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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예루살렘


세계 3대 종교의 성지인 예루살렘 옛도시의 통곡의 벽과 성전산.
세계 3대 종교의 성지인 예루살렘 옛도시의 통곡의 벽과 성전산.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 12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공식 수도로 인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팔레스타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이슬람권과 국제사회가 반발했습니다. 예루살렘은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을 뿐만 아니라, 역사적, 종교적으로 상징성이 크기 때문인데요. 오늘 이 시간은 바로 예루살렘에 대해 알아봅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뜨거운 감자 - 예루살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월 6일 백악관에서 수십 년간 이어진 미국의 정책을 뒤집는 발표를 내놓았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 have determined…”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적으로 인정해야 할 때가 왔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대통령들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겠다고 약속하고 이를 지키지 않았지만, 자신은 이를 지킨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1995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나온 법에 따라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겨야 합니다. 하지만, 역대 대통령들은 예루살렘 문제가 가지고 있는 폭발성을 고려해 계속 이를 연기해 왔습니다.

“예루살렘의 독특한 정치적 지위”

이스라엘은 지난 1948년 건국 이래 예루살렘을 수도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독립 전쟁 당시 예루살렘 서부를 장악했고, 동예루살렘은 요르단에 넘겨줬습니다.

[음향: 6일 전쟁]

하지만, 이스라엘은 1967년 이른바 ‘6일 전쟁’에서 이겨 요르단 땅이었던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 지구를 점령합니다.

이에 근거해 이스라엘 의회는 지난 1980년 예루살렘을 ‘분리될 수 없는 이스라엘의 영원한 수도’로 규정한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에 관한 기본법’을 통과시켰습니다. 현재 이스라엘의 의회와 최고법원, 총리 관저 등은 모두 예루살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스라엘의 조처를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1980년 8월 20일 모든 회원국의 외교관에게 예루살렘에서 철수할 것을 촉구한 안보리 결의안 제478호를 통과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텔아비브를 이스라엘의 실질적인 수도로 여기고 있습니다.

현재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이 실질적으로 점령하고 있지만, 서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이, 그리고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관리합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향후 독립한 뒤, 수도를 이 동예루살렘에 세울 계획입니다.

“세계 3대 종교의 성지 - 예루살렘”

예루살렘은 정치적 의미뿐만 아니라 종교적 측면에서도 매우 민감한 지역입니다.

바로 이곳이 세계 3대 종교의 성지이기 때문입니다.

[음향: 유대교 찬송]

예루살렘은 고래로 유대인들의 성지였습니다. 고대에 유대인들이 세웠던 나라들은 대개 예루살렘을 수도로 삼았고, 이곳에는 유대교를 상징하는 대성전이 세워졌습니다.

하지만, 이 예루살렘 대성전은 외세 침략으로 반복적으로 파괴되는 비운을 맞았습니다. 지금도 예루살렘에는 ‘통곡의 벽’ 등 고대 유대 성전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음향: 중세 기독교 성가]

지난 1세기 초 태동한 기독교의 역사에서도 예루살렘은 중요한 도시입니다.

기독교 창시자로 알려진 예수가 예루살렘에서 처형됐고, 그의 무덤이 예루살렘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등 기독교 역사에서 예루살렘은 매우 성스러운 지역이고 기독교인들의 주요 순례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음향: 이슬람 사원 기도]

예루살렘은 또 이슬람교에도 빼놓을 수 없는 성지입니다.

이슬람교가 최후의 예언자로 받드는 무함마드가 예루살렘에서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어, 이슬람교도들은 메카와 메디나에 이어 예루살렘을 세 번째 성지로 간주합니다.

지난 7세기 팔레스타인 지역을 점령한 이슬람 세력은 유대 제2 성전이 있던 자리에 사원을 지었고, 8세기에는 무함마드가 하늘로 올라갔다는 바로 그 지점에 ‘알아크사’ 사원을 지었습니다. 두 사원은 예루살렘에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중동 평화의 시금석 - 예루살렘 문제”

예루살렘의 이 같은 독특한 정치적, 종교적 위치 때문에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국가’ 해법을 근간으로 하는 오슬로 협정의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것입니다.

[음향: 오슬로 협정 조인식]

지난 1993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체결된 오슬로 협정의 골자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등 일부 점령지를 반환해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을 돕고,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에 대한 무장투쟁을 포기한다는 것입니다. 오슬로 협정에 따라 이스라엘은 이집트와 접한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철수하고, 이곳에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수립됐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그간 동예루살렘 인근에서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하는 등 동서 예루살렘을 모두 장악하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나오자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은 예루살렘이 팔레스타인의 영원한 수도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음향: 동예루살렘 시위 현장]

그런가 하면 팔레스타인 지역뿐 아니라 아랍권 곳곳에서 격렬한 항의 시위가 벌어졌고, EU 등 국제사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처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로마 가톨릭의 지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유대교도와 기독교도, 무슬림 모두에게 특별한 도시인 예루살렘을 국제 특별관리구역으로 선언한 유엔 결의를 지키면서 현상 유지를 하자고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이 수도에 위치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조처가 팔레스타인 평화협정 그리고 3대 종교 성지인 예루살렘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뉴스 속 인물”

찰스 젠킨스 (자료사진)
찰스 젠킨스 (자료사진)

최근 뉴스에서 화제가 됐던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이 시간 주인공은 지난 12월 11일 일본에서 사망한 찰스 젠킨스 씨입니다.

지난 1965년 한반도 비무장지대에서 주한미군 육군 중사로 근무하던 젠킨스 씨는 베트남전쟁에 파병되는 게 두려워 맥주 10병을 마신 뒤 북한으로 넘어갔습니다.

당시 24살이었던 그는 북한을 통해 러시아로 들어가 전쟁포로 교환 형식으로 미국에 돌아가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젠킨스 하사의 요청을 거부했고, 결국 젠킨스 씨는 40여 년을 북한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젠킨스 씨는 지난 2005년 한 미국 방송과의 회견에서 월북 결정이 정말 바보스러운 짓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습니다.

북한에 억류된 젠킨스 씨는 북한 당국으로부터 혹독한 교육을 받은 뒤 북한 군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대미 선전영화에도 출연했습니다.

그러다가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소가 히토미 씨와 지난 1980년에 결혼해 두 딸을 낳고 살았습니다.

지난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소가 여인과 다른 일본인 납치자들의 귀환 협상을 벌였습니다. 그 결과, 소가 여인은 미군 당국에 인도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남편 젠킨스 씨를 북한에 남겨두고 혼자 일본으로 귀환했습니다.

한편 북한에 남은 젠킨스 씨와 자녀들은 북-일 양국의 외교협상으로 2004년 7월 일본에서 소가 여인과 상봉했습니다.

북한에서 일본으로 건너온 젠킨스 씨는 탈영 혐의로 군법회의에 회부돼 구류 30일을 선고받고 이병으로 강등됐습니다. 그 후 젠킨스 씨는 니가타현의 유명 관광지 사도섬에서 역사박물관 기념품 가게 직원으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사도섬에서 가족과 제2의 인생을 시작했지만, 북한에서의 생활이 잊히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젠킨스 씨는 지난 2008년 북한에서 겪은 일들을 담은 회고록 ‘마지못한 공산주의자’를 출간했습니다.

당시 북한의 보복을 우려해 회고록 발간을 극구 반대하는 아내에게 젠킨스 씨는 자신의 경험을 세상에 말할 때가 됐다며 출간을 강행한 바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예루살렘’ 그리고 뉴스 속 인물로 최근 사망한 찰스 젠킨스 씨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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