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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라배마 상원 보궐선거, 민주당 승리...트럼프 대통령, 성추행 의혹 부인


미국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가 실시된 12일 민주당의 더그 존스 후보가 승리를 확정한 후 축하 파티에서 아내 루이스 존스와 함께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미국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가 실시된 12일 민주당의 더그 존스 후보가 승리를 확정한 후 축하 파티에서 아내 루이스 존스와 함께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앨라배마주 연방 상원의원을 뽑는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더그 존스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의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성추행 의혹에 대해 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가족초청 비자 제도 폐지를 꾀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앨라배마주 연방 상원의원을 선출하는 보궐선거가 어제(12일) 진행됐는데, 결과가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더그 존스 민주당 후보가 로이 무어 공화당 후보를 꺾었습니다. 개표 결과, 존스 후보가 49.9%를 득표했고요. 무어 후보는 48.4%를 얻었습니다.

진행자) 투표가 끝난 뒤 언론사들이 출구 조사를 해보니까 승자를 예상하기가 어려웠는데, 역시 표차가 적게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 표차가 약 2만 표에 불과했습니다. 무어 후보 측은 이렇게 표차가 적으니까 재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앨라배마 공화당 측은 무어 후보의 재검표 요청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선거 결과를 두고 각 진영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존스 후보, 승리가 확정되고 난 뒤에 연설하면서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나타냈습니다.

[녹취: 존스 후보] "This entire race has been…”

기자) 연방 검사 출신인 존스 후보는 승리 연설에서 이번 선거가 존경과 존엄, 법치, 상식과 품위에 대한 선거였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무어 후보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 인터넷 트위터에 어려운 선거에서 이긴 존스 후보에게 축하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무어 후보가 아니라 루서 스트레인지 현 의원을 지지한 것은 무어 후보가 선거에 나가 이기지 못할 것을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선거가 참 논란이 많았던 선거였죠?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 후보로 나선 무어 후보가 워낙 논란이 많은 사람인 데다가 무어 후보의 성추행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선거 결과가 아주 많이 주목받는 선거였습니다.

진행자) 성추행 의혹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죠?

기자) 네.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폭로한 내용이었는데요. 무어 후보가 30대 검사 시절에 아주 나이 어린 여성들과 교제했고, 일부 여성에게는 성적으로 부적절한 접촉을 시도했다는 겁니다. 모두 6명이 관련 의혹을 워싱턴포스트 신문에 폭로했는데요. 하지만, 무어 후보는 성추행 의혹이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이 의혹 때문에 공화당 지도부는 무어 후보와 일정 정도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공개적으로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도 있었고, 또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무어 후보 진영에 대해 지원을 한때 중단하기도 했는데요. 결국, 이 성추행 의혹이 선거 결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진행자) 사실 앨라배마주라면 보수 성향이 강한 대표적인 공화당 텃밭 아닙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지난 1992년 이래 민주당 후보로 앨라배마주 연방 상원의원이 된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큰 표 차로 승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무어 후보의 성추행 의혹이 여성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쳤고요. 또 민주당 성향이 강한 흑인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율이 높아지면서 정말 오랜만에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진행자) 이번 선거가 중앙정치권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의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상원 의석수가 문제인데요. 현재 공화당이 상원에서 52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번 선거로 1석이 줄어서 51석이 됩니다. 이렇게 되면 세제개편법안 등 각종 현안을 처리하는데, 여유가 없어지는 겁니다.

진행자) 상원에서 세제개편법안을 처리하는 데 50표가 필요한 거죠?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전에는 반대표가 2표 여유가 있었는데, 이제는 1표 밖에 여유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공화당 쪽에서 존스 당선자가 정식으로 상원의원이 되기 전에 세제개편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또 이번 선거는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민심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였죠?

진행자) 그러고 보니까 최근에 치러진 중요한 선거에서 모두 공화당이 졌군요?

기자) 네. 최근에 치러진 버지니아,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모두 졌고요. 이번에 앨라배마에서 또 공화당이 진 겁니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이들 승리를 발판으로 삼아 내년 중간선거에서 의회 다수당 자리를 되찾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추행 의혹을 조사해야한다고 주장하는 민주당의 커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이 12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추행 의혹을 조사해야한다고 주장하는 민주당의 커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이 12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전면 부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12일) 아침 인터넷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가짜 뉴스"라고 비난했는데요.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한다는 명목으로 수많은 시간과 돈을 낭비한 민주당이 이제는 자신이 알지도, 만나본 적도 없는 여성들이 제기한 가짜 의혹과 조작된 이야기를 조사하자고 한다며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의회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행 의혹을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데 따른 반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11일, ‘민주당 여성실무그룹(Democratic Women’s Working Group)’에 소속된 50여 명의 여성 의원들이 공화당 소속의 트레이 가우디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 위원장과 일라이자 커밍스 민주당 간사에게 서한을 보냈는데요. 최소한 17명의 여성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성추행당했다고 고백했다며, 의혹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성들을 희롱할 자유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의혹을 제기한 여성들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 의원은 12일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 차원의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의원들의 주장을 일축한 건데요. 특히 한 여성 의원을 겨냥해서 비판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트위터에 뉴욕주 출신 커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질리브랜드 의원은 11일 CNN 방송에 출연해 여성들의 의혹은 신빙성이 있다고 밝혔고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사퇴하지 않으면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조사하고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질리브랜드 의원에 대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대표의 하수인으로, 과거 내 사무실로 찾아와 선거자금을 구걸하던 사람이 지금은 나와 싸우려 하고 있다”며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질리브랜드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트윗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자신을 침묵시키려는 의도에서 나온 "성차별적인 비방"이라고 비판했는데요. 하지만 자신은 이 문제에 대해 절대 침묵하지 않을 것이고,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 일어난 여성들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한 의원이 여성 의원들만은 아니죠?

기자) 네, 지난해 대선에서 민주당 대통령 경선 후보이기도 했던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민주당 소속의 제프 머클리 의원, 코리 부커 의원 등도 가세했습니다.

진행자) 성추행 의혹으로 물러나게 된 의원이 지금까지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네, 벌써 3명입니다. 민주당 소속의 앨 프랑켄 상원의원과 하원 중진의원이었던 존 코니어스 의원, 공화당 소속의 트렌트 프랭크스 하원의원이 성추행 의혹에 따라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행 의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사안인데 다시 고개를 들고 있군요?

기자) 맞습니다. 최근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시작된 성추문 고백 운동이 정치계까지 퍼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도 다시 재점화되고 있는 건데요.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성추행을 받았다고 폭로한 여성 3명이 11일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레이첼 크룩스 씨 등 세 여성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록영화를 소개하는 자리에 참여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행동을 의회가 나서서 조사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 논란이 시작됐을 때부터 줄곧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해오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대선 기간, 이들 여성 3명 외에 10여 명의 여성이 과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의혹을 부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에서도 관련 논란은 의미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죠?

기자) 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1일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의혹에 대한 대답은 이미 지난 2016년 선거 결과로 나왔다고 강조했는데요. 미 국민은 논란을 알고도 트럼프 대통령을 찍었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겁니다.

폐루 리마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직원이 언론을 대상으로 비자신청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폐루 리마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직원이 언론을 대상으로 비자신청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지난 11일, 뉴욕 맨해튼에서 폭탄 공격이 일어나 여러 명이 다쳤는데요. 이 사건 이후 미국의 이민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범인이 현장에서 잡혔는데, 방글라데시계 이민자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12일) 추첨제도와 연쇄 이민을 조속히 중단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도 미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민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추첨제도와 연쇄 이민을 언급했는데, 어떤 제도인지 먼저 알아볼까요?

기자) 네, 비자 추첨제는 이민자들의 다양성을 꾀하기 위해 도입됐는데요. 지난 5년 동안 미국 이민 비율이 낮은 국가 국민에게 우선권을 주고, 무작위 추첨을 통해 이민자를 선정하는 방식입니다. 연쇄 이민은 이렇게 미국에 정착한 이민자들이 가족초청 제도를 이용해 형제자매와 그 자녀를 초청하고요, 또 이렇게 가족초청으로 들어온 사람이 다른 가족을 초청하는 식으로 계속 이어지는 걸 말합니다.

진행자) 이번 뉴욕 테러 사건의 범인 역시 이런 제도를 통해 미국에 들어온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27살인 범인 아카예드 울라는 지난 2011년에 미국에 들어왔는데요. F-43 비자로 입국했다고 합니다. F-43은 가족이민 비자의 일종으로 미국 시민권자의 형제나 자매의 자녀, 그러니까 조카에게 발급되는 비자라고 하네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은 어제(12일) 기자회견에서 방글라데시인이 비자추첨에서 당첨돼 미국에 온 뒤 누나, 또는 여동생을 미국으로 불렀고, 이 사람이 다시 아들을 데려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도 이 비자추첨제와 가족이민이 쟁점이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10월 31일, 역시 뉴욕 맨해튼에서 트럭을 이용한 차량 돌진 테러가 일어나 8명이 숨졌는데요. 용의자가 우즈베키스탄 출신인데, 이 사람 역시 비자 추첨제를 통해 미국에 들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제도를 중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었죠.

진행자) 이런 트럼프 행정부 움직임에 대한 이민자 사회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민자 사회 기반을 흔들려는 시도이며 시기적으로도 좋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5개 민권단체 연합기구인 ‘아시안아메리칸 정의진흥협회(Asian Americans Advancing Justice)’는 “모든 이민자를 희생양으로 삼기 위해 비극적인 사건을 이용해 관련 없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민자 사회에 큰 피해를 주면서 국가 안보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이란 겁니다.

진행자) 이런 비자추첨제나 연쇄 이민을 통해 미국에 들어오는 사람이 많은가요?

기자) 국무부에 따르면, 2017 회계연도에만 21만여 명이 가족 관계를 이용해 미국 입국 비자를 받았다고 합니다. 초당적인 기구인 ‘이민정책연구소’는 지난 2015년에 100만 명 이상이 미국에 영주권자로 들어왔는데, 그 가운데 약 60%가 가족 관계를 이용해 들어온 경우라고 밝혔습니다. 이민자 권리 단체는 이런 가족초청 제도가 미국에 이익이 된다고 지적하는데요. 고용 비자로 미국에 들어온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경우, 이 제도를 이용해 나중에 가족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직장이나 지역사회에 투자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식으로 이민제도를 바꾸길 원하는 건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평점에 따른 영주권 제도를 원한다고 여러 차례 말해왔습니다. 과거 경력이나 영어 능력, 교육 수준, 또 제의 받은 일자리 등에 따라서 점수를 매기고, 평점이 높은 사람에게 우선권을 준다는 건데요. 세션스 법무장관은 의회에 이민개혁안을 통과시키라고 촉구하면서, 그동안 현행 법의 테두리 안에서 좀 더 엄격히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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