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인터뷰: 서울대학교 김병연 교수] "대북 제재는 3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서울대학교 김병연 교수가 1일 서울에서 VOA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근 영국의 명문 캠브리지대학에서 펴낸 한국 전문가의 북한경제 관련 책이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북한 경제의 베일을 벗기다-Unveiling the North Korean Economy’를 펴낸 서울대학교 김병연 교수입니다. 김 교수는 1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이 아닌 축소에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며, 대신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을 모두 북한으로 돌려보내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의 김영권 특파원이 김 교수를 인터뷰했습니다.

[인터뷰 오디오: 서울대학교 김병연 교수] "대북 제재는 3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please wait

No media source currently available

0:00 0:11:47 0:00

기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다시 발사해서 트럼프 행정부와 국제사회가 추가 제재와 압박을 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주시해야 할 관전 포인트라면 어떤 제재를 들 수 있을까요?

김병연 교수) “처음 거론되는 제재는 원유, 정제유의 수출 금지가 될 겁니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에 이것을 중단하라고 압력을 가할 것이고 중국과 러시아는 중단은 좀 어렵다. 따라서 감축하자 이런 협상이 있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난번 제재에서 언급됐고 앞으로 돌아오는 북한 해외 파견 근로자의 비자 갱신을 안 한다. 유엔 안보리의 허가를 받지 않고서는. 아마 이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좀 더 빠른 시일 내에 북한 근로자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대학교 김병연 교수가 집필해 캠브리지대학에서 펴낸 저서 ‘북한 경제의 베일을 벗기다-Unveiling the North Korean Economy’ 책 표지.
서울대학교 김병연 교수가 집필해 캠브리지대학에서 펴낸 저서 ‘북한 경제의 베일을 벗기다-Unveiling the North Korean Economy’ 책 표지.

기자) 말씀하신 제재 사안들이 왜 이 시점에서 시급한가요?

김병연 교수) “지금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고도화는 아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이에 대비해서 다른 나라들이 북한의 핵 무력에 대해서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 경제 부문입니다. 북한은 핵과 경제 병진 노선이다, 이렇게 말하는데, 저희 입장에서는 핵을 가지면 경제가 무너진다. 이것이 바로 균형을 맞추는 전략이라고 봅니다. 그러면 속도도 마찬가지죠. 북한이 핵·미사일 고도화를 한다면 그 속도에 비례해서 빠른 시일 내에 강력한 제재가 필수이고 이를 위해서 두 가지 제재가 이번에 반드시 거론되어서 효과를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기자) 만약 원유 공급이 중단되지 않고 축소로 합의가 귀결된다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그런 언급을 했었는데, 얼마나 파급 효과가 있을까요?

김병연 교수) 어떤 형태로든 축소는 효과가 있겠죠. 물론 중단이 바람직합니다만 중국이 크게 반발하면 지금 현재 수준과 중단 사이의 중간 정도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겠나 싶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합의를 해 주는 대신에 북한이 파견한 중국과 러시아 내 근로자들을 당장 돌려보내는 쪽으로 강하게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기자) 최근의 대북 제재가 과거와 달리 북한의 간부들에게 타격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외무역이 크게 막히다 보니 무역을 통한 뇌물 상납도 타격을 받는다는 지적인데요.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병연 교수) 저도 제재, 특히 무역 제재란 것은 북한경제를 구성하는 3가지 주요 주체에 동시에 타격을 할 수 있는 거라 봅니다. 첫째는 북한 정권입니다. 북한 정권이 무역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북한의 관료도 마찬가지죠. 북한의 권력층들은 무역을 통해 막대한 돈을 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이 중국과 거래할 때, 중국 기업은 상대방 북한 기업이나 기관에 킥백(kickback-부정하게 돈을 버는 행위에 대해 계속 도와달라는 뇌물 형식의 돈)을 줍니다. 그런 킥백 중 상당수는 북한 권력층, 무역권을 갖고 있는 권력층에 들어가는 거죠. 따라서 무역이 막히면 북한 정권으로 들어가는 돈과 권력층으로 들어가는 돈이 막히는 거죠. 두 번째는 뇌물을 말씀하시는데, 뇌물은 보통 시장에서 많이 나옵니다. 무역이 줄면 시장으로 들어가는 수요와 공급이 줄게 되는 거죠. 북한에서 시장에서 판매되는 많은 재화들이 수입품들입니다. 그럼 공급이 줄고 북한 내부의 시장에서 그런 재화를 사는 사람들은 또 무역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무역이 막히면 북한 시장이 위축되는 거죠. 그러면 간접적으로 시장에서 뇌물을 받아 사는 관료들의 수입이 줄게 되는 거죠. 한 달 관료 월급이 북한 돈으로 3천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암시장 환율은 1달러에 8천원입니다. 그래서 북한 관료의 한 달 월급이 1 달러도 안 되는 거죠. 북한에서 4인 가족이 생활하려면 적어도 30~50 달러가 필요합니다. 그럼 나머지 대부분을 다른 수단으로 채워야 하는 거죠. 그 중 상당 부분이 뇌물인 거죠. 따라서 대북 제재와 무역 제재가 잘 효과를 발휘하면 북한 권력층과 중간 관료, 주민에 동시에 타격이 가능한 거죠. 그런 점에서 저는 북한의 광물 수출을 객관적인 상한선을 정해서 막은 제재부터는 그 전 제재와 질적으로 다른 제재라 생각합니다.

기자) 추가로 해안 봉쇄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얼마나 효과가 있다고 보십니까?

김병연 교수) “해안 봉쇄는 제가 전문가가 아닙니다만, 북한 쪽 입장에서 생각하면 제재 리스트에 있는 기관과 이름을 바꾸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것 같습니다. 즉 리스트에 들어가 있는 기관이 운영하는 선박들을 막는 게 관건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기관 이름을 바꾸는 것은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아마 달려가는 토끼를 쫓는 싸움처럼 아마 지루한 싸움으로 생각됩니다. 하나의 옵션은 되겠지만 실제적인 효과가 있을지는 조금 의문이 듭니다. 그것보다는 지금 이행하는 제재들을 확실히 이행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제재를 하다 보면 실제로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데 어떤 나라는 남한과 북한조차 구분을 못 합니다. 북한이 수출하는 것을 남한이 하는 것으로 보고 수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식으로 제재 역량 강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하고요. 그 다음에 밀무역이 공식 무역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감시체계를 잘 작동시키고 북한의 수출 관련 정보, 외화벌이 정보를 한-미-일이 서로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다른 옵션을, 이를테면 군사 옵션을 고려하기 전에 경제 옵션을 통해 확실한 성과를 보는 것이 중요하고 성과가 실제로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기자) 최근에 펴낸 책 ‘북한경제의 베일을 벗기다’가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주요 외신뿐 아니라 미국 등 여러 나라의 대북 담당 관리들이 필독서로 보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어떤 계기로 영문 책을 펴내신 겁니까?

김병연 교수) 일단 북한경제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특히 북한경제에 관한 여러 가설은 다양하게 제기됩니다만 확실한 팩트가 없는 현실에서 팩트 베이스로 구성된 책을 내보자. 걸린 시간은 7년 정도 걸렸습니다. 북한경제를 데이터로 가지고 팩트를 구성해 보자는 시각에서 쓴 책입니다.

기자) 말씀하신 대로 북한경제는 너무 모호한 게 많고 통계도 부정확하고 걸림돌이 많으셨을 텐데 어떻게 극복하셨습니까?

김병연 교수) “아마 예전보다는 훨씬 더 자료 보기가 쉬워진 것 같습니다. 한국에 3만 명이 넘는 탈북민들이 계시구요. 그 분들을 조사해서 북한경제에 관해 많은 사실을 알 수 있고요. 그 다음에 북한이 무역을 통해 대외적으로 좀 개방됐기 때문에 중국의 기업들, 특히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들을 조사해서 무역관계를 미시적으로 봤고요. 북한의 거시자료 같은 것들을 제가 소련 경제를 연구할 때 그런 방법론들을 동원해서 재구성해서 예를 들면 1954년부터 해서 지금까지의 북한 경제성장률, 1인당 국민소득을 달러로 추정하고. 아마 이런 것들은 처음으로 제가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기자) 그런 북한경제를 포괄적으로 분석했기 때문에 외국의 관리들과 전문가들도 큰 관심을 갖는 것 같은데요. 책 제목의 부제가 ‘붕괴와 이행’ 입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김병연 교수) 붕괴는 북한 정권의 붕괴라기보다 서문에도 썼습니다만 북한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붕괴라는 겁니다. 지금 붕괴가 진행되는 과정이죠. 북한 시장화가 아주 만연해지면서 북한 가계 대다수가 시장을 통해 먹고 살고 있고. 가계소득의 70% 이상이 시장에서 나오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사회주의 틀을 쓰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거의 시장화된 경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물론 제도화된 경제가 아니기 때문에 시장경제는 아니지만, 밑으로부터 시장화란 것이 북한경제를 거의 탈바꿈시킨 거죠. 그런 면에서 볼 때 북한의 사회주의 경제체제가 무너지면 자본주의로 전환하는 것은 필수이기 때문에 시장도 그러한 부분이구요. 그래서 부제를 붕괴와 이행이라고 붙였습니다.

기자) 북한의 장마당에서 장사하는 상인들, 장마당에 의존하는 다수의 주민들과 간부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상당히 모호한 상황이란 얘기인데, 경제 전문가 입장에서 그런 분들에게 어떤 권고를 하고 싶으십니까?

김병연 교수) “아마 장기적으로는 그 분들이 북한의 기업가가 될 분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떤 면에서 장마당에서 장사하시는 분들, 일부 돈주들은 북한의 미래 기업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에 대표적인 기업가들이 있듯이, 북한에서 그런 분들이 북한경제를 이끌 분들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제재 국면에서는 어려워지겠죠. 저는 제재를 일종의 1보 후퇴, 하지만 3보 전진을 위한 후퇴라고 봅니다. 따라서 그 분들이 이번 제재가 잘 이뤄져 북한하고의 문제가 잘 풀리게 되면 아마 북한에도 좀 더 개혁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고 그에 관한 한국의 기여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북한이 경제적으로 발전할 뿐 아니라 여러 기회가 생기겠죠. 따라서 지금 열심히 하시는 상업활동 또 숨어서 하시든 간에 여러 기업 활동을 열심히 하시라! 그 게 나중에는 기업가로 이어질 수 있는, 한국의 기업가들이 성공한 것 처럼 북한도 그 분들이 기업을 운영해서 일으키는 나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대학교 김병연 교수로부터 대북 제재의 효용성과 의미에 관해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서울 특파원이었습니다.

XS
SM
MD
LG