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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잠정예산안 시한 임박...버지니아주 하원 선거 결과 동률로 재반전


미국 워싱턴의 연방 의회 건물.
미국 워싱턴의 연방 의회 건물.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연방 정부 부분 폐쇄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공화당 지도부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버지니아 주 하원 의원 선거 결과가 다시 뒤집혀 동수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동전 던지기로 당선자를 결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미국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주도인 콜럼비아시가 반자동소총을 자동소총으로 개조하는 데 쓰이는 ‘범프스탁’ 사용을 금지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지난 7일 연방 의회가 2주짜리 잠정예산안을 마련해서 연방 정부 폐쇄를 막았는데, 시한이 다가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한이 내일(22일) 자정입니다. 원래는 올해 9월 30일까지 2018 회계연도 예산법안을 통과시켜서 10월 1일부터 새 회계연도를 시작했어야 했는데요. 이걸 못하고 지금까지 잠정예산안으로 지탱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틀 안에 정식 예산법안을 통과시키기 힘들 텐데, 그럼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저번처럼 또 잠정예산안을 짜서 시간을 벌던가, 이것도 안 되면 연방 정부가 부분 폐쇄에 들어가야 합니다. 현재 연방 의회에서는 내년 1월 19일을 시한으로 하는 잠정예산안 편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이런 상황이 매년 반복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예산에 대해 민주, 공화 두 당의 생각이 아주 달라서 그렇습니다. 게다가 예산과 연관시킨 현안들이 꽤 있어서 정식 예산법안을 마련하는 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식 예산법안을 만드는데 논의해야 할 현안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네. 이민문제, 건강보험문제, 감청 허용 문제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가장 눈에 띄는 현안으로는 역시 이민 관련 현안인 ‘DACA’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진행자) DACA라면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제도를 말하죠?

기자) 맞습니다.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와 사는 청년들의 추방을 유예해 주는 제도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걸 없애겠다면서 연방 의회 쪽에 대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한 상태인데, 민주당과 몇몇 공화당 의원이 이 DACA 문제를 예산안 처리와 연계시키고 있습니다. 연계한다는 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예산안 통과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진행자) 어제(20일) 세제개편안은 공화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는데, 예산법안은 그게 안 되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항상 문제가 되는 건 하원이 아니라 상원입니다. 하원에서는 없는데 상원에서는 60표가 있어야 ‘필리버스터’, 즉 의사진행방해 없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제개편안은 별도 규정을 통해서 단순과반수로 처리했지만, 예산법안은 이게 불가능합니다.

진행자) 현재 상원 공화당 의석이 52석이니까 쉽지가 않겠군요?

기자) 네, 60표를 얻으려면 민주당과 무소속 쪽에서 찬성표가 나와야 합니다. 그래서 세제개편법안 때와는 달리 민주당과의 협상이 필수적이죠? 그런데 이민 문제 외에 또 중요한 항목이 예산 상한 문제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재정적자 추가 발생을 막으려고 법으로 예산 상한을 정해 놓고 있죠?

기자) 네. 지난 2011년에 마련한 법에 따라 2018 회계연도 국방예산은 상한이 대략 5천490억 달러고요. 비 국방 부문 예산 상한은 약 5천160억 달러입니다. 공화당 측은 국방예산을 6천억 달러 수준으로 증액하기를 원하는데요. 민주당 쪽은 국방예산 증가에 맞춰 비 국방 부문 예산도 늘려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양쪽 주장을 다 수용하기 위해서는 결국 예산 상한을 올리는 수밖에 없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재정적자 증가에 반대하는 공화당 보수파들이 예산 상한을 올리는 것에 부정적인 것이 걸림돌입니다. 일부 보수파 의원은 국방예산을 늘리려면 비 국방 부문 예산을 줄이라고 요구하기도 합니다. 보수파들은 또 민주당이 예산법안에 아까 말한 DACA를 결부시키려는 것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공화당 지도부가 예산안 통과를 위해 민주당과 DACA 같은 쟁점 현안에서 타협하면, 예산안 통과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또 건강보험 문제도 예산안과 연결돼 있다고 했는데, 이 항목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의 수전 콜린스 의원을 포함해 몇몇 의원이 건강보험과 관련해 저소득층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항목을 유지해 달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하지만, 콜린스 의원은 공화당 상원 지도부가 정식 예산안 편성 때 이를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일단 잠정예산안 편성에 찬성하겠다고 밝혀 공화당 지도부를 안심시켰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지금으로써는 역시 잠정예산안 편성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은 일단 내년 1월 19일까지 시간을 벌고 협상을 하자는 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지도부가 어제(20일) 세제개편법안 통과로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는데요. 연방 정부 부분 폐쇄로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9일 미국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 선거구에서 선거관리위원들이 하원의원 선거 결과를 재검표하고 있다.
지난 19일 미국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 선거구에서 선거관리위원들이 하원의원 선거 결과를 재검표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어제 버지니아 주 하원 선거 결과가 한 표 차로 갈렸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 하루 사이에 또 큰 반전이 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 선거구에서 주 하원의원 선거를 재검표한 결과, 1표 차로 결과가 뒤집혔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 이 결과가 다시 뒤집혔습니다. 법원 판단에 따라 동수가 된 겁니다.

진행자) 이게 경과가 어떻게 된 건지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지난달 선거 직후에 첫 개표 당시에는 공화당 소속의 현직 의원 데이비드 옌시 후보가 민주당 셸리 사이먼스 후보에게 10표차로 이긴 것으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요청으로 재검표를 해보니까 사이먼스 후보가 옌시 후보에 1표 차로 승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선거 결과가 뒤집어진 거죠.

진행자) 그러자 다시 공화당 쪽에서 법원에 개입을 요청한 모양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옌시 후보는 재검표에서 무효표로 처리된 1표가 자기 표라고 주장했는데요. 법원이 이 주장을 받아들여 결국, 선거 결과가 무승부가 됐습니다.

진행자) 개표 결과가 동률이라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결선 투표를 하나요?

기자) 결선 투표는 없고요. 버지니아 법은 ‘추첨’을 하게 돼 있습니다. 추첨 방법은 동전 던지기, 제비뽑기, 모자 속에 이름을 적어 넣고 뽑기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버지니아 주정부는 어떤 방법을 쓸지 또 언제 추첨을 할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이번 선거 결과가 버지니아 주 하원 판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버지니아 주 하원은 17년 동안 공화당이 장악해왔는데요. 만일 최종적으로 사이먼스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공화당과 민주당 의석 비율이 50 대 50이 됩니다. 주 하원은 그동안 66 대 34로 공화당이 훨씬 많은 의석을 차지하고 있었는데요. 민주당이 최근 지방선거에서 15석을 탈환했고, 1차 재검표를 통해 1석을 추가했던 겁니다. 하지만, 옌시 공화당 후보가 추첨에서 이기면, 공화당 우세 판도가 유지됩니다. 한편 주 상원은 21 대 19로 공화당이 계속 다수당 위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버지니아주는 지지 정당이 확실하지 않은 이른바 ‘경합주’ 가운데 하나지만, 올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1월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인 랠프 노덤 현 부지사가 이겼습니다. 그밖에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는 버지니아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게 승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반자동소총을 자동소총으로 개조하는 데 사용되는 장치, 일명 ‘범프스탁(

반자동소총을 자동소총으로 개조하는 데 사용되는 장치 ‘범프스탁(Bump Stocks)’을 장착한 반자동소총. (자료사진)
반자동소총을 자동소총으로 개조하는 데 사용되는 장치 ‘범프스탁(Bump Stocks)’을 장착한 반자동소총. (자료사진)

)’을 금지하는 도시가 미국에서 처음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미 남부 사우스캐롤리아주의 주도인 콜럼비아시입니다. 콜럼비아 시의회는 19일 총기에 개조 장치를 다는 것을 금지하는 조례를 통과시켰습니다. 해당 조례는 범프스탁을 소유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는데요. 총기와 분리된 장소에서 보관해야 합니다.

진행자) ‘범프스탁’, 올해 10월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 이후에 유명해진 장치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10월 1일 라스베이거스의 한 콘서트장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용의자를 포함해 모두 59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는데요. 당시 범인이 반자동 소총의 자동연사가 가능하게 해주는 장치인 ‘범프스탁’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습니다.

//LW-America Now 122117 AM ACT Las Vegas Shooting// [현장음: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 현장]

기자) 사고 당시 현장 소리를 잠시 들으셨는데요.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이 범프스탁을 장착하면,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1발의 총알이 발사되는 반자동 총기가 1분당 수백 발의 완전자동 사격이 가능해진다고 합니다. 사실 이 사건이 있기 전까지 범프스탁이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요. 인터넷에서 비교적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장치라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진행자) 당시 총격 사건 이후 이 범프스탁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의회에서 총기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다시 시작됐고요. 주와 도시 차원에서도 자동 연사를 가능하게 하는 장치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 법무부도 이달 초에 범프스탁을 규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지난달엔 매사추세츠주가 주 정부 최초로 범프 스탁을 금지하는 규정을 마련했습니다.

진행자) 시 차원에서는 콜럼비아시가 처음인 거고요?

기자) 맞습니다. 스티브 벤자민 콜럼비아시장은 앞서 시의원들을 만나 콜럼비아시의 조처가 비슷한 법안을 마련하고자 하는 다른 도시들을 위해 하나의 틀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벤자민 시장은 올해 발생한 라스베이거스시나 텍사스시의 총격 사건 때 그리고 5년 전 20명의 아이들 생명을 앗아간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사람들이 했던 말이 ‘좋은 사람의 손에 있는 총은 대형 총기 참사를 막을 수 있다’라는 말이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총을 가진 사람들이 정말 좋은 총기 관련 정책을 시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콜럼비아시에서는 그럼 범프스탁만 장착이 금지되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자동연사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다른 부착 장치들도 금지되고요. 이런 장치를 사용하는 건 앞으로 경범죄에 해당한다고 하는데요.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총기와 분리해서 보관하는 건 허락된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럼 다른 주나 도시에서는 여전히 범프스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꼭 그런 건 아닙니다.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의 경우 범프스탁을 전면 금지하고 있진 않습니다만 ‘자동 화기’가 금지돼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자동연사 기능을 부여하는 범프스탁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다른 일부 주와 워싱턴 DC의 경우 ‘공격용 화기’가 금지돼 있는데요. 여기에 범프스탁도 포함될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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