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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트럼프 예루살렘 선언' 철회 결의...카탈루냐 선거 '독립파' 승리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21일 유엔 총회에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을 철회하라는 결의안을 유엔총회 긴급회의에서 채택했습니다. 분리독립 투표를 강행해 자치정부가 해산된 스페인 카탈루냐에서 새 지방정부 선거를 했는데, 다시 독립파가 다수를 차지했고요. 이어서, 올 한해 전 세계에서 화재나 홍수, 지진 등으로 인한 재산 손실이 지난해보다 63%나 늘었다는 보고서,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유엔이 어제(21일) 총회 긴급회의를 열었다고요?

기자) 네. 어제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소집된 유엔총회 긴급회의에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결정을 무효화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193개 회원국중 아랍 국가들과 영국, 프랑스, 한국 등 128개 나라가 찬성했고요. 반대표를 던진 나라는 당사국인 미국과 이스라엘,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 9개 국가였습니다. 호주, 캐나다와 필리핀 등 35개 국가는 기권했고 21개 국가는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진행자) 결의안이 어떤 내용인지 들여다보죠.

기자) 이날(21일) 유엔총회에서 채택한 결의안은 “예루살렘의 지위에 관한 최근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전제하고, “성지 예루살렘의 성격이나 지위, 인적 구성을 바꾸려는 어떠한 선언이나 행동도 법적 효력이 없으므로 무효”라고 명시했습니다. 따라서, 최근 결정은 “관련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예루살렘 문제에 있어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어떤 행동이나 조치도 유엔회원국들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예루살렘 지위에 관한 ‘최근 결정’이 무효다, 어떤 결정을 말하는 거죠?

기자) 미국이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달 초 담화를 가리킨 내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백악관에서 발표한 담화를 통해,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겠다고 선거 공약만 해놓고 지키지 않았다면서, 자신은 이 같은 약속을 이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텔아비브에 있는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길 것을 지시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유엔총회 결의안에서 무효화했으니까,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철회해야 되는 건가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유엔총회 결의안은 말 그대로 ‘결의안’이어서, 법적 구속력이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담화를 철회하거나 미국 대사관 이전 작업을 중단하도록 강제할 실질적 요건은 갖추지 못했는데요. 다만 128개 나라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반대한다는 국제사회 여론을 공식 확인한 정치적 의미에 무게를 둘 수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안보리 결의와 안 맞기 때문에 철회돼야 한다고 했는데, 안보리 결의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유엔은 지난 1947년, 예루살렘을 국제법상 어느 특정 국가나 세력에 속하지 않는 지역으로 선포했습니다. 이런 내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은 지난 1980년 안보리 결의 478호에서 재확인됐는데요. 유엔은 이어진 결의에서 “성지 예루살렘 특유의 영적, 종교적, 문화적 측면들을 고려해, 이 도시의 지위에 관한 문제는 어느 일방의 선언이나 행동이 아니라 협상으로 풀어야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예루살렘은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 모두의 성지이기 때문에 분쟁이 끊이지 않은 곳인데요. 특히 이 일대에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이 서로 자신들의 수도로 여기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유엔총회 표결 결과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은 뭔가요?

기자)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결의안에 찬성한 나라들에 대해 “미래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앞으로 다른 국가와 관계를 규정할 때 유엔 표결이 유일한 요소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표결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찬성표를 던지는 나라들에 경제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했고요,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찬성한 나라들의 명단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헤일리 대사는 이번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지거나, 기권, 또는 불참한 64개국에 감사를 표했는데요. 이들이 미국에 보인 우정에 감사하기 위해 내년 1월 연회를 연다며 대사들에게 초청장을 보냈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팔레스타인 입장을 지지하고 있는 아랍권 국가들은 일제히 환영 논평을 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결정의 위법성이 분명해졌다”면서 “즉각 철회하기를 기대한다"는 글을 인터넷 사회연결망 ‘트위터’에 올렸고요.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트위터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에 세계가 ‘노’(NO ·거부)한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요?

기자)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측은 대변인을 통해 “팔레스타인의 승리”라고 결의안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인터넷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말도 안 되는 유엔 결의안을 거부한다"면서, "예루살렘은 예전에도, 앞으로도 이스라엘 수도"라고 주장했고요, 이를 지지한 트럼프 대통령과 헤일리 대사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진행자) 북한도 적극적으로 입장을 냈다고요?

기자) 네.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어제(21일) 결의안 표결 직전 안건 토론에서 연설했습니다. 자 대사는 "미국과 이스라엘은 무모하고도 고압적인 행동에 따른 중동의 긴장과 불안정화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그 동안 자신들과 직접 관련 없는 국제사회 현안에는 침묵해왔던 북한 당국자가 이번 결의안 표결 과정에 목소리를 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일본 언론이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결의안을 공동 제안한 60여 개 국가 명단에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카탈루냐의 독립을 지지하는 시민단체 '카탈루냐국민의회(ANC)' 회원들이 바르셀로냐의 선거본부에서 지방선거 결과에 환호하고 있다.
카탈루냐의 독립을 지지하는 시민단체 '카탈루냐국민의회(ANC)' 회원들이 바르셀로냐의 선거본부에서 지방선거 결과에 환호하고 있다.

진행자) 스페인 카날루냐에서 새 지방정부를 만드는 선거를 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 10월 스페인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분리독립 투표를 강행했다가 자치정부가 해산된 카탈루냐 지역에서 어제(21일) 지방선거를 실시했습니다. 의원내각제 체제라서, 의회 다수를 차지하는 쪽이 지방정부를 구성할 권한을 가져가는데요. 독립을 지지하는 정파들이 가까스로 과반을 넘기며 승리했습니다. 당초 독립 찬-반 어느 쪽도 과반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깼는데요. 독립파가 다수를 차지한 데 따라, 스페인 중앙정부와의 갈등이 또다시 이어질 것으로 유럽 현지 언론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선거 결과 자세히 들여다보죠.

기자) 카날루냐를 스페인으로부터 분리 독립시키는 데 찬성하는 3개 정당이 전체의석 135석 가운데 70석을 차지했습니다. 스페인 당국의 ‘반역죄’ 기소 방침에 따라 벨기에로 피신한 카를로스 푸지데몬 전 자치정부 수반이 이끄는 ‘카탈루냐와 함께’가 35석, 오리올 훈케라스 전 부수반이 주도하는 ‘공화좌파당’이 32석, 그리고 ‘민중연합후보당’이 4석을 얻었는데요. 다만 원내 제1당은 스페인 잔류를 원하는 ‘시민당’으로, 37석을 얻었습니다.

진행자) ‘독립파’가 가까스로 과반, 그런데 원내 제1당은 ‘잔류파’가 됐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향후 정국 전망이 엇갈립니다. 중앙정부가 직접 통제하는 지방정부를 만들어 독립 여론을 차단하려던 스페인 당국의 계획이 틀어졌다는 분석도 있고요, 반면, ‘독립파’가 근소한 차로 의석 수 총합에서 앞서긴 했지만, ‘잔류파’가 원내 1당이 됐기 때문에 독립운동의 추진력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독립을 원하는 카탈루냐 주민들이 여전히 많다는 게 선거에서 확인됐기 때문에 갈등과 혼란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진행자) 선거 결과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죠.

기자) 벨기에에 머물고 있는 카를로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스페인 당국의 독립운동 탄압이 좌절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의 해결책이 통하지 않는다는 데 온 유럽이 주목해야 한다”고 국제적인 관심을 호소했는데요. 그러면서, “카탈루냐의 미래는 카탈루냐가 반드시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라호이 총리와 협상을 위해 스페인 밖에서 만날 것을 제의했는데요. 라호이 총리는 이를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선거 결과에 유럽 이웃나라들의 관심이 높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카탈루냐는 스페인 나머지 지역과 문화·역사적 배경과 언어도 조금씩 다르고, 경제력도 월등하기 때문에 분리독립 움직임이 끊이지 않았는데요. 비슷한 사정을 가진 유럽내 다른 지역에서 이번 카탈루냐 지방선거 과정 전반에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탈리아 북쪽에 있는 롬바르디아주와 베네토주에서도 중앙정부의 권한을 줄이려는 노력이 진행중이고요, 영국의 스코틀랜드에서도 분리독립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9월 허리케인 '어마'가 미국 플로리다주를 강타한 후 레이크부에나 시의 구조대가 주택가에서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9월 허리케인 '어마'가 미국 플로리다주를 강타한 후 레이크부에나 시의 구조대가 주택가에서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진행자) 올 한해 전세계에서 재난으로 인한 손실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한 보고서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올해 세계 각 지역에서 화재나 홍수, 지진 같은 재난 때문에 주택이나 사업체 등을 잃은 재산 손실액이 3천60억 달러에 이른다고 재보험사 ‘스위스 리(Swiss Re)’가 최근 추산했습니다. 이 같은 규모는 작년보다 63%나 뛰어오른 건데요. 최근 십 수년동안의 평균 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진행자) 올해 각 나라에서 굵직한 재해가 많았죠?

기자) 맞습니다. 카리브해와 미국 남부에는 ‘하비’와 ‘어마’, ‘마리아’ 같은 대형 허리케인이 덮쳤고요. 멕시코 등지에서는 큰 지진도 있었습니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거대한 산불도 여러 차례 났습니다.

진행자) 그 중에서 재산 손실이 가장 많았던 곳은 어디인가요?

기자) 허리케인 피해를 입은 미국 남부 해안 지역으로 집계됐습니다. 총 930억 달러 재산 피해를 기록했는데요. 이같은 액수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리타’, ‘윌마’가 닥쳤던 2005년 손실액 1천120억 달러 이후 가장 큰 규모입니다. 미국의 피해는 이 뿐 아닙니다. 캘리포니아 남부 산불이 아직 진행중인 곳이 있어서 종합 집계에 넣지 못했다고, 보고서를 만든 ‘스위스 리’ 측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재산 손실이 작년보다 크게 높았다면, 인명 피해도 늘었겠군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스위스 리’는 관련 보고서에서 올 한해 재난 때문에 목숨을 잃은 사람이 1만1천명 정도라고 밝혔는데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재산 손실이 커졌지만 인명 피해는 늘지 않은 이유는 보고서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보고서를 낸 곳이 ‘재보험사’라고 하셨는데, 보험금 지급액수도 높아졌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재보험사는 보험회사들이 보험을 드는, 말하자면 ‘도매’ 보험회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재보험사인 ‘스위스 리’의 자회사로 일반 고객을 상대하는 ‘시그마’ 보험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재난으로 인한 보험금 지급액이 전세계에서 1천360억 달러에 이르렀습니다. 작년보다 두 배 이상이고요, 관련 기록이 시작된 이래 세번째로 높은 액수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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