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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또 테러, 군사교육시설 공격...중·일 외무장관 회담, 성과 없이 끝나


29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마셜파힘국방대학에서 테러가 발생한 후 군인들이 사건 현장을 순찰하고 있다.
29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마셜파힘국방대학에서 테러가 발생한 후 군인들이 사건 현장을 순찰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아프가니스탄에서 연초부터 대형 테러 사건이 잇따라 터지고 있습니다. 중국과 일본 외무장관이 일요일(28일) 베이징에서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개선과 대북 공조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다음달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중국과 타이완 간에 비행항로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데요. 이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보겠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오늘(29일) 또다시 자살 폭탄 공격이 발생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구급차를 이용한 자살 폭탄 테러로 2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이틀 만에 또다시 테러 공격이 발생했습니다. 로켓 추진 수류탄과 자동 소총 등으로 무장한 5명의 괴한들은 오늘 (29일) 오전 5시경, 카불 서쪽 '마셜 파힘 국방대학교' 입구 초소에서 진입을 시도하며 경비 병력과 총격전을 벌였는데요. 이 공격으로 적어도 11명의 군인들이 목숨을 잃고, 16명이 다쳤다고 아프간 국방부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5명의 괴한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2명은 자폭했고요. 2명은 총격전 중에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1명은 체포됐습니다. 이번에 테러 공격의 표적이 된 마셜 파힘 국방대학은 아프간 군 장교들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인데요. 지난해 10월에도 이 기관에서 교육받던 생도들이 미니버스를 타고 이동 중, 건물 밖에서 테러 공격을 받아 15명이 사망했었습니다.

진행자) 누가 이번 공격을 자행했는지는 밝혀졌습니까?

기자) 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가 선전 매체인 아마크 통신에, 자신들이 이번 공격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아프간은 지난 주말에 발생한 대형 자살 폭탄 테러로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고 있는 상황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틀 전인 27일에도 대낮에 수도 카불, 사다라트 광장 근처 대형 상가에서 차량 폭발 테러가 발생해 100여 명이 사망하고 23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는데요. 특히 테러 공격 차량이 급한 환자를 수송 중인 구급차로 위장해, 초소 감시병들의 눈을 속여 더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아프간 정부는 어제(28일) 국가 애도의 날을 선포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했습니다. 탈레반은 이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규탄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27일) 저녁 성명을 발표하고 탈레반의 비열한 테러 행위를 비판했는데요.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미국민과 미국의 동맹, 또 자신들의 사악한 사상을 동조하지 않는 사람은 그 누구나 공격의 표적으로 삼는 테러분자들로부터 안전한 아프가니스탄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제 세계 모든 나라는 탈레반과 그들을 지지하는 테러 조직에 맞서 단호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에서는 늘 크고 작은 테러 공격이 발생하곤 했지만 연초부터 테러 공격이 잇따라 계속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주일 전인 20일에도 카불 시내 최고급 호텔인 인터컨티넨털 호텔에 탈레반 테러분자들이 침입해 외국인 14명을 포함해 22명이 숨진 일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현재 아프간에는 탈레반뿐만 아니라 IS까지 준동해서 더 혼란이 격화되는 양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탈레반은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의 공격으로 아프간에서 축출된 무장조직이고요. 여기에 이슬람 수니파 극렬 단체 IS가 자신들의 세력 확대와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과격한 테러와 공격을 거듭하면서, 아프간의 치안은 현재 극도로 혼란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특히 테러가 자주 발생하는 것 같군요.

기자) 네, 현재 미군과 아프간 정부군은 아프간 외곽을 중심으로 무장 세력 소탕에 나서고 있는데요. 반면 이들 탈레반과 IS는 수도 카불 공격에 전력을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들 단체들은 외곽 지역을 다시 장악하는 것보다 수도를 공격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효율적인 전술이라는 판단에서 카불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또, 최근 아프간에서 테러가 자주 발생하는 것이 미국이 파키스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미국과 아프간은 현재 파키스탄이 이들 테러조직의 은신처가 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아프간에는 얼마나 많은 미군이 파병되어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천 명을 아프가니스탄에 추가 파병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들이 현지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현재 아프간에는 약 1만5천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데요. 올해 안에 수백 명의 미군 훈련관들이 파병돼 숫자는 1만6천 명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28일 중국을 방문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왼쪽)이 베이징 영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28일 중국을 방문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왼쪽)이 베이징 영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이번에는 중국과 일본 외무장관 회담 소식 살펴보죠.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중국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했군요.

기자) 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28일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가졌습니다. 양국 외무장관은 양국 외교 관계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북핵 문제에 대한 양국의 협력 방안도 논의했습니다. 올해는 특히 중국과 일본이 수교 40주년을 맺는 해라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고노 일본 외무상이 취임 후 처음 중국을 방문하는 거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8월 취임후 처음입니다. 양국은 지난 2012년 동중국해 영유권 갈등으로 관계가 급속히 악화됐다가 2014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중국 방문으로 다시 정상화되긴 했는데요. 여전히 관계가 껄끄러운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번 양국 외무장관 회담에서도 미묘한 온도차가 느껴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이 자리에서 세계 경제 2위와 3위 국가로서 중국과 일본이 아시아와 전 세계의 안정과 번영에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는데요. 하지만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현재 양국의 외교 관계는 매우 중요한 단계에 놓여있고 긍정적 진전이 있다고 화답하면서도, 여전히 많은 이견과 장애물도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견과 장애물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일례로, 현재 일본은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보다 강경한 대북 압박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고노 외상은 다음달 한국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 올림픽때 북한에 맞서 일치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양국 외무장관은 또, 한국과 중국 일본 정상간의 3자 회담을 갖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는데요. 조속히 개최하는데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일시나 방안은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 양국 언론들은 양국 외무장관 회담에 대해, 서로의 태도를 지켜보면서 관계 개선을 탐색하는 전개로 이어졌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양국 간에는 또 영유권 갈등 문제도 있죠?

기자) 맞습니다. 고노 외무상은 이달 중순, 중국 잠수함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 접속 수역에 진입했던 것을 언급하며 관계 개선을 저해할 수 있는 사태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재발 방지를 요청했는데요. 하지만 왕이 부장은 댜오위다오는 중국의 영토라고 반발하며, 더이상 논의가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왕이 부장은 또, 중국과 타이완은 하나의 국가라면서, 일본 측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중국 상하이의 홍차오국제공항에 동방항공 여객기들이 대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중국 상하이의 홍차오국제공항에 동방항공 여객기들이 대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이 다음달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중국과 타이완 간에 때아닌 하늘길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중국의 음력 설, 춘절은 다음달 16일인데요. 중국은 워낙 땅이 넓다 보니까 춘절을 전후로 연휴가 보통 1주일, 길게는 2주일씩 되기도 합니다. 이 기간 본토 중국과 타이완 간에 대규모 인적 왕래도 이뤄지는데요. 하지만 최근 타이완 교통부 산하 민용항공국(민항국)이 중국의 '동방항공'과 '샤먼항공'이 신청한 춘절 추가 임시 증편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이들 항공사는 춘절 연휴 176편의 항공기를 증편할 계획이었지만 타이완 민항국의 거절로 무산됐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민항국이 왜 중국 항공사들의 증편 요청을 거절한 건가요?

기자) 중국이 이달 초, 타이완과 공유하고 있는 '타이완 해협'에 4개의 새로운 비행항로를 일방적으로 신설했기 때문입니다. 타이안은 중국이 신설한 비행항로들이 타이완 영공을 가까이 지나가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문제의 4개 항로 중에는 '타이완 비행정보구역'과 최단거리가 10km도 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중국이 항로를 신설하면서 타이완과 아무런 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대륙위원회는 중국 정부가 타이완과 아무런 협의없이 타이완 해협에 항로를 신설한 것은 타이완에 대한 결례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이 민간항공을 의도적으로 이용해 타이완의 정치와 군사에 부적절하게 개입하려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타이완 당국은 증편 거부 뿐만 아니라, 해당항로를 이용하는 항공편의 운항도 허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타이완은 또 현재 중국을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에 제소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타이완의 반발이 상당히 강력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타이완 당국이 중국 항공사들의 증편 신청을 불허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강력한 조치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타이완은 60년 가까운 적대 관계를 끝내고 관광 활성화와 원활한 상호 방문을 목적으로 지난 2008년 직항로를 개설했는데요. 중국 항공 당국은 올해 2주간의 춘절 연휴기간만도, 509편의 비행기를 증편할 계획이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타이완의 조처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는 오히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 정부가 민간 비행 항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크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입니다. 이와 관련, 명절 항공기 부족사태는 명절을 맞아 편안하게 고향을 방문하려던 타이완 사업가들이라든가, 타이완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중국보다는 타이완에 더 손해가 되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당장 보복이나 문제를 확대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중국과 타이완 갈등의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6년 타이완의 독립을 추구하는 차이잉원 총통 정부가 들어서면서 중국과 타이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새해 들어와서도 중국의 군용기가 타이완 영공을 근접 비행하는가 하면, 중국의 항공모함이 타이완 해협을 지나가 타이완이 바짝 긴장한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타이완과의 통일을 목표로 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타이완을 강하게 압박하는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유화정책을 좀 더 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식의 유화정책을 펼친다는 건가요?

기자) 예를 들어 타이완의 젊은이들에게 임금도 더 많이 주고, 일자리 선택의 폭도 더 많이 제공하는 식으로 중국을 더 많이 찾게 만든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의 6개 성은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기관에 타이완 주민들을 채용하기 시작했는데요. 타이완 정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약 42만명의 타이완인들이 중국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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