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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이민자 26만명 추방 위기...하원 민주당 “예산안·이민개혁법 합의 낙관”


미국 맨해튼에서 뉴욕이민자연합이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들에 대한 임시보호신분(TPS) 프로그램을 중단하기로 한 미국 정부의 결정에 항의하고 있다.
미국 맨해튼에서 뉴욕이민자연합이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들에 대한 임시보호신분(TPS) 프로그램을 중단하기로 한 미국 정부의 결정에 항의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국토안보부가 엘살바도르 시민에게 부여했던 임시보호신분을 철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가 예산안과 이민개혁 협상 결과를 낙관한다고 밝혔습니다. 애플사 주요 주주가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어제(8일) 국토안보부에서 중요한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네. 그동안 미국 정부가 엘살바도르 시민에게 부여했던 ‘임시보호신분’(TPS)의 효력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임시보호신분’을 통해 미국에 있던 엘살바도르 시민 약 26만 명은 내년 9월까지 미국을 떠나거나 미국에 살 수 있는 합법적인 신분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진행자) TPS라는 것이 어떤 제도입니까?

기자) 네. 전쟁이나 내전, 허리케인이나 지진 등 자연재해로 불가피하게 모국을 떠났는데, 바로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 미국에서 한시적으로 살거나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한 일종의 임시체류 신분입니다. 지난 1990년대에 도입됐는데요. 엘살바도르뿐만 아니라 니카라과, 아이티, 온두라스, 남수단 등 10개 나라에서 온 약 32만 명이 이 TPS 혜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자) 엘살바도르 시민들에게는 어떻게 TPS가 부여됐던 겁니까?

진행자) 네. 지난 2001년에 엘살바도르에서 큰 지진 2건이 발생해서 1천 명 이상이 숨지고 가옥 수백 채가 부서지는 재해가 났습니다. 당시 이 지진으로 살기가 힘들어지자 엘살바도르 시민 다수가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와 살았는데, 미국 정부는 TPS를 부여해서 이들이 미국에 머물도록 해줬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국토안보부가 이 혜택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시간이 많이 지나서 엘살바도르 상황이 변했기 때문에 더 미국에 살 이유가 없어졌다는 겁니다. 국토안보부 측은 TPS가 영구적인 혜택이 아니라 일시적인 조처였다면서 미국에 머물 이유가 없어졌다면,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18개월 뒤에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통보를 받은 엘살바도르 시민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갑자기 미국에서 살 수 없다고 하니까 어찌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대다수입니다. 관련 단체 집계에 따르면 미국에 사는 엘살바도르인들은 주로 뉴욕이나 서부 캘리포니아주, 그리고 수도 워싱턴 DC 인근에 산다고 하는데요. 이들 대부분은 영어를 배워 일하고 있고 일부는 미국 시민과 결혼까지 한 상태라고 합니다.

진행자) 지난 17년간 나름 미국에서 자리를 잡은 셈이군요?

기자)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4분의 1은 대출을 받아서 집까지 샀고요. 또 TPS 혜택을 받는 엘살바도르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19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 아이들은 미국에서 태어났으니까 미국 시민이죠?

기자) 물론입니다. 인권단체나 친이민 단체들은 TPS 혜택을 받던 엘살바도르인들이 본국에 돌아가면 가족과 생이별하게 되고 살길이 막막하다면서 이 조처를 철회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 상공회의소도 TPS 효력을 연장해 달라고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엘살바도르 정부는 이번 조처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엘살바도르 정부는 가뭄이라든가 다른 어려움이 있다면서 미국 정부에 TPS를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사실 엘살바도르가 상당히 가난한 나라인데요. 그래서 미국에 사는 자국민이 보내오는 돈이 국내 경제에 상당히 중요합니다.

진행자) 엘살바도르 외에 다른 나라 출신들에게 부여된 TPS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국토안보부는 이미 지난해 11월 6일 TPS로 미국에서 살던 니카라과인 2천500명에게 14개월 시간을 주고 미국을 떠나라고 통보했고요. 또 같은 달 20일에는 아이티인들에 대한 TPS도 종료했습니다. 아이티인들에게는 2019년 7월까지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5일이 만기일이었던 온두라스 출신 TPS 수혜자 5만7천 명에 대한 혜택은 연장됐습니다. 미국 정부는 TPS와 관련해 60일 이전에 만료 여부를 발표해야 합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가 어제(8일) 기자들을 만나 눈길을 끄는 말을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펠로시 대표, 어제(8일) 의회에 있는 자기 사무실에서 기자들을 만났는데요. 연방 의회가 당면한 현안을 처리하는 데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당면 현안이라면 구체적으로 뭘 들 수 있습니까?

기자)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역시 예산안하고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제도’(DACA)를 들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니까 임시예산안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달 19일 자정이 시한입니다.

진행자) 연방 정부가 부분적으로 문을 닫는 것을 막으려면 이때까지 예산안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정식 예산법안을 통과시키든지 아니면 다시 임시예산안을 짜든지 해야 연방 정부 폐쇄를 막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원래는 작년 9월 30일까지 정식 예산안을 만들어야 했는데, 이렇게 늦어지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가장 큰 문제가 예산 규모입니다. 공화당은 국방예산을 대폭 늘리기를 원하는데, 민주당 쪽은 여기에 비례해서 비 국방 부문 예산도 늘리기를 요구하면서 예산법안 마련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방 부문과 비 국방 부문을 모두 늘리려면 결국 예산이 늘어나야 하는데, 미국법에는 예산에 상한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재정적자가 너무 늘어나는 것을 막으려고 법으로 예산 상한을 정해놓았는데, 이걸 법으로 다시 올려놓아야지 두 당이 원하는 예산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예산 상한을 올리는 문제가 쉽지 않고요.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DACA 문제도 걸려 있습니다. DACA는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와 사는 청년들의 추방을 미뤄주는 제도입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제도를 폐지할 테니까 오는 3월 5일까지 대안을 마련하라고 연방 의회에 요구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예산안에 DACA 문제가 걸려 있다는 건 무슨 말인가요?

기자) 민주당 쪽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으면 예산안 통과에 협조하지 않겠다, 그러니까 예산안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연방 상원과 하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인데, 그냥 예산안을 표결 처리하면 되지 않나요?

기자) 하원은 상관이 없는데요. 상원에서는 ‘필리버스터’, 즉 ‘의사방해’가 있어서 민주당 협력이 없으면 안 됩니다. 상원에서 필리버스터를 풀려면 60표가 있어야 하는데, 공화당이 현재 51석이라 민주당 표가 필요합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일부 의원은 DACA 문제를 해결하려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문제도 반드시 해결한다고 요구하고 있고요, 관련 예산으로 180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제(8일) 기자회견에서 펠로시 대표가 DACA와 관련해서 뭐라고 말했나요?

기자) 이 문제를 공화당과 합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펠로시 대표는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도 연방 정부 폐쇄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합의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펠로시 대표는 오늘(9일) 백악관에서 열리는 상원의원 대표들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 대해서는 여기서 별로 얻을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캘리포이나아주 팔로알토시 매장에 전시된 애플사의 아이폰.
미국 캘리포이나아주 팔로알토시 매장에 전시된 애플사의 아이폰.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애플사 주요 주주들이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현상을 해결하라고 애플사에 요구했다는 소식이죠?

기자) 네. 투자 펀드인 ‘자나 파트너스’(Jana Partners)와 ‘캘리포니아주 교원 공제조합’(The California State Teachers’ Retirement System )이 최근 애플사에 서한을 보냈는데요. 두 기관은 서한에서 애플사에 증가하는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현상을 해결하는데 더 많은 일을 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자나 파트너스와 캘리포니아주 교원 공제조합은 애플사 주식 약 20억 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가 심각하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애플에 서한을 보낸 두 기관도 바로 그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해당 서한은 몇 가지 관련 연구결과를 인용했는데요. 먼저 ‘미디어와 아동 건강센터’, 그리고 캐나다 앨버타대학이 교사 2천300명을 조사해 보니까 응답자 가운데 67%가 수업시간에 디지털기기에 주의를 뺏기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고요. 응답자 가운데 75%는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하는 능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기기를 과도하게 쓰는 것이 아이들이 공부하는 데 나쁜 영향을 준다는 거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폰 중독이 학습능력에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샌디에이고대학 심리학자 진 트웬지 교수가 연구한 결과, 8학년 학생 가운데 전자기기를 하루에 3시간 이상 사용한 학생들은 1시간 이하 사용한 학생들과 비교해 자살 위험률이 35%나 높았고요. 5시간 이상 쓴 학생들은 이 비율이 70% 이상이었습니다.

진행자) 상당히 충격적인 결과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진 트웬지 교수에 따르면, 인터넷 사회연결망(SNS)을 너무 많이 하는 8학년 학생은 운동하거나 친구와 놀고, 또 숙제하는 학생보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27%나 높다고 합니다. 이렇게 청소년기에 우울증에 걸리면 어른이 돼서도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하는군요. 참고로 미국 청소년들은 대개 열 살 때 스마트폰을 얻는데, 하루에 스마트폰을 평균 4.5시간 쓴답니다. 이건 문자를 하거나 통화를 하는 것을 제외한 수치인데요. 청소년 가운데 거의 80%가 최소한 한 시간마다 한 번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요. 절반은 자신이 스마트폰에 중독됐다는 느낌이 드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그럼 자나 파트너스와 캘리포니아주 교원 공제조합은 애플 측에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요구하는 겁니까?

기자) 두 기관은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다섯 분야로 나눴습니다. ‘전문가 위원회’, ‘연구’, ‘새로운 도구와 선택 방안’, ‘교육’, 그리고 ‘보고’입니다. 해당 분야 전문가를 망라하는 조직을 만들어서 관련 문제를 연구하고 여기서 대책을 만들어 교육하고 그 결과를 평가하라는 겁니다.

진행자) 이 가운데 역시 새로운 도구와 선택 방안’ 분야가 제일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서한은 특히 부모들이 자녀들의 디지털기기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를 애플 측에 촉구했습니다. 서한은 애플이 그동안 세상을 이끄는 기술혁신을 선도했다면서,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도 선도적으로 해결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서한은 또 애플이 이러한 걱정을 해결하지 못하면 명성과 주가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모든 주주를 위한 장기 가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독 문제 해결 여부가 회사 가치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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