같은 장소에 동일한 형태로 도열해 3개의 노란색 글자 혹은 문양을 만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07년 4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건군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동원된 주민들이 빨간색 바탕에 노란색으로 '영광'이라는 글자와 노동당 마크를 새겼다. VOA가 입수한 지난 28일 김일성 광장 위성사진에서도 주민들이 같은 장소에 동일한 형태로 도열해 3개의 노란색 글자 혹은 문양을 만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보다 약 30분 전인 오전 10시56분과 오전 10시17분 위성사진 역시 인파가 집결한 모습이 확인됩니다.

다만 앞선 사진에서 드러난 글씨는 없었고, 인파 대열도 앞뒤로 조금 더 줄어든 모습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인파가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장면은 불과 하루 전날에도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장소를 찍은 27일 오전 사진에는 텅 비어있는 김일성 광장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이전 주말 사진에서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북한이 28일부터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현장에서 열병식 준비를 본격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위에서부터 김일성 광장을 찍은 28일 오전 10시56분과 오전 10시17분, 27일 오전 11시21분 위성사진. 27일 광장이 비어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제공=Planet)
위에서부터 김일성 광장을 찍은 28일 오전 10시56분과 오전 10시17분, 27일 오전 11시21분 위성사진. 27일 광장이 비어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제공=Planet)

김일성 광장은 대규모 열병식이 열리는 곳으로, 붉은 물결을 이룬 주민 대열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포착된 바 있습니다.

이들 주민들은 빨간색 수술과 꽃, 깃발 등을 통해 붉은 물결을 만들어내고 노란색 등으로 된 선전 문구를 부각시키는데 대거 동원돼 왔습니다.

'VOA'가 지난 2012년 4월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촬영한 사진. 행진하는 병력들 뒤로 주민들이 빨간색 수술과 깃발 등을 들고 붉은 물결을 만들어 내고 있다.
'VOA'가 지난 2012년 4월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촬영한 사진. 행진하는 병력들 뒤로 주민들이 빨간색 수술과 깃발 등을 들고 붉은 물결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앞서 ‘VOA’는 ‘플래닛’의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 미림비행장 북쪽 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 준비가 이뤄지는 정황을 포착한 바 있습니다.

김일성 광장에서 동쪽으로 약 7.5km 떨어진 해당 장소에선 28일에도 대규모 병력이 대열을 이룬 모습이 같은 위성 서비스를 통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27일(위)과 28일 평양 미림비행장 북쪽을 찍은 '플래닛'의 위성사진. 광장 중심부 도로에 병력들이 점 형태로 도열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제공=Planet)
27일(위)과 28일 평양 미림비행장 북쪽을 찍은 '플래닛'의 위성사진. 광장 중심부 도로에 병력들이 점 형태로 도열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제공=Planet)

​따라서 미림비행장 인근에서 병력과 군 차량 등이 열병식 훈련에 몰두하는 동안 주민들은 김일성 광장에서 대열을 맞추는 등의 연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위성사진 분석가이자 군사전문가인 닉 한센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도 이날 이 같은 ‘VOA’의 해석에 동의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There's no question about it and if there is still..."

북한이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으로 보기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미림비행장 인근에서도 여전히 훈련이 이뤄지고 있는 점으로 미뤄볼 때 이번 열병식 규모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한국 언론 등은 북한이 건군절을 한국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기 하루 전날인 다음달 8일로 변경했으며, 이날 열병식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위성사진을 통해 드러난 조직적인 움직임과 이들 보도 내용을 종합해 볼 때 북한의 열병식이 임박했음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조명균 한국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열병식과 관련해 "내부적 수요에 따른 행사이고 평창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갑자기 하는 게 아니"라고 27일 한국 연합뉴스에 밝혔습니다.

조 장관은 북한의 열병식이 “평창올림픽과는 무관하며 우연히 날짜가 겹친 것”이라면서 올림픽과 열병식을 연결해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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