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휴가지에서 송년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시지에서 2017년이 큰 성과가 있었던 해였다고 자평했습니다.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이 법원 내 성추행 방지 규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새해가 되면 미국 내 18개 주에서 근로자들의 시간당 최저임금이 인상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에서 휴가를 보냈는데, 신년을 앞두고 다양한 메시지를 공개했다는 소식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소재 휴양지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송년 휴가를 보냈는데요. 2017년 마지막 날이었던 어제(12월 31일) 인터넷 트위터에 일련의 송년 메시지를 공개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기자) 어제(12월 31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영상 일부분을 들으셨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영상에서 지난해가 큰 성과가 있었던 한 해였다고 자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닐 고서치 신임 연방 대법관 지명, 허리케인에 대한 성공적인 대처,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약화, 세금 감면안 통과 등을 열거하면서 자신의 업적을 자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이 다시 위대해지고 있다면서 행복한 신년이 되길 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를 보니까 어제(12월 31일) 영상 외에도 많은 글이 올라왔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휴가 기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것을 빠뜨리지 않았는데요. 영상 메시지에 나온 것처럼 주로 자신의 치적을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자신이 대통령 선거에서 이긴 뒤에 지금까지 미국 주식시장이 기록적으로 상승했다면서 만약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으면, 주식시장이 반 토막이 났을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지난 한 해 미국 주식시장이 호황이었던 것은 사실이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 주식시장의 가치를 나타내는 다우산업지수, S&P500 지수, 그리고 나스닥 지수 등이 지난해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야당인 민주당을 공격하기도 했는데요. 민주당 정책이 지난해 미국이 이룬 경제적 부를 다 없애버릴 것이라면서 똑똑한 유권자들은 민주당에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치러질 중간선거를 의식한 말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의회 주도권을 가를 중간선거가 올해 시행됩니다. 야당인 민주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이겨서 연방 상하원 다수당 자리를 탈환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12월 31일) 콜로라도주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희생자에게 애도의 뜻을 나타냈는데요. 그러면서 자신의 지지자들과 친구들뿐만 아니라 적들과 자신을 혐오하는 사람들, 그리고 ‘가짜 뉴스’에도 좋고 건강한 한 해가 되기를 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가짜 뉴스라면 자신에게 적대적인 미국 주류 언론들을 말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부터 지금까지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사를 실은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그리고 CNN 같은 미국의 몇몇 주류 언론을 가짜 뉴스라고 부르면서 이들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휴가 기간에 주로 골프를 쳤다고 하는데, 이 와중에 언론과 깜짝 인터뷰해서 화제가 됐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지난 12월 28일 골프장에서 뉴욕타임스 기자와 30분 동안 인터뷰를 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회견에서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는 특검의 수사가 공평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고요. 또 올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리라 예측했습니다. 러시아 스캔들이라면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도우려고 러시아가 개입했고, 이 과정에서 트림프 진영이 러시아 정부와 내통했다는 의혹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휴가는 언제까지입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 휴가를 마치고 신년 첫날 저녁 7시경에 백악관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참고로 연방 상원은 1월 3일 휴가에서 돌아오고요. 연방 하원은 오는 8일에 다시 모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이 연방 법원 내 성추행 방지 규정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12월 31일) 발표된 ‘2017 연방법원 보고서’에 들어간 내용인데요. 연방 법원에서 일하는 판사나 서기, 그리고 직원들을 성추행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현행 규정이 적절한지 다시 검토하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지난 몇 달간 벌어졌던 사태를 보면 연방 법원도 성추행이 없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신년에 관련 규정을 꼼꼼하게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작년에 미국 영화업계에서 시작된 성추행 폭로가 정치, 경제계 등 전방위로 확산한 바 있는데, 연방법원에서도 비슷한 폭로가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제9 연방순회법원 알렉스 코진스키 판사가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난 12월 18일 사임했습니다. 해당 의혹이 알려지자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코진스키 판사를 다른 지역에 있는 연방 항소법원으로 전보시켰는데요. 하지만, 코진스키 판사는 결국 사임했습니다. 코진스키 판사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인데요. 그의 판결의 자주 인용되는 등 나름 이름이 알려진 판사였습니다.
진행자) 해당 의혹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죠?
기자) 네.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과거에 코진스키 판사와 함께 일했던 여성 직원들의 폭로를 보도했는데요. 코진스키 판사가 음란물을 이 직원들에게 보여주려고 했거나 성적으로 부적절한 접촉을 시도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코진스키 판사는 폭로 내용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코진스키 판사 사임으로 이 문제는 일단락된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연방 법원 차원의 진상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진스키 판사가 사임한 며칠 뒤에 로버츠 대법원장이 제임스 더프 연방 법원행정처장에게 사람을 모아서 해당 의혹을 조사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더프 처장은 오는 5월 1일까지 조사 결과를 보고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로버츠 대법원장의 어제(12월 31일) 발표는 역시 코진스키 판사 사건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면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포스트 보도를 보면 특히 연방 법원 판사와 그 아래에서 업무를 돕는 여성 서기들이나 비서와의 관계가 특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을 밖에 알리지 않는 엄격한 ‘비밀 유지 규정’도 문제라고 하는데요. 로버츠 대법원장은 어제(12월 31일) 보고서에서 이런 비밀 유지 규정을 비롯해 성추행 방지를 위해 관련 규정을 다시 검토하라고 지시한 겁니다.
진행자) 어제 보고서에서는 또 어떤 내용들이 들어갔습니까?
기자) 재해 대응에 관련된 법원의 대응을 평가한 항목이 대부분을 차지했는데요. 로버츠 대법원장은 지난해 연방법원이 허리케인이나 산불 같은 대형 재해에 대응하는 데 있어서 할 일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인들은 12월 31일 자정에 주로 파티를 하면서 새해를 축하합니다. 그런데 이번 새해에는 노동자들이 특히 축하할만한 일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최저 임금이 오르는 지역이 많기 때문입니다. 미국 내 18개 주와 20개 지역에서 2018년 1월 1일 기해 시간당 최저 임금이 인상되는데요. 지난 수년간 지방 정부 차원에서 이런 최저 임금인상 움직임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방 정부 차원에서는 변화가 없는 거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연방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시간당 최저 임금은 7달러 25센트로 지난 2009년 이후 인상이 없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최저 임금이 인상되는 지역들은 어디입니까?
기자) 우선, 주 차원으로는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뉴저지, 뉴욕, 워싱턴 등 총 18개 주입니다. 이들 주의 최저 임금은 이미 연방 정부 수준보다 높은데요. 예를 들어, 오하이오주의 경우 작년 최저 임금이 8달러 15센트인데, 1월 1일부터는 8달로 30센트로 15센트 인상됩니다.
진행자) 주 차원에서 이렇게 임금이 오르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시 차원에서도 변화가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주의 ‘타코마’시의 경우 이미 주 기준보다 최저 임금 수준이 높은데요. 새해를 기해 임금이 더 오른다고 합니다. 또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주 내 11개 지역 정부가 최저 임금을 13달러 또는 그 이상 인상하는데요. 일부 시의 경우 최저 임금이 시간당 15달러까지 오른다고 합니다.
진행자) 최저 임금 인상은 사실 찬반 의견이 갈리는 문제죠?
기자) 네, 최저 임금 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보수적 성향의 ‘채용정책연구소’ 마이클 샐츠먼 국장은 미 NPR 방송에 임금이 올라가면 많은 저임금 노동자들이 직장을 잃는, 의도하지 않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저임금 노동자를 많이 고용한 식당이나 소규모 사업체들이 직원들의 임금이 오르는 걸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직원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임금 인상은 업체들로서는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최저 임금 인상을 위해 싸워온 사람들의 주장은 다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노동조합이나 노동자 단체 등은 저임금 노동자들이 임금을 더 많이 받고 소비를 늘리면 결과적으로 경제가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합니다. 미국 최대 노동조합인 미국 노동총연맹 산업별 조합회의(AFL-CIO)의 데이먼 실버스 정책국장은 NPR 방송에 기업의 임금 체계를 보면 고위급 인사들에게 돈이 집중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며, 부자들은 중산층이나 가난한 사람들과 돈을 쓰는 데가 다르기 때문에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는데요. 따라서 최저 임금 인상은 돈을 써야 할 사람들의 손에 돈을 쥐여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최저 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얼마나 됩니까?
기자) 미 연방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16살 이상 노동자 8천만 명이 시간당 임금을 받고 있고, 이 가운데 70만 명은 정부 기준인 시간당 7달러 25센트를 받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또한, 근로자 150만 명은 이보다도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데요. 이들은 주로 식당 종업원 등 팁을 받는 근로자들로, 미국에서는 식당과 같은 서비스업 분야의 경우 손님들이 수고했다고 두고 가는 팁을 소득으로 보기 때문에 시간당 임금이 낮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올해 최저 임금이 인상되면서 많은 저임금 노동자들이 혜택을 보게 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기준으로 연방정부 수준 이하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 비율이 가장 높은 아이다호와 켄터키, 미시시피주 등은 정작 올해 임금 인상 계획이 없다고 합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