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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북한여행 금지, 유럽 관광객에도 영향…특별보험 요구”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생일(태양절)을 맞아 지난해 4월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했다. 북한 주민들이 인민기와 꽃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생일(태양절)을 맞아 지난해 4월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했다. 북한 주민들이 인민기와 꽃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내린 지 넉 달이 지났습니다. 북한 여행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유럽의 북한 관광 업체들도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여행보험 업계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 동부 코네티컷에 본사를 둔 북한전문 여행사 ‘뉴코리아투어스’는 예년보다 한산한 새해를 맞았습니다.

지난해 9월 1일 미 국무부가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내린 이후 미국인 뿐 아니라 북한을 방문하는 다른 나라 관광객도 대폭 줄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뉴코리아 투어스 대표] “Non-American citizens can travel but that number also declined …”

자신의 이름을 마크라고만 밝힌 뉴코리아투어스 대표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여행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인을 비롯한 전체 관광객 수가 2016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고, 미 정부의 여행금지 조치 이후로는 60% 가까이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연간 45차례 정도에 달했던 북한 단체관광도 지난해에는 25 차례로 줄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외국인 억류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북한 여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이 여행 수요의 감소로 이어졌다는 설명입니다.

마크 대표는 북한을 방문하는 미국 국적의 일반 관광객은 지난해 9월 이후 전혀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녹취: 뉴코리아 투어스 대표] “Zero. There is no American tourist to North Korea since September.”

국무부의 북한여행 금지 조치는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 억류 중 의식불명 상태에서 송환된 뒤 엿새 만에 숨진 사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아울러 미 의회에는 관광 목적의 북한 방문을 전면 금지하고 인도주의 목적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재무부의 사전허가를 통해 방문을 허용하는 북한여행통제 법안(H.R.2732)이 상정돼 있습니다.

북한을 찾는 유럽인 수도 부쩍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 위건에 있는 ‘루핀트레블’에서 북한 여행 업무를 담당하는 제임스 피너티 씨는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지난해 이 여행사를 통해 북한을 방문한 관광객은 전년 대비 25%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여행 업계 전체로 봐도 일반 여행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미국인과 유럽인은 2016년과 2017년 각각 연간 5000명~1만 명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는 예년 대비 약 30% 감소한 수치라는 설명입니다.

피너티 씨는 북한 관광 수요가 줄어든 주요 원인은 미 국무부의 북한여행 금지 조치와 최근 영국 정부가 북한 여행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 수위를 높인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영국 외무부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한 지난해 11월 29일 북한 여행주의보를 갱신했습니다.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라며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북한 여행을 자제하라는 내용입니다.

영국 외무부는 또 북한의 ICBM 시험 발사와 관련해 한국 여행주의보도 갱신하며, 오는 2월 3월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가운데 한반도 긴장 수위는 여전히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이 외 프랑스와 아일랜드 등 일부 유럽 국가들도 지난해 11월 북한의 ICBM 시험 발사 이후 잇따라 북한 여행주의보를 갱신하며 경고 수위를 높인 바 있습니다.

북한 여행과 관련해 보험 업계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피너티 씨에 따르면 북한 관광은 주로 일반 여행보험 적용이 가능했지만, 미국과 영국 정부가 북한 여행의 위험성을 거듭 경고함에 따라 이제는 대부분의 경우 고가의 특별보험 가입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피너티 씨는 지난해 11월 중국 국영항공사 에어차이나가 베이징-평양 노선 운항을 중단한 것이 북한 관광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에어차이나는 상대적으로 높은 운임을 부과하는데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북한 국적기를 경험해 보기 위해 고려항공 탑승을 선호해왔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에어차이나는 의무적으로 중국 국적기를 이용해야 하는 외교관이나 사업 목적 방문자의 경우 주로 이용되며, 저가 여행사를 통한 관광객들은 주로 기차를 통해 북한으로 이동한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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