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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국기업 세금 인하...이탈리아 의회 해산


지난 3월 중국 베이징의 쇼핑몰에 외국계 의류매장 간판들이 보인다.
지난 3월 중국 베이징의 쇼핑몰에 외국계 의류매장 간판들이 보인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가 외국기업들을 위해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발표했습니다. 법인세를 내리는 미국으로 자본과 투자가 빠져나갈 것을 우려한 대책인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이탈리아 의회를 해산하고 내년 3월에 총선을 치르기로 했고요, 이어서, 분쟁지역 어린이들이 충격적인 학대를 받고있다는 유엔아동기금(UNICEF ·유니세프) 보고서,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들을 위한 세제 혜택을 발표했군요?

기자) 네. 재정부를 비롯한 중국 경제관련 부처 4곳이 함께 오늘(29일) 관보와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게재한 통지문에서, 자격을 갖춘 외국기업들의 원천징수세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조치를 올해 1월1일자로 소급적용, 그러니까 이미 낸 세금까지 돌려주겠다고 관계 당국은 덧붙였는데요. “외국인 투자의 성장과 질적 향상을 촉진하고, 이것이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받지 않겠다고 한 ‘원천징수세’가 뭔가요?

기자) 중국 정부가 기업에서 받는 세금, 법인세율이 25%인데요, 이 가운데 10%를 영업이익에서 ‘원천징수’, 즉 규모와 실적에 상관없이 미리 거둡니다. 나머지는 과표구간에 따라 부과하는데요. 법인세의 기초가 되는 이 원천징수액을 받지 않게 되면 전체 세금이 크게 낮아지는 효과가 생깁니다.

진행자) 중국 당국은 외국인 투자를 붙잡아두려는 목적으로 설명했는데, 지금 이런 조치를 한 배경은 뭔가요?

기자) 미국이 내년부터 법인세를 크게 내려서 기업과 투자가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응급 처방입니다. 주광야오 중국 재정부 부부장은 이달 초 “미국의 감세법안이 중국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 같은 발언 직후, 재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중국재정과학연구소’는 “추가로 세율을 조정해 기업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주문했고요, 오늘(29일) 조치는 이 같은 기조를 충실히 반영한 결과입니다.

진행자) 미국의 법인세 인하, 어떤 내용이었죠?

기자) 미 의회는 지난주 기업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기 위한 세제개편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1%로 크게 내리는데요. 세계적인 기업들의 중국 법인이 미국으로 옮겨오고 자금도 빠져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중국은 풍부한 인력과 생산시설을 갖춘 매력적인 투자처지만, 주요국가 가운데 비교적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게 기업들에게는 부담이었는데요. 게다가 최근 몇 년새 중국의 인건비도 계속 오르고 정부 규제까지 심화되는 와중에, 세금을 대폭 인하하는 미국이 대안으로 떠오른 겁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기업들의 세금 부담의 어느 정도죠?

기자) 법인세 표준세율은 앞서 말씀 드린 대로 25%인데요, 여기에 증치세(부가가치세), 영업세, 토지사용세 같은 관련 세목이 추가됩니다. 더 나아가, 외국기업은 ‘사회보장 기여금’, ‘교육재정 분담금’을 비롯한 다양한 명목의 부담금을 함께 내야 됩니다. 이 같은 ‘준 조세’ 형태를 포함한 부과항목이 18개에 달하고요. 이것들을 모두 합친 실질세율은 훨씬 높아지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과 비교하면 얼마나 높은 건가요?

기자) 우리가 아는 유명 자동차회사들에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유리를 납품하는 ‘푸야오 유리 공업’의 차오더왕 회장은 최근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제조업을 하려면 미국에 있는 경쟁사보다 세금을 35% 더 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푸야오’는 중국 기업이고, 이같은 불만은 미 의회가 법인세율 인하법안을 통과시키기 전에 나왔다는 점에서, 중국 내 외국 기업들의 세 부담은 훨씬 크다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으로 기업과 투자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중국 당국의 이번 대책, 효과가 있을까요?

기자) 중국 당국은 상당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데요, 오늘(29일) 내놓은 세제 혜택에 자격 조건이 붙은 게 변수로 꼽힙니다. ‘원천징수’ 면제 혜택을 받으려면, 외국기업들이 수익을 중국 내에서 재투자해야합니다. 그런데 재투자 분야를 기업들이 스스로 고를 수 있는 게 아니고요. 중국 정부가 지정한 부문으로만 제한됩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외국기업들이 어떤 부분에 재투자하길 바라나요?

기자) 중국 상무부가 외국기업의 투자를 장려하는 산업과 제한하는 산업, 아예 외국자본 접근을 금지시키는 산업을 정한 ‘외국인 투자산업 지도목록’을 운용하는데요. 이 중에서 장려산업에 투자할 때만 10% 법인세 원천징수 면제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 장려산업은 철도, 광산, 농업, 환경보호, 노인 간병, 주식 투자 등 348개 분야로 정해져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내 외국 기업들은 이런 재투자 조건을 어떻게 받아들이나요?

기자) 기업들의 반응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세제 혜택 조건으로 내세운 재투자 분야 상당수가 수익 전망이 어둡거나, 불안정한 산업 기반으로 중국 자본은 투자를 꺼리는 부분인데요. 철도만 하더라도 사회간접자본이자 ‘공공재’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 아니고요, 광산과 농업은 세계적인 하향산업입니다. 또 환경보호와 노인간병은 아직 수익이 검증되지 않은 분야고, 주식 투자는 시장 변동성이 높은 부문입니다.

지난 28일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로마의 퀴리날리스 대통령궁에서 의회 해산 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지난 28일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로마의 퀴리날리스 대통령궁에서 의회 해산 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진행자) 이탈리아 의회가 해산됐다고요?

기자) 네. 이탈리아에서 어제(28일) 파올로 젠틸리니 총리의 제청에 따라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이 상·하원 해산 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이어 열린 총리 주재 각료회의에서 내년 3월 4일 선거를 치러 새 의회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지난 6월 영국, 이어서 9월 독일 총선에서 크게 세력을 넓힌 극우파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파가 이탈리아에서도 높은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선거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의원내각제인 이탈리아에서는 의회 다수 정파가 정부를 꾸릴 권한을 갖는데요. 현재 집권당은 중도 좌파 민주당입니다. 오는 총선은 현 집권당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정당 중심의 중도우파 연합, 그리고 극우 포퓰리즘 정파 오성운동 간의 3파전으로 진행되는데요. 어느 쪽도 안정적인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는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로이터통신이 전한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성운동이 28%, 집권 민주당이 23%,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전진이탈리아당이 16%을 득표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진행자) 극우 포퓰리즘 정파라는 오성운동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성운동은 기성 정치권의 부패를 강하게 비난하면서, 코미디언 출신 제노바 베페 그릴로가 시민단체들과 함께 만든 대안정당인데요. 반 난민정책과 ‘유로존’ 탈퇴 같은 극우 공약을 내세우면서 유럽연합(EU)체재에 반대해온 세력입니다.

진행자) 그럼 극우파가 집권할 수도 있는 건가요?

기자) 오성운동이 가장 많은 지지를 얻고 있지만 집권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전진이탈리아당이 북부동맹, 이탈리아형제당과 손잡은 중도 우파연합이 의석수 총합에서 앞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중도 우파연합의 지지세를 모두 합쳐도 40%에 못 미치는 형편이라, 이탈리아에서 오랫동안 지속된 정치 불안정이 당분간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탈리아의 정치 불안정이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이탈리아는 왕정을 폐지하고 지난 1946년 공화정을 공식 출범했는데요. 지금까지 70여 년동안 64차례나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지난해 12월 예멘 사나에서 후티 반군이 정부군과 대항전을 위해 병력을 모집하는 거리행진을 펼쳤다. 총을 든 어린 소년이 반군 트럭에 타고 있다.
지난해 12월 예멘 사나에서 후티 반군이 정부군과 대항전을 위해 병력을 모집하는 거리행진을 펼쳤다. 총을 든 어린 소년이 반군 트럭에 타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2017년 한해도 전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폭력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피해를 당하는 건 아무래도 어린이나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일 수 밖에 없는데요. 유엔아동기금(UNICEF)이 분쟁에 노출된 아동들의 실태에 대해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이 2017년은 분쟁 지역 어린이들에게 특별히 끔찍한 해였다고 규정했습니다. 유니세프는 2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세계 분쟁 지역의 어린이들이 올해 전쟁 당사자들에 의해 충격적인 수준의 공격에 노출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전쟁 당사자들에 의한 충격적인 공격이라건 어떤 걸 말하는 걸까요?

기자) 네, 유니세프는 분쟁 지역 어린이들이 전쟁의 무기로 이용되는 현상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소년병으로 강제 징집되거나, 자살폭탄 공격에 강제로 동원된다든지 인간 방패로 동원되는 등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야만적이고 끔찍한 폭력이 점점 더 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뿐만 아니라 강간, 성폭행, 강제 결혼, 노예화 등의 현상이 전 세계 분쟁 지역에서 하나의 기본 전략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전 세계 곳곳에서 이런 야만적인 행태가 자행되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리카, 중동 지역은 물론 아시아, 심지어 유럽의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반인륜적 범죄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곳곳에서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아프리카 지역이 가장 심각한 상황입니다. 나이지리아와 차드, 니제르, 카메룬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슬람극단 무장세력 보코하람은 2017년 자살폭탄 공격에 적어도 135명의 어린이를 강제 동원했는데요. 이는 지난해보다 5배나 더 늘어난 것입니다.

진행자) 아프리카 최빈국인 소말리아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소말리아에서는 지난 10월까지 어린이 1천800여 명이 전투에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고요. 남수단도 2013년 이래 어린이 1만9천 명이상이 무장군에 의해 소년병으로 끌려갔습니다. 예멘은 지난 3년간의 내전에서 무려 5천 명의 아이들이 목숨을 잃거나 다쳤고요, 180만 명이 영양실조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분쟁지역인 카사이 주에서도 어린이 85만 명이 집을 잃고 떠돌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동 지역의 상황도 심각할 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이라크와 시리아 어린이들이 인간 방패나 인질로 이용되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고요.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기간에 700여 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아시아 국가 미얀마도 최근 국제사회의 뜨거운 현안이 되고 있는데요. 미얀마 군부의 탄압을 피해 미얀마를 탈출한 이슬람 소수민족 로힝야족이 65만 명에 달하는데요. 이들 중 절반 이상이 18세 미만의 청소년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분쟁 당사자들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유니세프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어린이들이 영양실조와 질병, 정신적 충격으로 고통을 받고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모든 분쟁 당사자들에게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모든 반인륜적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국제인권법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마뉘엘 퐁텐 유니세프 비상계획국장도 분쟁 지역 어린이들이 집과 학교, 놀이터 그 어디서나 야만적인 공력의 표적이 되고 있다면서, 해마다 반복되는 이런 공격에 무감각해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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