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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대 중국 '반덤핑' 규제 발효..."중국내 언론인 52명 수감"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 본부 건물. (자료사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 본부 건물.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유럽연합(EU)이 지나치게 싼값에 물건이나 용역을 내다 파는 나라들을 겨냥한 새 ‘반덤핑’ 규정을 오늘(20일) 발효시켰는데요,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수감중인 언론인이 52명에 이르러 세계에서 가장 많다고 ‘국경없는 기자회(RSF)’가 밝혔고요, 인기 높은 한국대중음악 가수 종현의 사망을 외신들이 집중보도하고 있는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EU)이 새 ‘반덤핑’ 규정을 발효시켰다고요?

기자) 네. 어떤 나라의 수출품이 너무 싸서, 수입한 나라의 산업에 피해를 입힐 우려가 있는 경우를 ‘덤핑’이라고 하는데요. 유럽연합(EU)이 이런 ‘덤핑’ 행위를 통제하는 규정을 새로 만들어 오늘(20일)자로 발효시켰습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주로 철강분야에 반덤핑 관세 부과를 비롯한 규제가 집중됐는데요. 철강을 포함해 각 분야에서 EU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가 중국이라, 이번 조치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독일 dpa 통신이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을 겨냥한 새로운 규제를 내놓은 이유가 뭔가요?

기자) 중국 물건과 용역의 덤핑 여부를 판단할 기준이 지난해 말로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지난 201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국제 통상 무대에 등장했는데요.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하는 국영기업 상품이 대부분인 중국의 사회주의 경제 특성상, 다른 시장경제 국가들과 공정한 경쟁이 안 되기 때문에 15년 동안 ‘비시장경제 지위’를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중국 상품에 대한 덤핑 조사를 위해 ‘대체국 가격 적용제’를 시행했는데요. 이게 지난해 15년 시한이 다 된 겁니다.

진행자) ‘비시장경제 지위’의 시한이 다 됐으면, 자동으로 다른 시장경제 국가들과 같은 대우를 받는 게 아닌가요?

기자) 그게 중국 정부의 주장인데요. EU와 미국이 중국에 ‘시장경제 지위’를 주는 걸 거부해서, 아직 다른 나라와 같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WTO에 제출한 법률의견서에서, 중국이 시장경제에 자리 잡을 기회였던 15년 시한이 지났지만, 아직도 통제경제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경제 국가’로 볼 수 없다는 요지로 진술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EU가 중국 상품의 덤핑을 판단할 특별한 규정을 만든 건데, 어떤 기준인가요?

기자) 중국에 대해 15년 동안 시행한 ‘대체국 가격 적용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대체국 가격 적용제는 ‘대체국’, 그러니까 시장경제가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라고 인정받는 제3국 물건값과 비교해서 싸면 덤핑으로 판정하는 건데요. EU가 새로 만든 규정은 중국과 엇비슷한 수준에 있는 국가의 가격을 기준으로 공정가를 산출하도록 했습니다. 비교할 나라를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하긴 했지만 이전 규정과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반응이 알려졌나요?

기자) 중국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오늘(20일) 성명을 통해, EU의 이번 조치는 WTO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면서, 중국의 국가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WTO의 어떤 규정을 위반했다는 건가요?

기자) 특정 국가를 겨냥한 반덤핑 규제를 만든 게, 공정하고 자유로운 통상을 추구하는 WTO 제반 규칙에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하지만 중국 측의 이 같은 인식은 자국이 ‘시장경제 국가’ 지위를 얻었다는 전제에 따른 것이어서 EU 측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데요. 중국 외교부는 이달 초, '비 시장경제 지위'라는 개념이 WTO 규정에 존재하지 않고, 공산주의와 서구 열강이 패권을 다투던 냉전시대의 산물일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EU가 추가 조치도 계획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EU는 조만간 덤핑 판매를 비롯한 불공정 무역행위를 일삼는 나라와 해당 산업분야를 조사한 종합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 보고서도 사실상 중국이 주 대상인 것으로 유럽 현지 매체들이 전했는데요. EU 회원국 내 철강과 주요 제조업 관계자들이 꾸준히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를 고발한 데 따른 후속 조치입니다.

지난 2015년 4월 홍콩 주재 중국 공관 앞에서 시위대가 중국 언론인 가오위 기자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2015년 4월 홍콩 주재 중국 공관 앞에서 시위대가 중국 언론인 가오위 기자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진행자) 중국에 수감중인 언론인이 52명에 이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국제언론감시 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RSF)’가 최근 연례 보고서를 냈는데요. 중국 당국이 올 한해 52명에 달하는 언론인을 잡아 가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정부 비판 등을 이유로 구금중인 언론 종사자는 총 326명인데요. 이 가운데 약 절반이 중국과 터키, 시리아, 이란, 베트남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중에서도 중국이 가장 많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 중국에서 한국 기자들이 공격받은 일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수행하던 사진기자들이 중국 측 경호요원들로부터 폭행 당한 일이 '언론탄압' 논란을 일으키고 있어서, 이번 보고서가 더 관심을 끄는데요. ‘국경없는 기자회’ 측은 중국의 언론자유 상황이 여전히 심각하다고 강조하면서, 지난 7월 수감 중 간암이 급격히 진행돼 사망한 인권운동가 류샤오보와, 역시 수감 중 병보석으로 풀려났다가 지난달 뇌종양으로 사망한 반체제 블로거(시민기자) 양퉁옌의 예를 들었습니다. 언론인들을 포함해 중국 당국에 비판적인 사람들을 잡아 가둔 뒤, 구금 기간을 계속 연장해 건강 악화로 사망하게 만든다는 겁니다.

진행자) 중국의 언론자유,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국경없는 기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2017 세계 언론자유 지수’에서 중국은 조사 대상 180개 나라 가운데 176위에 머물렀습니다. 최하위권인데요. 이 조사에서 꼴찌는 북한이었습니다. 미국은 43위, 한국은 63위를 기록했고요, 1위부터 5위까지 상위권은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네덜란드 같은 유럽국가들이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취재 현장에서 죽임 당하는 언론인들도 많다고요?

기자) 네. ‘국경없는 기자회’는 이번 보고서에서, 올 한해 전 세계 취재 현장에서 사망한 언론인이 최소한 65명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언론인이 가장 많이 숨진 나라는 시리아와 멕시코인데요. 시리아에서 12명, 멕시코에서 11명이 각각 목숨을 잃었고, 아프가니스탄(9명)과 이라크(8명)에서도 많은 언론인이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나 아프가니스탄, 이라크는 전쟁 중인 나라들인데, 멕시코는 왜죠?

기자) 마약조직 또는 정치폭력집단의 범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국경없는 기자회’는 설명했습니다. 보고서에서 “정치적 부패나 조직범죄를 다루는 멕시코 언론인들이 위협을 받거나 살해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멕시코는 “전쟁중인 곳을 제외하고 (언론인들에게) 가장 위험한 나라”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전쟁 중이 아니면서, 언론인 사망이 많은 나라는 또 어떤 곳인가요?

기자) 필리핀에서도 언론인 사망이 여러 건 파악됐습니다. 올 한해 언론인 5명이 총격을 받았고, 지금까지 4명이 사망했는데요. 4천여 명에 이르는 마약 혐의 의심자들을 현장에서 사살하도록 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강압적인 통치 방식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인권 단체들은 보고 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얼마 전,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 매체들에 심한 욕설을 한 뒤 “언론인이라는 이유로 암살을 면제받지 않는다”는 막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룹 샤이니 종현이 지난 18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그룹 샤이니 종현이 지난 18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진행자) 인기 높은 한국 대중음악 가수가 숨졌는데, 외신들이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아시아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사랑 받는 한국 대중음악을 ‘K팝’이라고 부르는데요. K팝 가수 종현이 며칠 전 서울 시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한국 언론은 보도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할리우드 라이프’와 ‘버라이어티’ 같은 연예·문화 전문 매체들은 물론이고, 워싱턴포스트와 CNN, 영국 공영방송 BBC를 비롯한 여러 나라 언론이 이 사건을 집중 조명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먼저 숨진 가수 종현이 어떤 인물인지 알아보죠.

기자) 본명은 김종현이고요. 2008년 5인조 남성 중창단 ‘샤이니’의 일원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샤이니 '스탠바이미']

기자) 드라마 주제곡이기도 했던 샤이니의 노래 ‘스탠바이미’ 잠시 들어보셨는데요. 그 밖에도 ‘누난 너무 예뻐’, ‘링딩동’, ‘셜록’ 같은 노래로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는 물론이고, 유럽과 미국에서도 인기를 끌었습니다. 특히 종현은 가수이자 춤꾼, 작곡자, 제작자로 크게 활약했다고 BBC 방송은 설명했는데요. 영국 신문 가디언은 종현을 ‘K팝의 왕자’로 지칭하기도 했습니다. 종현은 최근 주변 사람들에게 우울증을 호소해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18일 27살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가수 종현 사망 사건이 외신들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고 했는데, 특히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나요?

기자) 크게 두 갈래인데요. 전 세계 K팝 팬들이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는 현상 보도, 그리고 인기 스타가 스스로 생을 마감해야 했던 배경에 대한 분석들입니다.

진행자) 인기 스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배경,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요?

기자) 전문화된 한국의 연예기획사들이 가수와 연예인들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생기는 높은 중압감을 외신들은 첫손에 꼽았습니다. 일본의 아사히 신문은 “한국의 많은 연예인이 언젠가 크게 성공하기를 꿈꾸며 살인적인 일정을 버텨내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미국 전문매체 ‘버라이어티’는 K팝 스타들이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의 행동 규범을 요구받는다”고 비판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 사회연결망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신랄한 비판을 받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높은 자살률을 언급한 경우도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은 비단 K팝 스타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하는 한국의 사회 분위기를 비판했습니다. 이 방송은 한국에서 매일 40명이 자살로 삶을 마감한다는 보고서를 인용했는데요. 근로자들의 업무시간이 길고, 청소년들은 공부 압박에 시달리는 문화가 이런 결과를 만든 일부 원인이라고 짚었습니다. 한국은 ‘선진국들의 모임’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990년대 이후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라고 NPR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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